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연맹, 올 1분기 보험사 의료자문 현황 자료 분석...삼성생명 자문의뢰 가장 많아

[라포르시안]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적게 주거나 지급을 거부하기 위한 목적으로 의료자문을 요청하는 건수가 연간 9만여건에 달하고, 이를 위해 175억원 정도의 자문료를 지급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의료자문을 가장 많이 의뢰한 보험사는 삼성생명이었고, 의료자문을 가장 많이 해주는 병원은 인제대상계백병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소비자연맹(상임대표 조연행, 이하 금소연)은 보험금 지급거부를 위해 보험사가 위임한 자문병원을 분석한 결과 연간 9만건 정도 의료자문을 의뢰하고 175억원의 자문료를 지급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31일 밝혔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처음으로 '2017년 1분기 보험사 의료자문 현황' 자료를 공개했다.

금소연이 1분기 보험사 의료자문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의료자문을 가장 많이 의뢰한 생명보험사는 삼성생명으로 총 2,690건에 달했다. 이는 생명보험사 전체 7,352건의 36.6%를 차지하는 비율이다. 다음으로 한화생명 1,187건(16.1%), 교보생명 965건(13.1%) 순이었다.

2017년 1분기 '손해보험사 자문 상위 10대 병원'. 표 출처: 금융소비자연맹
2017년 1분기 '손해보험사 자문 상위 10대 병원'. 표 출처: 금융소비자연맹

올 1분기에 손해보험사가 의뢰한 의료자문은 총 1만4,526건으로 삼성화재가 3,972건(27.3%)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동부화재가 2,298건(15.8%), 현대해상이 2,136건(14.7%) 순으로 집계됐다.

손해보험사의 의료자문을 가장 많이 해주는 병원은 인제대상계백병원으로 총 1,958건(전체의 13.5%)에 달했다. 다음으로 이대목동병원 1,474건, 한양대병원 1,363건 순으로 의료자문 건수가 많았다.

과목별로 보면 손해보험사의 의료자문 의뢰는 정형외과와 신경외과가 가장 많았다. 상계백병원 정형외과는 928건의 의료자문을 실시해 전국 정형외과 중 가장 많은 자문건수를 기록했다.

상계백병원 정형외과에 이어 이대목동병원 신경외과가 627건, 강북삼성병원 정형외과가 602건으로 뒤를 이었다.

2017년 1분기 생명보험사 자문 상위 10대 병원. 표 출처: 금융소비자연맹
2017년 1분기 생명보험사 자문 상위 10대 병원. 표 출처: 금융소비자연맹

생명보험사의 의료자문을 가장 많이 해주는 병원은 고대부속 안암병원 신경외과로 총 596건을 기록했다. 상계백병원 정형외과 476건, 상계백병원 재활의학과 421건 순으로 의료자문 건수가 많았다.

과목별로 보면 생명보험사는 대부분 신경외과, 정형외과, 내과 분야의 의료자문이 많았다. 고대 안암병원 신경외과의 의료자문은 삼성생명이 431건으로 가장 많았고, 한화가 38건, 신한이 30건 순이었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정형외과의 의료자문은 475건으로, 한화생명이 176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교보생명 139건, 신한생명 29건 순으로 집계됐다.

의료자문비는 대부분 보험회사가 원천세(기타소득세 3.3%)를 공제하고 자문의사에게 직접 지급해 병원 수입으로 책정되지 않았다.

금소연은 "상계백병원의 경우 연간 7,832건의 보험사 의료자문을 해주고 15억6,640만원의 자문료를 받았지만, 병원은 수입으로 잡지도 알지도 못하고 자문의사의 수입으로 받아가는 것"이라며 ""보험사와 자문의와 직거래하기 때문에 공정성과 객관성이 결여된‘보험사의 의도대로’자문소견을 작성해 줄 개연성이 매우 높다"고 의구심을 제기했다.

금소연은 "자문의 현황 분석결과 보험사들이 보험금을 적게 주거나, 안주기 위해 특정 병원과 의사에게만 집중적으로 의뢰했음을 알 수 있다"며 "금융감독원은 자문 절차가 보험금 지급 거절 목적에 악용되는 것을 근절하기 위해 의료자문 현황을 투명하게 공시한다고 했으나 소비자가 알 수 없는 두루뭉술한 자문의사 이름이 없는 형식적인 공시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 보험사별 자문의사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정했다.

금소연 오중근 본부장은 “하루빨리 자문의사의 명단을 공개해 보험회사의 횡포를 근절시켜야 한다"며 "또한 자문의 병원은 보험사 입장에서 일을 하므로 소비자가 병원을 선택할 때에는 반드시 자문병원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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