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대한전공의협의회는 15일 성명을 통해 "이대목동병원에서 신생아 4명이 사망하는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의료인으로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슬픔을 겪은 유가족들에게 거듭 위로를 전하며, 언제든 이런 사건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대한민국의 왜곡된 의료체계에 깊은 분노를 표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의료시스템 붕괴로 신생아 사망 사건 같은 비극적인 일이 반복되고 있지만 정부는 겉핥기식의 미봉책만 남발해 왔다고 지적했다.

대전협은 "의료체계가 급격하게 무너져 내리면서 지난 10년간 생명을 다루는 필수과들은 정부의 외면 속에 몰락하고 있고, 그 피해는 오롯이 환자들에게 돌아갔다"며 "하지만 정부는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환자 안전문제를 외면했다. 이번 사건처럼 근본 원인은 덮어둔 채, 모든 책임을 일선의 의료진에게 전가하기만을 반복해왔다"고 비난했다.

대전협은 "환자의 생명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전공의와 교수, 간호사는 왜곡된 의료시스템으로 인해 열악한 근무 환경과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며 "환자 안전을 위해 불합리한 의료제도 개선을 외칠 때 마다 정부는 선심성 의료정책과 무차별적인 삭감으로 대응하며, 환자들의 생명을 외면해왔다"고 지적했다.

이번 신생아 사망 사건도 불합리한 의료환경의 문제는 외면하고 의료진을 처벌하는 쪽으로만 대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전협은 "수사당국은 관련 의료진을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함으로써 이들이 환자들에게 행해왔던 노력과 헌신을 처참하게 짓밟아 버렸다"며 "이번 사고는 의료인력의 부족과 정부의 안일한 감염관리 방식 등 여러 요인이 겹쳐 발생한 안타까운 사건임에도 정부가 의료진에 대한 처벌로 일갈해 사고를 무마하려고 한다면 앞으로 어떤 이들이 생명의 촌각을 다투는 곳에서 일하려고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감염 사고를 일으킨 원인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과 근본적인 예방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제2의 이대목동병원 사태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음을 우려했다.

대전협은 "환자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사건 조사의 방향이 개인에게만 전가되는 악순환의 반복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왜곡된 의료환경까지 면밀하게 조사해 본질적인 문제를 파악함으로써, 다시는 이런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정부는 맡은 바 임무를 성실히 다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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