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반+백옥+신테렐라 주사' 패키지 상품으로 홍보…최근 들어 영양주사 제품 허가 급증
[라포르시안] "길라임주사 패키지 00만원"
박근혜 대통령이 맞았다는 각종 영양주사가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일부 개원가에선 이를 이용한 '길라임주사 패키지'를 내놓고 있다.
실제로 일부 성형외과와 피부과의원은 박 대통령이 맞은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태반주사(라이넥)', '백옥주사(글루타치온)', '신데렐라주사(치트옥산)'를 포함해 '신데렐라주사 패키지' 또는 '길라임주사 패키지'라는 이름으로 홍보에 열을 내는 모습이다.
명동의 한 의원은 '길라임주사 패키지'를 홍보하면서 "길라임주사는 국가대표급 안티에이징, 미백효과로 오래전부터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영양주사 3가지를 말한다"며 "길라임주사 효과로 피부는 물론 만성피로에도 좋기 때문에 몸이 개운해지는 걸 느낄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개원가에는 태반주사와 백옥주사 등이 실제로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문의하는 상담전화도 증가하는 추세다.
한 성형외과 개원의는 "박 대통령이 맞았다고 알려진 영양주사가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 문의하는 전화가 눈에 띄게 늘었다"며 "이전에는 이런 영양주사에 대해 잘 모르던 20~30대 여성층에서도 국정농단 관련 각종 뉴스를 통해 영양주사 이야기를 접하고 관심을 보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영양주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병원에서 그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에 따라 제약업계도 최근 들어 각종 영양주사제 출시에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작년 12월부터 올해 1월 사이에 각종 영양주사 제품의 허가건수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치옥트산'을 주성분으로 하는 신데렐라주사 제품은 올 1월 들어서만 3개 제품이 허가를 받았다. 한국휴텍스제약의 '치옥에치알주'를 비롯해 테라젠이텍스의 '타지드주', 마더스제약의 '히얼스주' 등이 올 1월에 새로 허가를 획득했다.
'푸르설티아민'을 주성분으로 하는 마늘주사 제품은 작년 12월부터 올 1월 사이에 한국휴텍스제약 등 4개 제약사에서 모두 4개 제품이 새로 허가를 받았다.
'글루타티온'을 주성분으로 하는 이른바 '백옥주사' 제품은 작년 12월부터 올 1월 사이에 3개 제품이 신규 허가를 획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기관의 영양주사 홍보와 제약업계의 관련 주사제 공급 확대를 놓고 국민적인 분노가 높은 국정농단 사태를 돈벌이에 이용한다는 비난도 거세다.
온라인에서는 "국민들은 매주 촛불 시위를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맞았다는 주사를 돈벌이에 이용하는 건 부도덕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태반주사, 피부미용·피로개선 등 효과 근거 부족해"
그러나 태반주사를 비롯한 각종 영양주사의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한 의학적 근거가 분명치 않은 상태에서 오남용 우려도 높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지난 2009년 '태반주사의 유효성 및 안전성에 관한 의료기술평가'를 수행한 결과를 보면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근거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태반주사는 갱년기 장애 증상 및 만성 간질환에서의 간기능 개선의 효능효과로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실제로는 피부미용, 피로개선, 관절염 등 허가외 목적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보건의료연구원이 태반제제의 임상적 효과성 및 안전성 평가를 위해 144편의 관련 논문을 분석한 결과, 태반주사 효과에 대한 무성한 입소문과 달리 실제로는 피부미용, 피로개선, 암치료, 관절염, 면역기능 개선 등에 대한 효과성 및 안전성에 대한 근거가 부족했다.
특히 갱년기장애 및 만성간질환 등 허가 적응증의 경우 식약처에서 인태반 유래의약품 재평가가 실시돼 일부 품목은 판매중지까지 이뤄졌다. 즉 기존에 허가받은 적응증에 대해서도 효과가 불분명하다는 의미다.
보의연은 "식약처 허가 이후 17년간 사용된 태반주사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불충분한 상황으로, 태반제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적절한 임상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