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부터 “국제원조 원칙 무시한 일회성 사업” 비판 거세게 제기돼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016년 5월 30일 우간다 음피지(州)의 농업지도자연수원을 방문해 코리아에이드 사업현장을 시찰하고 있다. 사진 출처: 청와대 홈페이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016년 5월 30일 우간다 음피지(州)의 농업지도자연수원을 방문해 코리아에이드 사업현장을 시찰하고 있다. 사진 출처: 청와대 홈페이지

[라포르시안] 지난해 5월 박근혜 대통령의 아프리카 3개국 순방에 맞춰 출범한 '코리아에이드' 사업을 전면 폐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코리아에이드는 에티오피아, 우간다, 케냐 등 아프리카 3개국에 매달 1회 보건, 음식, 문화 차량이 지역을 방문해 기본적 보건의료 서비스와 음식을 제공하고 한류 문화를 소개한다는 취지로, 공적개발원조(ODA)의 일환으로 시작한 사업이다. <관련 기사: 의료·비빔밥·K팝 실은 정체불명 ‘박근혜표 코리아 에이드’>

그러나 이 사업이 국제개발협력라는 취지와 달리 비선 실세인 최순실의 사익 추구를 위한 도구로 활용됐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났다. 이 때문에 한국이 지금까지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쌓아온 노력을 크게 훼손했다는 비난이 거세다. 

시민운동단체인 '발전대안 피다'는 15일 성명을 내고 "최순실표 공적개발원조(ODA)의 시작은 ‘코리아에이드’였다. 지난해 5월 박근혜 대통령의 아프리카 3개국 순방 당시 출범한 코리아에이드는 작년에만 약 53억원이 투입되었고, 올해도 6개국에서 101억원 규모로 진행될 예정"이라며 "최씨의 사익을 위해 만들어진 코리아에이드는 명칭과 2017년 사업계획을 모두 폐기하는 것은 물론 2021년까지 계획된 사업 자체를 전면 폐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실제로 최근 공개된 코리아에이드 추진을 논의한 정부 TF회의록을 보면 미르재단을 중심으로 한 코리아에이드 추진계획이 상세하게 명시되어 있다.

미르재단은 사업 기획단계에서 TF 회의에 참석했을 뿐만 아니라 정부의 사전답사단 및 박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에도 동행했고, 코리아에이드 음식 분야 사업인 K-Meal의 쌀 가공식품 개발에도 참여했다.

피다는 "2016년 하반기부터 코리아에이드 사업을 주관한 외교부는 작년 국정감사 당시 몇 차례의 회의록 제출 요청에도 존재를 부인하며 끝내 공개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회의록 공개로 외교부의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나면서 코리아에이드를 계획대로 추진하기 위해 은폐한 것이 아니었는지 의심된다"고 의구심을 표명했다.

따라서 "코리아에이드 명칭 및 사업계획은 모두 폐기하고, 이미 편성된 2017년 예산은 기존 보건 ODA 사업체계에 통합해야 한다"며 "코리아에이드는 보건·음식·문화 세 분야가 결합된 이동형 사업으로, 현재 최씨의 개입이 확인된 음식·문화 사업을 제외하고 보건 사업만 남았지만 이 사업에 내재된 비선실세 개입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코리아에이드 관련 정보도 모두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피다는 "외교부의 주장대로 코리아에이드가 최순실씨와 전혀 무관하다면 전체 회의록을 포함한 사업 추진경과를 낱낱이 밝혀야 할 것"이라며 "사업시행기관인 코이카는 2017년 코리아에이드 사업추진계획을 명확히 공개하고, 효과적인 모니터링 체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국제개발협력의 원칙과 가치를 훼손한 코리아에이드 사업이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한국의 위상을 크게 실추시켰다는 비난은 앞서부터 제기돼 왔다.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단체와 개발도상국 현장에서 활동하는 331명의 활동가들은 작년 12월 시국선언을 내고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시작된 작금의 사태는 그 동안 개도국 발전을 위해 노력해 온 한국 국제개발협력 활동의 의미를 무색하게 만들었다"며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가 되었다라는 식의 단편적인 명제로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자랑하던 일들이 큰 웃음거리가 되었다"고 비난했다.

특히 비선 실세와 연관된 코리아에이드는 투명성, 효과성, 상호 책임성이란 원칙에 따라 추진해야 하는 국제개발협력 사업의 가치를 크게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지난 20여 년 간 많은 주체가 고생하며 차곡차곡 쌓아온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원칙과 가치를 비선실세가 한번에 무너뜨린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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