"아예 못하게 막을게 아니라 상생 방안 논의해야" 의견 제기돼
"회장선거 때만 연락한다" 의협에 불만 높아...회비납부 거부 의견도

[라포르시안]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내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보건의료 현안에 대해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자는 여론이 강하게 일고, 자신들을 홀대하는 대한의사협회의 회비 납부 거부를 결의하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앞서 의대교수협의회는 지난해 11월 7일 부산 코모도호텔에서 2018년 추계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에는 의대교수협의회 관계자 20여명이 참석했다.

신동천 의대교수협 회장(연세대의대)은 지난 22일 라포르시안과 통화에서 "부산 세미나에서는 원격의료 등 매우 다양한 주제를 놓고 진지한 토론을 벌였다"고 밝혔다.

우선 원격의료와 관련 시민사회단체와 의협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데 아예 못하게 막는 것이 능사는 아니며, 의협이나 정부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논의하는 자리가 있으면 참석해서 의견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신동천 회장은 "'의대교수협의 의견을 내고, 독자적으로 정부 쪽 관계자를 만나 얘기해보는 게 어떠냐'는 제안도 나왔다. 정부와 의료계가 상생하는 방안이 있는지 고민하자는 것"이라며 "그렇게 하려면 의대교수협 내부 합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현재 상태에서는 그렇게 해야 할 필요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원격의료와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에 대해서 의대교수협 차원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게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 회비 납부 거부를 두고도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신동천 회장은 "의협회장 선거 때는 (교수들에게) 잘하겠다고 하더니 연락 한번 없다. 회비를 내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는데 결의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고 개인의 선택에 맡기기로 했다"면서 "의협이 계속해서 교수 직종에 무관심하면 거부를 결의할 수 있다.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2018년 11월 7일 부산 코모도호텔에서 열린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추계세미나 모습. 사진 출처: 의대교수협 홈페이지
2018년 11월 7일 부산 코모도호텔에서 열린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추계세미나 모습. 사진 출처: 의대교수협 홈페이지

앞서 의대교수협은 지난 2014년 4월 총회에서 의협 회비 납부 거부를 결의한 바 있다. 회비 납부 거부는 7개월 동안 이어지다 11월에 극적으로 철회됐다. 

당시 회비 납부 거부 이유는 의협이 개원가 쪽의 의견만 존중하고 교수를 비롯한 봉직의들은 항상 뒷전이라는 것이었다. 상황은 지금도 마찬가지라는 것이 의대교수협의  불만이다. 

의협 회비 거부와 함께 회무에 협조하지 않는 방안도 거론됐다. 

신 회장은 "의협 회무에 관여하는 것도 없어서 협조하고 말것도 없다. 그런데 자꾸 집회할 때만 도와달라고 한다"면서 "회비만 내고 가만히 있다가 나오라고 할 때 나가는 게 회무에 협조하는 것이라면 안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교수노조에 대한 관심도 높다. 협의회는 지난해 11월 개최한 추계세미나에서 의사노조와 교수노조 설립 전망과 향후 변화를 논의하는 시간도 가졌다.  

신동천 회장은 "2015년 5월 교원노조 가입자를 현직 교사로 제한한 '교원노조법' 조항이 위헌 판결을 받으면서 오는 2020년 3월 20일부터는 교수노조 설립이 가능해진다. 헌법재판소에서 교수들의 노동권을 인정한 것"이라며 "그에 맞춰서 여러 곳에서 교수노조 설립 준비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아주대병원에서는 의대교수 등을 중심으로 한 의사노조가 결성됐다.    

신 회장은 "교수가 무슨 노조냐고 할지 모르지만 비전임이나 강사는 어떻게든 연대해야 한다. 특히 기업을 하는 대학 소속 교수들은 기업식 운영 방식에 큰 반감을 갖고 있다"면서 "교수노조나 의사노조를 어떻게든 포용하고 깉이 힘을 실어 건설적인 방향으로 자리잡게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노조가 많이 생기면 전국 단위 조직을 만들던지 양대 노총 산하가 되든지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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