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대교수협, 회비납부 거부 장기화될 듯…"회무 대부분 개원의 중심으로 돌아가"

전문의시험 위탁 계획 의학회도 재정적 독립 모색

[라포르시안]  의과대학 교수들의 '탈(脫) 의사협회' 현상이 가시화되고 있다.

교수들과 결별할 경우 의협은 개원의 단체로 전락하는 것은 물론 재정적으로도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지난 12일 무주에서 열린 춘계세미나에서 의협 최재욱 상근부회장 등 집행부와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서 의대교수협의회는 지난 4월 10일 열린 총회에서 2014년도 상반기 의협회비를 납부하지 않기로 결정한 이유를 설명하고 의견을 나눴다.

특히 교수협의회는 의협이 개원의 중심으로 움직이면서 교수들이 소외되고 있다는 불만을 전달했다.

현재 의협 전체 회원 11만명 가운데 의대 소속 교수는 약 1만4,000명으로, 전체 회원 대비 10%를 웃돈다.

그러나 의협 대의원 구성에서 교수들의 비율은 상당히 낮은 편이다. 교수협의회 한 관계자는 "의학회에 배정된 50명을 교수들 몫으로 여기는데 의학회는 학술단체로 교수협의회와는 성격이 다르고, 우리의 이익을 대변해주지도 않는다"면서 "적어도 의협 회원에서 차지하는 비율 만큼 대의원 TO를 별도로 인정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의대교수협의회는 지난달 중순 각 의대 교수협의회에 공문을 보내 총회의 회비납부 거부 결정을 통보한 바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의협 최재욱 상근부회장도 교수들의 불만에 공감을 표시하면서 직역단체가 단합하지 못하고 분열하면 의협의 미래는 없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부회장은 대의원회 개혁의 필요성에도 공감을 표시하는 동시에 협회의 심각한 재정문제도 토로했다.

만약 교수들의 의협 회비납부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실제로 의협 재정이 파산을 면치 못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문제는 회비납부 거부 움직임이 교수협의회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의학회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이미 독립법인의 지위를 얻은 의학회가 재정적 독립을 꾀하고 있다는 말이 의학회와 의협 안팎에서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의학회의 독립은 사단법인 설립 허가를 받은 받은 2007년부터 가능성이 제기되어 왔던 문제였다.

그런데 의협의 지원금 삭감에 전문의자격시험 업무가 의협서 의학회로 넘어간 것을 두고 의협과의 갈등이 기폭제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의학회 한 관계자는 "이제 재정적인 독립을 꾀해야 한다는 말들이 내부에서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고 그쪽으로 분위기가 기울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문의자격시험 업무를 가져왔는데, 1인당 전형료만 30만원 안팎이다. 여기에다 여러가지 업무를 추가하면 충분히 독립적으로 운영할 만큼의 예산은 확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의협 관계자도 "오는 7월부터 전문의자격시험 업무가 의학회로 넘어가면 의학회가 가져갈 것이 매우 많고, 그만큼 의협에는 중차대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의학회가 이미 의협 회관에서 나가기로 결정하고 사무실 임대계약까지 맺었다는 말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의대교수협의회의 회바납부 거부와 의학회의 재정적 독립 문제가 차기 의협회장이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현안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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