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위 이어 교육위 국감서도 도마 위 올라..."보는 관점 따라 간호인력 싹쓸이로 비칠 수도"
[라포르시안] 지난 23일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는 서울대병원 등 일부 국립대병원에서의 기형적인 간호사 채용형태인 '대기간호사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날 국감에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울대병원이 운영하는 대기간호사제도의 유효기간이 2년이다. 무작정 대기할 수 없으니 중소병원이나 지방병원 알바나 단기직으로 근무하다가 서울대병원에서 부르면 가는 식"이라며 "서울대병원의 간호사 선발 방식은 전국적으로 간호사가 부족한 상황에서 싹쓸이로 볼 수 있다. 이렇게 간호사들을 잡아놓으니 중소병원의 간호사가 부족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대기간호사제도는 '태움 문화' 등 잘못된 병원 문화를 개선하는 데도 걸림돌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대기간호사제도는 태움 문화의 원인을 제공한다. 대기간호사가 있으면 병원 입장에서는 아쉬울 게 없고, 내부 문화 개선에도 소홀히 할 수밖에 없다"면서 "채용 횟수를 늘리는 방법으로 개선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답변에 나선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은 대기간호사제도 개선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서 원장은 "보는 관점에 따라 대기간호사제도가 싹쓸이로 비칠 수 있다"면서 "대기간호사 문제를 개선하라는 요구에 따라 잘 살펴보겠다"고 짧게 답변했다.
대기간호사제도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감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복지위 소속 장정숙 의원(민주평화당)은 지난 10일 열린 보건복지부 국감에서 대형병원들이 1년치 채용계획 간호사를 일괄 모집한 후 최종 합격자를 순번을 매겨 대기발령 상태로 묶어두고 필요시 충원하는 대기간호사 채용 행태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장 의원이 복지부에서 받은 민간 상급종합병원 2곳과 국립대병원 8곳의 지난해 신규간호사 채용 자료를 분석한 결과 10곳 모두 대기간호사를 채용 방법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사립대병원은 물론 국립대병원에서도 대기간호사를 채요해 최대 10개월 정도 대기발령 상태로 묶어놓고, 결원이 생기면 추가 임용하는 방식으로 간호인력을 채용했다. 이렇게 대형병원이 신규간호사 인력을 대기간호사라는 기형적 채용형태로 선점하면서 지방 중소병원의 간호인력난은 더 심화되고 있다.
한편 서울대병원이 '의료서비스 환자경험평가'에서 빅5 병원 중 꼴찌를 차지한 것도 지적 대상이 됐다.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울대병원이 환자 경험평가에서 빅5 중 꼴찌를 했다. 특히 '의사 서비스' 부문은 최하위점을 받았다. 게다가 주사기 자상, 낙상 사고가 늘고 감염관리도 제대로 안 되고 있다"며 대책을 따져 물었다.
같은 당 박찬대 의원은 "서울대병원은 인기에 비해 가장 불친절한 병원이다. 치료 방침 설명이나 동의절차 등 환자와 소통이 부족하다"고 거들었다.
서영교 의원은 "서울대병원 의사들은 공무원이라 수술은 주말을 피하고 중환자실도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가지 말라는 말이 있다"면서 "내가 실제로 당한 사람"이라고 했다.
서 의원은 "어머니가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는데, 목요일에 시술을 받고 주말 지나고 일반병동으로 옮기자고 해서 그렇게 했는데 월요일 새벽에 떠나셨다"며 "의사 얼굴 한 번 보기가 어려웠다. 일요일 아침에는 혈압 올리는 약이 흘러내려 침대가 흥건이 젖었더라"고 자신이 겪은 경험담을 털어놨다.
이런 점을 들어 CCTV 설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 의원은 "유치원 등에 CCTV를 설치한 것은 인권침해가 아니라 분쟁을 해소하고 위험한 순간에 제대로 대처하기 위해서"라며 "서울대병원도 대안을 만들기 바란다. 환자도 의사도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답변에 나선 서창석 원장은 "환자 경험평가 결과에 대해서는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 또 회진을 불특정 시간에 하다 보니 보호자를 만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설명도 부족하다"면서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회진 예고제를 하고 시간을 지키도록 교수들을 교육했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