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학회 "시범사업 수가 책정 등 문제" 지적
"장기요양보험.커뮤니티케어 연계 등 복잡한 문제 얽혀"

울산 중구보건소 전문인력팀이 의료취약계층에게 방문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습.
울산 중구보건소 전문인력팀이 의료취약계층에게 방문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습.

[라포르시안] 보건복지부가 방문진료 활성화를 위해 의료계와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고 밝혔다. 대한노인의학회 김용범 회장이 지난 7일 방문진료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소통할 생각이 있다고 밝힌 데 대한 반응이다. 

현재 복지부는 방문진료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거쳐 본사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2019년 2월 시범사업이 시작된 이래 지난 9월 현재까지 시범사업에 참여한 기관은 343개이며, 이 가운데 136곳이 환자 2,962명을 상대로 방문진료를 하고 실제로 수가를 청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중규 보험급여과장은 지난 8일 라포르시안과 통화에서 "의료계를 만나 방문진료 활성화 방안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그러나 방문진료는 단순히 수가 문제로만 접근할 수 없다. 왕진이라는 게 고령화사회로 전환함에 따라 노인복지, 노인요양보험, 요양병원, 커뮤니티케어 등 여러 제도와 얽히고설켜 있다"면서 "분명히 의료 부문은 필수적 요소지만 어떤 부분이 어떤 역할을 담당할지 정확히 배치가 안 된 상황에서는 활성화가 안 된다고 수가를 올리는 방향으로 갈 수는 없다"고 했다. 

그는 "커뮤니티케어 때문에 방문진료를 시작했는데, 단순히 커뮤니티케어의 문제가 아니다. 요양보험과 요양병원과의 문제도 정리가 다 되지 않았다"며 "시설에서 지역으로 내보내서 관리하는 커뮤니티케어 쪽도 이제 막 준비하는 단계라 정리가 안 되어있다.  이 사안을 단순히 수가만 올리면 잘 돌아갈 것이라고 여기지 않는다"고 했다. 

앞서 대한노인의학회 김용범 회장은 지난 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노인의학회의 최종 목표 지점은 노인 환자가 단골의사 도움을 받으며 집에서 편안하게 임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방문진료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그러나 복지부도 활성화할 방법을 모른다고 할 정도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행 시범사업은 수가 책정 등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 무엇보다 시간을 쪼개서 방문진료를 해야 하는 의사들을 유인할 요소가 부족하다"면서 "(방문진료는) 이동하는 시간까지 포함해 최대 1시간 30분가량 걸린다. 시범사업을 평가해 수가를 올릴 것이라고 하지만, 현행 수가 12만원은 너무 싸다. 일본은 진료, 검사 등 수가가 세분화돼 있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현행 시스템을 갖고는 방문진료 활성화가 어렵다"며 "복지부와 함께 활성화 방안을 논의할 용의가 있다. 특히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우왕좌왕 하는 은퇴 의사들의 조직을 만들어 활성화하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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