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따른 대책 짚어
"거리두기 해제로 확진자 증가 예상...의료대응체계 중요"

[라포르시안]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완전히 안정기에 접어들지 않은 상황에서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전환하면 5차 대유행이 오지 않을지 염려하고 있다. 폭증시 확진자 수가 2만명까지 나올 가능성이 있다"

"단계적 일상회복을 안 할 수 없지만 돌파감염 등 취약점이 있어서 대비가 필요하다. 특히 일상 회복으로 가는 단계에서 환자 수가 증가할 것인데, 의료체계가 마비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27일 협회 내 스튜디오에서 '위드 코로나 시행에 따른 준비와 대책'을 주제로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염호기 의협 코로나19대책 전문위원회 위원장(인제대 서울백병원 내과 교수), 김재석 의협 코로나19 전문위원회 위원(한림대 강동성심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박수현 의협 홍보이사 겸 대변인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의료체계 대비책 없이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면 확진자 폭증에 따른 의료대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진단했다. 아울러 위드 코로나를 먼저 시행한 국가별 사례도 살폈다. 

먼저 올겨울에 5차 대유행이 올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재석 교수는 "많은 국민이 예방접종을 받고 면역력이 생긴 단계지만, 코로나 환자 수 자체가 계절적 요인으로 12월부터 내년 1월 사이에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역은 숫자놀음 식이 아닌 정석적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염호기 위원장은 "정부는 백신 접종률을 마치 ‘전가의 보도’처럼 여기고 있지만 (접종률이 높은) 영국과 독일 등 유럽 다수 국가에서 다시 코로나가 창궐하고 있다"며 "영국에서는 하루에 5만명 이상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백신 접종률이 높다고 해서 확진자가 안 생긴다는 보장은 없으며, 접종했더라도 10% 이상 돌파감염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단순히 백신 접종률이 높다는 이유로 위드 코로나를 추진하는 것은 정책적으로 옳은 방향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의료체계가 마비되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도 주문했다. 

김재석 교수는 "단계적 일상회복을 안 할 수 없지만, 돌파감염 등 취약점이 있기 때문에 대비가 필요하다"며 "특히 일상회복으로 가는 단계에서 환자 수가 증가할 것으로 보여 의료체계가 마비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자가검사키트가 깜깜이 감염을 확산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의 초기 방역 성공은 PCR 검사법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며 "하지만 신속항원 검사를 통하면 일부 환자들이 제대로 진단이 안 돼 감염시킬 수 있는 소지가 있다. 특히 델타변이가 유행하면서 신속항원 검사로는 확인하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염호기 위원장은 "약국이나 슈퍼마켓에서 검사키트가 무작위로 판매되는 것이 문제다. 의료기관에서 의료진이 사용하고 결과를 관리할 수 있는 체계로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의료자원이 고갈하지 않도록 경증 재택치료와 중증 전담병상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의견도 나왔다.  

염호기 위원장은 "대부분 무증상이거나 고위험이 아닌 환자들이 재택치료를 하지만, 갑자기 상태가 나빠졌을 때 빨리 이송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중환자가 급증 가능성에 상시 대비해서 충분한 중증환자 전담병원, 음압병실 등을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단계적 일상회복을 하더라도 마스크를 벗는 것은 가장 마지막에 해야 할 일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염 위원장은 "백신 접종률이 80% 이상 돼서 집단 면역을 달성하는 상황을 기대하지만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는 상황에서 백신 접종률만이 해결책이 아니다"며 "마스크 착용 같은 개인 방역수칙이나 지역사회 방역수칙 등을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석 교수는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진행하더라도 마스크를 벗는 것은 가장 마지막에 해야 할 일"이라며 "확진자와 사망자 수 등을 공개해 국민이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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