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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사익 추구 위해 ‘이종욱펠로우십’ 예산까지 전용…“ODA 원칙 훼손”감사원 감사 통해 비리의혹 사실로 드러나...복지부 지도·감독 부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016년 5월 30일 우간다 음피지(州)의 농업지도자연수원을 방문해 코리아에이드 사업현장을 시찰하고 있다. 사진 출처: 청와대 홈페이지

[라포르시안] 지난해 5월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아프리카 3개국 순방에 맞춰 정부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의 일환으로 이른바 ‘코리아에이드’가 출범했다.

당시 복지부는 "코리아에이드가 새로운 한국형 개발협력 모델"이라고 거창하게 홍보했다.

코리아에이드 사업과 관련해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은 '소녀보건 관련 보건교육 프로그램 영상물'을 제작했다. 그런데 이 영상물을 제작한 곳의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 인물인 최순실 씨가 소유한 광고업체인 '플레이그라운드'였다.

지난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정감사를 통해 플레이그라운드가 국제보건의료재단과 수의계약을 통해 이 영상물 제작건을 따냈고, 그 과정에서 청와대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결국 국회는 작년 11월 국회법 규정에 따라 감사원에 소녀보건 교육프로그램 영상물 제작 등 수의계약 체결과 관련한 비리의혹에 대해서 감사원 감사를 요구했다. <관련 기사: “미르재단 관여 의혹 ‘코리아에이드’ 폐기해야…무지하고 오만한 사업”>

감사원이 국회의 요구에 따라 감사를 실시한 결과, 비리의혹은 사실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29일 '소녀 보건교육' 프로그램 영상물 제작 등 계약 추진실태'에 대한 감사보고서를 공개했다.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보건의료재단은 플레이그라운드가 지난해 4월 22일 영상물 제작 등 용역을 완료한 이후인 같은 해 5월 12일 플레이그라운 측과 수의계약으로 영상물 제작 등 용역계약(9,900만원)을 체결했다.

현행 국가계약법에 따르면 수의계약을 체결할 경우 2개 이상의 업체 등으로부터 견적서를 받도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재단은 이 절차를 어긴 채 플레이그라운드가 제안한 금액을 그대로 수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이같은 수의계약이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실 산업통상자원비서관으로 재직 중이었던 정만기 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의 주도로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대통령비서실과 외교부, 국제보건의료재단, 미르재단, 플레이그라운드 등은 지난해 1월 21일부터 같은 해 4월 21일까지 7차례에 걸쳐 청와대 연풍문 회의장에서 아프리카 3개국 순방행사와 관련된 소녀보건 영상물 제작 등을 위한 TF회의를 열었다.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정 전 비서관은 이 회의를 주재하면서 '소녀보건 영상물 제작 등 코리아에이드사업 추진을 미르재단에 협력하라'고 하거나 '최대한 긍정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협조'하게 했다.

결국 영상물 제작 등 용역을 플레이그라운드가 따냈고, 플레이그라운드는 이 용역을 다시 김성현 전 미르재단 사무부총장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업체 등 2곳에 하도급을 줬다.

2016년 5월25일자로 보건복지부 등 관련 부처가 배포한 보도자료 내용 갈무리.

보건복지부의 지도·감독 부실도 드러났다.

복지부 담당자는 지난해 2월 12일 소녀보건 영상물 제작 등을 위한 4차 TF회의가 끝나자 미르재단 김성현 전 사무부총장으로부터 소녀보건교육 프로그램 실행 계획을 제안받은 후 국가계약법 등 관련 규정 검토도 없이 같은 해 3월 17일 국제보건의료재단으로 하여금 플레이그라운드와 영상물 제작 등 용역을 수행하도록 결정했다.

특히 국제보건의료재단은 박 전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과 관련이 없는 '이종욱펠로우십 프로그램사업' 예산 등에서 4억5400만원을 부당하게 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제보건의료재단은 사업연도의 사업계획과 예산안을 변경할 경우 이사회 의결과 복지부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재단 담당자들은 이러한 절차도 없이 코리아에이드 관련 예산 4억5,000여만원을 영상물 제작 등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행사 관련 경비로 집행했다. 

이종욱 펠로우십은 고(故) 이종욱 전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주관으로 2007년부터 도입된 개발도상국가의 보건의료인력 중장기 교육훈련 프로그램이다.

개도국의 보건의료 인력을 국내로 초청해 교육함으로써 해당 국가의 보건의료 발전을 모색하는 취지로 한국내 의료기관에서 6개월~1년간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종욱펠로우십프로그램 의사임상과정(에티오피아)수료식. 사진 출처: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그런데 아프리카 3개국에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의 일환으로 이른바 '코리아에이드'를 추진하면서 실제로 한국형 ODA를 상징하는 이종욱 펠로우십 관련 예산을 비선 실세인 최순실의 사익 추구를 위해 전용한 꼴이다.

감사원은 "정 차관이 국가계약법을 위배토록 정부합동 TF회의에서 지시한 것은 성실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향후 인사조치에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돼 산업부 장관은 이를 인사자료로 활용하라"고 통보했다.

또한 "동영상 제작 계약을 수의계약으로 체결하는 데 관여한 복지부 관계자들에 대한 주의를 촉구하고, 플레이그라운드와 수의계약 형태로 계약을 체결한 국제보건의료재단 관계자에 대해 주의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한편 박근혜 정부의 코리아에이드 사업은 한국이 오랜 시간 동안 추진해온 국제개발협력의 원칙과 가치를 훼손했다는 비난이 거세게 제기된 바 있다.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단체와 개발도상국 현장에서 활동하는 331명의 활동가들은 작년 12월 시국선언을 내고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시작된 작금의 사태는 그 동안 개도국 발전을 위해 노력해 온 한국 국제개발협력 활동의 의미를 무색하게 만들었다"며 "지난 20여 년 간 많은 주체가 고생하며 차곡차곡 쌓아온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원칙과 가치를 비선실세가 한번에 무너뜨린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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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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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미대선 2017-03-30 07:40:31

    최순실 게이트로 저렇게 눈먼 돈 빠져나갈 때 부자 아이들까지 공짜로 나라에서 급식 줄 필요 없다며 무상급식 중단하고, 보육비 지원축소로 엄다들끼리 싸운거 생각하면 웃음밖에 안 나온다. 저 위에선 논먼돈이 넘치는데 아래에서 없는 사람들끼리 같지도 않은 보건복지 혜택을 놓고 머리 터지게 싸웠다는 걸 생각하면   삭제

    • Dhfjgkkg 2017-03-29 22:57:07

      박근혜 해외순방 놀이에 짜맞춘 급조된 사업이었다는거지...복지부가 정신나간 놈들이군만.이걸 모를리 없을텐데 방조했으니.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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