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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인·싸] 미래형 헬스케어산업, 디지털 헬스 ‘문해력’부터 키워야이승미(사이넥스 의료기기 임상개발부 이사)

[라포르시안] 최근 과학기술정통부는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디지털 산업 경쟁력을 키우고 디지털 기술로 복지·행정 등을 혁신하는 내용의 ‘대한민국 디지털 전략’을 공개했다. 이는 지난달 21일 윤 대통령이 발표한 ‘뉴욕구상’에서 디지털 혁명 전환기를 맞아 대한민국이 디지털 시대의 세계적 모범국가로서 새로운 디지털 질서를 가장 먼저 제시한 것의 확장판으로 디지털의 전략적 가치와 역할을 구체화한 것이다.

여기에는 ▲디지털 역량 ▲경제 ▲사회 ▲플랫폼 정부 ▲문화 5가지 전략이 제시됐다. 특히 세부 전략 중에는 확장하는 디지털 경제의 서비스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디지털 헬스케어 육성을 통한 ‘미래형 헬스케어산업 전면화’가 포함돼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앞서 발표한 ‘바이오헬스산업 혁신방안’과 마찬가지로 디지털 치료제·전자약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고품질 바이오데이터가 수집·공유·활용되는 선순환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더불어 ICT(정보통신기술) 기반의 효율적이고 지능적인 스마트 전임상·임상시험 체계 구축도 추진한다.

얼마 전 한 온라인 카페 사과문에 담긴 “마음의 표현 정도가 매우 깊고 간절하다”는 의미의 ‘심심(甚深)’이 사용된 ‘심심한 사과’에 대해 “지루하고 재미없음”으로 오인한 젊은 세대의 ‘문해력’ 저하에 대한 논란이 세간의 화제가 된 바 있다. 

‘디지털 문해력’(digital literacy)은 디지털 플랫폼의 다양한 미디어를 접하면서 명확한 정보를 찾고 평가하며 조합하는 개인의 능력을 의미한다. 이것을 디지털 헬스에 견줘 생각해 보면 디지털을 통해 ‘자신의 필요에 맞는 건강 정보에 접근하고, 이를 이해하고 의사 결정을 통해 건강관리에 활용하는 능력을 포함’하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지난 5월 발표된 최은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의 ‘디지털 헬스 리터러시 조사 결과와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는 전국의 20~69세 남녀를 대상으로 개인의 건강관리 특성과 디지털 헬스 이용 경험을 다루고 있다. 이 조사는 컴퓨터 기반 웹 면접인 온라인 설문을 통해 진행됐는데, 디지털 헬스 문해력이 높은 참여자의 인구학적 현황 중 몇 가지를 살펴보면 20~40대가 전체의 약 58%였고 대졸이상 학력이 약 62%, 월평균 가구소득 500만 원 이상이 38.3%로 나타났다. <관련 기사: '디지털 헬스 리터러시' 건강형평성 위한 공중보건정책으로 주목>

주지하다시피 대한민국 디지털 전략은 디지털 활용을 보편적 권리로서 보장하고 디지털 접근권과 리터러시 확보를 통해 모두가 디지털 혜택을 누리는 사회 구현이 핵심 목표다. 특히 앞서 언급한 보고서에서 디지털 헬스 문해력은 건강정보 자체에 대한 문해력과 연령, 소득수준, 주관적 건강 수준과 관련이 높다는 것을 보여줬다. 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해당 연구 역시 ‘온라인’을 수단으로 이뤄졌으며 역시나 온라인에 익숙한 ‘젊은 세대’가 조사대상의 과반을 차지했고, 2022년도 기준 중위소득인 월평균 512만 원을 상회하는 소위 ‘중산층’이 많은 수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디지털 헬스 문해력을 위한 연구인만큼 온라인 설문조사를 활용했겠지만 과연 이러한 방식이 서툰 사람들에게 정확한 답변을 이끌어낼 수 있었을까하는 의구심이 든다. 혹여 조작 실수로 자신의 의지와는 다른 답을 선택하는 오류도 있지 않았을까. 어쩌면 온라인 설문이라는 그 수단 자체에 대한 접근 시도조차 못할 상황이 이번 연구에 누락되지는 않았을까하는 아쉬움도 있다.

마찬가지로 참여한 대상자들의 여러 특성 정보들은 다소 젊은 세대이면서 학력과 생활수준이 평균 이상이고 비생산직(50.9%)이면서 BMI는 정상(61.5%)인 만성질환이 없는(31.9%) 이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대한민국 디지털 전략을 발표하면서 디지털 격차가 경제사회 격차와 직결되고 고령층·1인 가구 증가로 소외계층이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반국민 대비 취약계층의 디지털 역량을 2021년 75% 수준에서 오는 2027년에는 8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한다.

대한민국 디지털 전략에서 제시한 디지털 역량은 디지털 헬스 문해력만을 따져봤을 때 어느 정도 수준일까. 아마도 정부가 파악한 75%에 훨씬 못 미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디지털 문해력이 낮은 취약계층들은 안타깝게도 이러한 조사에서 누락됐을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정부는 디지털 활용을 보편적 권리로 보장하고자 성숙한 디지털 이용문화 조성을 위해 ‘디지털 시민으로 바로서기’와 전 국민 디지털 활용 능력을 제고하는 ‘디지털 배움터’를 전국에 구축할 계획이다. 하지만 디지털 헬스 문해력 향상은 단순히 키오스크와 스마트기기만을 보급하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진정한 미래형 헬스케어산업의 전면화를 꿈꾼다면 사용자들이 디지털 헬스 앱·디지털 치료제 등을 접할 때 과연 그 안의 내용을 이해하고 의사 결정을 통해 자신의 건강관리에 활용할 수 있을지 살펴야한다.

이는 단순히 기기를 제공하고 사용법을 알려주는 수준을 넘어 그 안에 담긴 내용의 온전한 이해까지도 담보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심심한’이란 글자는 읽을 수 있으나 그 의미는 오독한 사례와 다르지 않게 된다.

어떤 사람이 매력적이면 그 사람은 지적이고 성격도 좋고 행복한 가정에서 자랐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후광효과(Halo Effect)'라는 게 있다. 일부의 긍정 가치가 전체적인 평가에도 영향을 주는 것이다. 디지털이라는 긍정 가치가 모든 것을 덮지 않도록 단순한 도구적 가치를 넘어 바른 사용을 이끌어내고자 한다면 디지털 헬스 문해력을 높일 수 있는 여러 방법도 함께 모색해야 한다.

<헬스인·싸>는 각종 행사와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트렌드를 잘 쫓아가며 주목받는 사람을 지칭하는 '인사이더(insider)'와 통찰력을 의미하는 '인사이트(Insight)'를 결합한 단어입니다. 의료기기 인허가, 보험급여, 신의료기술평가, 유통구조, 공정경쟁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한 오피니언 리더들의 폭넓은 안목과 통찰력을 공유해 균형 잡힌 시각으로 의료기기 제도·정책을 살펴보고, 나아가 의료기기업계 정부 의료계 간 소통과 상생을 위한 합리적 여론 형성의 장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라포르시안  webmaster@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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