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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병원 허용하면 일자리 1만9천개 창출?…3개월 전엔 27만개 생긴다더니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 보고서 통해 주장…병상 과잉공급 상태인데 10% 증가할 것으로 전망

[라포르시안] 재계를 대표하는 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산하 연구기관에서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영리병원)을 도입하면 병상수가 지금보다 10% 더 늘어 일자리가 1만9,000개 가량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그런데 전경련은 앞서 지난 5월에는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을 도입하면 새 일자리가 최대 약 27만개나 생긴다는 주장을 편 바 있다.

전경련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은 7일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도입의 필요성과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분석을 제시했다.

한경연 보고서에 따르면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도입이 허용될 경우 당기순이익률이 기존 비영리법인 병원에 비해 최대 7.67배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 수익률이 약 7배 증가한다는 것이다.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도입으로 병상수가 3만개가 늘어날 경우 병원 부문에서 의사를 제외한 직원 일자리가 약 1만9,000개 가량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이 도입되면 정부세수는 100병상 당 4만7,000원에서 47만5,000원으로 10.1배 증가하고, 부채가 외부투자로 전환될 경우 6,300억원의 자금 유입이 의료부문에 이뤄질 것으로 추산됐다.

보고서는 "의료산업이 ICT 기술도입 등을 통해 급속도로 진화하고 의료서비스 질이 높아지고 가운데 우리나라는 의료기관의 수익률이 하락하는 등 경영환경이 좋지 않아 경쟁에서 뒤쳐질 가능성이 높다"며 "실제로 우리나라 병원의 총자산(기본재산, 부채)의료이익율은 2014년 2.3%로, 2005년 8.7%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는 같은 해 제조업 총자산이익율 4.27%보다도 훨씬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외부자금의 투자를 허용하고 있는데 반해 의료법인 병원에는 이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 제도의 일관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현재 우리나라는 병의원 중 개인병의원은 95%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 개인병의원도 사실상 영리적인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개인병의원이 경영 효율화를 위해 법인화를 한다 해도 비영리기관으로 구분돼 폐업 시 잔여재산이 국고에 귀속되게 되기 때문에 법인화를 꺼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분석했다.

급속한 고령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도입 허용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한경연은 “급속한 고령화와 소득 증대에 따라 양질의 의료서비스 공급의 병목현상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도입을 통해 이를 대비해야 한다"며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도입이 허용될 경우 민간자본이 병원의 비효율적인 경영구조를 개선해 수익성이 높아질 수 있고, 미래 의료기술 개발을 통한 전문병원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경련이 제시한 '7대 갈라파고스 규제개혁 추진 시 경제적 효과 추산' 자료 갈무리.

"비영리병원보다 영리병원의 일자리 창출 효과 낮아"한편 전경련은 지난 5월 '7대 갈라파고스 규제개혁시 경제적 기대효과'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을 도입하면 새 일자리가 약 27만개까지 창출할 수 있다는 주장을 폈다.

당시 전경련은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도입에 따른 일자리 창출 효과를 계량화된 선행연구와 가정에 기초해 7대 갈라파고스 규제개혁의 부가가치 창출효과를 산출한 후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산업별 취업 유발계수를 곱해 일자리 창출효과를 추산했다고 설명했다.

전경련이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도입의 경제적 효과를 산출하는 데 활용한 계량화된 선행연구는 현대경제연구원이 2011년 9월 작성한 '투자 개방형 의료법인의 경제적 효과'라는 보고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 보고서를 통해 영리병원 허용이 의료산업에 끼치는 영향을 ▲내수시장 지향형(내국인의 의료서비스 수요 일부 충족) ▲의료관광 산업화형(내국인과 함께 외국인 의료관광 수요 확보) ▲핵심 산업화형(영리법인 도입으로 의료산업이 경제의 핵심산업화) 등 세 가지 시나리오를 가정해 분석했다.

이 중에서 의료산업에 끼치는 영향이 가장 큰 핵심산업화형의 시나리오를 적용했을 때 10조5,000억원의 부가가치와 18만7,000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낼 것으로 추정했다.

전경련은 이 선행연구 결과와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산업별 취업 유발계수(최종 수요 10억원당 직간접적으로 유발되는 취업자 수)를 대입하는 방식으로 추산해 최대 27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분석 결과는 일자리 창출 효과의 근거도 빈약하고, 주장의 근거로 인용한 선행연구와 비교해도 영리병원 도입 효과가 상당히 부풀려진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국내 병상수는 과잉공급 상태로, 기존 대형병원들도 병상확충 경쟁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따라서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이 허용되더라도 병상수가 10%나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기에는 상당한 무리가 따른다.

이 때문에 중소형 병원의 신규 진입을 막고, 기존 300병상 미만 병원 간의 인수합병 허용과 중소형 비영리법인 병원의 구조조정을 촉진할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규제 완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외국의 사례를 볼 때 이윤 추구를 최우선 목표로 하는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의 특성상 일자리 창출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의료전문가들은 "영리법인 의료기관에 있어서 이윤 창출이 중요한 조직이기 때문에 원가절감에 민감할 수밖에 없고 그만큼 적은 인력을 활용하거나 인건비가 낮은 인력을 활용하려는 경향을 갖기 때문에 유사한 병원 간에는 비영리 병원에 비해서 영리법인 병원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적은 게 외국의 일반적 사례"라고 지적하고 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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