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말 온열질환 감시체계 운영 이래 58명 발생..."장기간 폭염, 질병·사망률 크게 높여"

[라포르시안] 지난 16일 서울 지역에서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데 이어 5일 연속으로 30도가 넘는 한여름 더위가 이어지면서 열사병과 열탈진 등의 온열질환자 발생 신고도 증가하는 추세다.

20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5월 29일부터 시작된 온열질환 감시체계 운영을 통해 접수된 온열질환자 발생 건수는 이달 18일까지 총 58건으로 집계됐다.

온열질환 감시체계 운영 1주(5월29일~6월3일)에는 이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22건의 온열질환자 발생 신고가 접수됐다. 이어 2주(6월4일~10일)에는 11명, 3주(6월11일~17일)에는 21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4주째 첫날인 18일 하루에도 4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지금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를 성별로 보면 남성이 43명으로 여성(15명)보다 약 3배 더 많았다. 연령별로는 50대가 14명으로 가장 많았고, 60대 이상 연령이 22명으로 집계됐다.

온열질환별로는 열탈진 환자가 29명, 열사병 15명, 열경련 11명, 열실신 3명 등이었다. 발생 장소로는 작업장이나 논·밭 등의 실외가 50명, 집이나 건물 등 실내가 8명이었다.

한편 올해 들어 6월 초부터 한여름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폭염에 따른 건강피해가 적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장기간 폭염이 이어질 경우 고혈압, 심장병, 뇌졸중과 같은 심뇌혈관질환의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실제로 국립기상연구소가 1901년에서 2008년까지(108년간) 우리나라의 태풍, 대설, 폭염 등 모든 기상재해에 기인한 연간 사망자수의 순위는 폭염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기상청 김지영 연구관이 지난 2009년 'CLIMATE RESEARCH' 저널에 게재한 '1991년부터 2005년까지 한국에서 폭염으로 인한 사망률'이란 제목의 논문에 따르면 1994년 폭염으로 인한 초과사망자가 3,384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보호위원회는 '폭염으로 인한 건강위험의 진단 및 대응 가이드라인'을 통해 "폭염은 심장 및 호흡기 질환을 지닌 노년층을 중심으로 질병률 및 사망률을 증가시키고 있다"며 "폭염 시에는 열 조절 중추의 손상을 입게 돼 기존에 앓고 있는 다양한 호흡기, 심뇌혈관계 질환 등의 만성질환을 악화시키거나, 정신과적 약물치료를 받고 있는 정신질환자들의 위험요인을 증가시켜 사망에 이르게 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항우울제, 항히스타민제, 베타차단제 등의 일부 의약품은 체온조절, 발한작용 등을 비롯한 신체기능에 영향을 미쳐 폭염에 따른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복용이나 처방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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