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아침저녁으로 더위가 한풀 꺾였다고 하지만 여전히 한낮의 기온이 36도 이상을 육박하는 폭염이 계속돼 온열질환과 냉방병으로 인한 두통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온열질환 감시체계에 따르면 이달 22일 기준으로 보고된 열사병, 열탈진 등의 온열질환 환자수는 2,029명이고, 사망자는 16명으로 역대 가장 많은 건강피해를 기록했다.

온열질환과 냉방병의 공통적인 증상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두통’이다. 전문가들은 아이스크림과 같은 차가운 음식을 자주 먹거나 에어컨 등 냉방기기를 사용하여 갑작스럽게 찬 공기가 체내에 유입되며 머리가 심하게 아픈 등의 두통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한다.

문동언 문동언통증의학과 대표원장은 “올 여름 두통으로 내원한 환자들이 작년에 비해 3배 가량 늘었으며 대부분 냉방병으로 인한 두통을 호소했다”며 “환자들에 따라 두통, 메스꺼움, 어지러움증이 동반한 환자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문 원장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차가운 음식을 먹거나 갑자기 차가운 공기가 유입되며 생기는 두통을 흔히 ‘아이스크림 두통’ , ‘브레인 프리즈(brain freeze)’라고 부른다. 브레인 프리즈는 한랭자극 두통의 일종으로 갑작스럽게 차가운 것이 들어가면서 뇌혈관이 급격히 수축하고 혈류가 떨어지며 두통이 생기는 것이다.

특히 아이스크림 두통은 평소 편두통이 심했던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편두통에는 삼차신경 혈관계가 관여하고 있고 차가운 음식이 삼차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여름철 냉방시설이 작동하고 있는 실내에서는 체내로 찬 공기가 유입돼 체온과 아이스크림 온도 차가 크지 않지만, 더운 실외에 있을 때는 온도 차가 커져 혈관이 급격하게 수축하며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두통은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지만, 매일 에어컨을 7~8시간 사용하는 실내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의 경우 증상이 반복되어 만성두통으로 악화될 우려가 있다. 게다가 통증이 일어날 때마다 진통제를 복용하여 결국 통증이 만성화되는 경우가 많다.

문 원장은 “두통의 원인은 단순두통부터 목디스크, 뇌질환까지 다양하기 때문에 한 가지 증상만 갖고 판단하기엔 어렵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며 “두통이 심한 경우에는 진통제 사용을 신중히 하고 후두부신경차단치료나 성상신경절차단술을 시행해 통증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후두부신경차단치료는 두통을 일으키는 신경을 찾아 국소마취제를 놓으면 신경부종과 신경흥분이 감소하여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또 불면증, 불안증, 우울증이 동반된 경우에는 교감신경 억제를 위해 ‘성상신경절차단술’을 시행할 수 있다.

이러한 치료법은 진단과 동시에 치료가 가능하며 진통제를 오랫동안 복용하여 약물에 내성이 생긴 경우, 신경차단을 함으로서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규칙적인 운동과 식사, 생활습관이 두통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생활습관의 개선도 함께 선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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