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 임신부 등록 후 지속 관리로 안전한 출산 지원

[라포르시안] 강원도가 추진하고 있는 임산모 맞춤형 의료서비스 사업이 분만취약지 고위험산모의 안전한 출산에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강원도는 지난 2015년부터 전국 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홍천구, 화천군, 양구군 등의 지역을 중심으로 '분만취약지 안전한 출산 인프라 구축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홍천, 화천, 양구 등 강원도의 대표적인 분만 취약지를 중심으로 고위험 임신부를 관리해 안전한 출산을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도는 군 보건소, 지역병원과의 협력을 통해 고위험 임신부를 등록한 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이상 징후를 보이는 임신부가 발생하면 신속하게 강원대병원으로 이송한다. <관련 기사: 30km 거리 분만병원 찾아 운전대 잡은 39세 임산부…분만인프라 붕괴의 현실>

강원도에 따르면 이 사업을 통해 홍천, 화천, 양구군 등 3개 지역에서 올해 3월 말까지 총 1,050명의 임신부가 등록했으며, 이 중 694명(고위험 임신부 163명)의 임신부가 안전하게 출산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실제로 지난 2015년 12월에는 조기진통 고위험군으로 사업단에 등록돼 있던 홍천에 거주하는 고위험 임신부가 양수가 흐르는 증상이 나타나자 안전한 출산 인프라 구축사업단의 24시간 핫라인을 통해 상담을 한 후 강원대병원 응급실을 내원했다.

핫라인을 통해 미리 연락받은 강원대병원 의료진은 환자 이송시간에 조산아 분만 관련 준비를 마치고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처치에 나서 안전한 출산을 도왔다.

강원도 양구군에 거주하는 임신부 전모 씨는 최근 급성 호흡부전으로 심정지 직전에 강원대병원 응급실로 실려왔다가 ‘고위험 산모 전용 모바일 앱’에 기록된 임신등록 정보를 이용해 신속히 수술을 받고 무사히 쌍둥이를 분만했다. 사진 제공: 강원대병원
강원도 양구군에 거주하는 임신부 전모 씨는 최근 급성 호흡부전으로 심정지 직전에 강원대병원 응급실로 실려왔다가 ‘고위험 산모 전용 모바일 앱’에 기록된 임신등록 정보를 이용해 신속히 수술을 받고 무사히 쌍둥이를 분만했다. 사진 제공: 강원대병원

최근에는 심정지 직전의 급성호흡부전 임신부가 이 사업을 통해 무사히 쌍둥이를 출산하는 일도 있었다.

강원대병원에 따르면 지난 15일 양구군에 거주하는 임신 32주였던 전모 씨가 조기진통으로 개인병원에서 한 달 간 치료를 받던 중 갑자기 호흡곤란이 발생하자 담당 산부인과 전문의가 다급하게 강원대병원으로 연락해 환자 상태를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강원대병원 산부인과 의료진도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알지 못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 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다행히 이 여성의 임신등록 당시 정보가 ‘고위험산모 모바일 앱’에 기록돼 있어서 환자의 나이, 출산력, 과거력, 질병 정보를 한눈에 파악 할 수 있었다.

'고위험산모 모바일 앱'은 강원도내 고위험 임신부의 체계적인 관리로 안전한 출산을 돕기 위해 사업단이 개발했다. 이 앱은 스마트론을 통해 무료로 내려받아 설치한 후 사용자가 자신의 혈당, 혈압, 체중, 단백뇨, 태아심음을 입력한 후 자가 관리를 할 수 있게끔 돕는다.

강원대병원 산부인과 의료진은 이 모바일앱에 등록된 기록을 확인하고 환자 상태가 심각하다고 판단, 응급실에 먼저 가서 대기하다가 환자가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응급의학과 교수와 함께 기도 삽관과 태아 초음파 검사를 동시에 시행했다.

이후 흉부외과, 마취과, 호흡기 내과 교수진이 함께 환자를 진료해 CT검사와 수술을 신속하게 결정했다.

산모 및 태아의 상태가 너무 위중해 혈액검사결과를 알지 못했지만 ‘고위험산모 모바일 앱’ 의 기록에 근거해 응급실 도착 후 30여 분만에 수술을 시작했다. 환자의 심장과 폐 기능 저하에 산후 출혈까지 쉽지 않은 수술이었다. 다행히 2시간 여의 수술 끝에 무사히 쌍둥이를 분만했다.

수술 후 환자는 에크모를 삽입 상태로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가 건강하게 회복해 지난 25일 퇴원했다.

안전한 출산 인프라 구축사업단장인 강원대병원 황종윤 교수는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1분 1초가 급한데 임신등록정보로 환자 도착 전에 기본 상태를 알 수 있으니까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기 전 먼저 대기해서 훨씬 발 빠르게 대처 할 수 있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 한 번 임신등록사업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강원도는 지난 6월부터 임산모 맞춤형 의료서비스 사업 대상을 철원군, 인제군과 사업지역의 군인·군인가족으로 확대했다.

사업 대상 확대에 따라 철원군, 인제군 보건소 및 이 지역에 있는 국군병원과 연계해 고위험 산모를 발굴·등록하고, 맞춤형 의료장비 등을 제공해 24시간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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