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출입기자단 주최로 마지막 합동토론회 열어
6명 후보들, 의협 조직 개편·회무 개선 적극 약속

[라포르시안] "회장의 정치적 편향이 의협의 몰락을 불렀다.", "현 집행부는 최악이다. 그 결과 민생은 파탄이 났다."

현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과 집행부의 회무 수행에 대해 제41대 의협 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사실상 낙제점 평가를 했다.  

의협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지난 12일 오후 3시부터 의협 용산 임시회관 7층 회의실에서 협회 출입기자단 주관으로 후보자 합동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는 41대 의협회장 선거 과정에서 선관위 주최로 열리는 마지막 토론회이다. 선거운동 기간도 오는 19일 투표 마감과 함께 종료된다. 

이번 토론회 핵심 주제는 회장이 되면 협회 조직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였다. 

기호 1번 임현택 후보는 "열심히는 하지만 비효율적이고 방향성이 없으며 관료적"이라고 평가하면서 "리더가 방향을 제시하면 임원들은 속도감 있게 움직여야 한다. 또 사안에 따라 전격전이 필요하고 전략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제가 의협에 가면 회원들에게 박수 받는 일 처리를 하겠다"고 말했다. 

기호 2번 유태욱 후보는 "의협은 모든 회무를 회장과 상임이사회가 맡아 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면서 "회원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의사결정 시스템을 마련하고, 업무분장을 통해 조직을 효율화하고 슬림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기호 3번 이필수 후보는 "기존 의협 회무는 개원의 위주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상임진에서 개원의 비율이 절반을 넘는다. 지역과 직역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구조로 개편이 필요하다"며 "사무국 조직도 효율적으로 개편해야 한다. 회장이 되면 지지 여부에 관계없이 탕평인사로 최고의 원팀을 만들어 회원을 받들겠다"고 했다.

기호 4번 박홍준 후보는 "현 의협 조직은 백화점식이고 관료화됐다. 그만큼 방만하고 소모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라며 "제가 회장이 되면 의협의 존재 이유를 조직에서 알 수 있도록 하겠다. 회원 서비스, 정책 제안, 법안 대응, 대국민 홍보 등 담당 부서의 역할을 분명히 하고, 상임진들이 어떤 자리에 있는지 확실히 알도록 조직을 개편하겠다"고 약속했다. 

기호 5번 이동욱 후보는 "현 집행부는 최악이다. 그 결과 민생은 파탄이 났다. 폐쇄적인 회무 수행 방식에 반발해 회원들 편에 서겠다는 각오로 선출직 부회장직을 사퇴하고 집행부 회무를 비판했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며 "의협은 회원들을 위해 존재한다. 효율적이고 역량 중심으로 바꿀 것이며, 능력 있는 사람을 중용하는 인적 쇄신을 하겠다"고 말했다. 

기호 6번 김동석 후보는 "의협 회장의 정치적 편향이 의협의 몰락을 부른 가장 큰 이유다. 현안이 생기면 야당하고 얘기한다. 그런 행보는 중립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면서 "제가 회장이 되면 집행부의 힘을 빼고 모든 것을 산하단체로 위임하겠다. 의협은 최상위 단체로서 정부, 정치권 등과 동등한 위상을 갖도록 시스템을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40대 집행부의 회무 평가는 후보들이 자기 생각을 'O', 'X' 푯말을 들어 표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단답형 질의 결과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40대 의협 집행부 회무에 대해 후보 6명 모두 잘못했다는 의미로 'X' 푯말을 들어 올린 것이다. 

의협 회장의 정치성에 대해서도 모든 후보가 '중립'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계를 옥죄는 법안이나 정책에 어떻게 대응하겠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협상을 통해 문제를 풀겠다는 후보(4명)가 투쟁하겠다는 후보(2명)보다 더 많았다. 

후보들은 개별질의 시간에 자신을 둘러싼 의혹이나 핵심 공약을 설명할 기회도 얻었다. 

'과거 보인 행보를 보면 최대집 회장을 연상케 한다. 회장에 당선되어도 다소 과격해 보이는 행보를 지속할 것이냐'는 질문에 임현택 후보는 "나의 행동이 최대집 회장을 최대집 회장을 연상케 한다는 말은 전혀 맞지 않으며, 행동이나 말을 아무 생각 없이 막 하지 않는다. 철저히 전략적으로 접근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이를 과격하다고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기호 2번 유태욱 후보는 공약으로 제시한 닥터 신용협동조합 설립, 고퀄리티 의사연금 도입 공약에 관해 설명할 기회를 얻었다. 

유 후보는 "의사들은 면허를 취득한 후 최소 30∼40년 일한다. 정년퇴임을 하는 교수들 빼고, 많은 수가 60세 이후에도 의사 생활을 하기 한다.  노후 생활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면서 "은퇴를 대비해 면허를 딴 순간부터 의사연금에 가입하도록 하고, 새마을금고와 같은 형태로 지역마다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금고를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필수 후보는 '의협의 정치적 영향력을 높이겠다'는 공약이 공허하다는 지적이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 후보는 "지난 21대 총선을 앞두고 출범한 총선기획단은 지역의 정치 역량을 강화하고, 정당 관계자들에게 의협의 입장을 제시하는 등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면서 "악법이 나오기 전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 인적 네트워크를 제대로 갖추는 게 중요하다. 회장에 당선되면 의협 총선기획단의 역량을 강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박홍준 후보에게는 '지난해 8월 전국 의사 총파업 당시 후보가 운영하는 병원이 파업 투쟁에 동참하지 않고 진료를 했다는 의혹이 있는데, 설명해달라'는 질문이 전달됐다. 

박 후보는 "지난해 8월 초 파업 결정 직후 모든 환자 예약을 취소했고, 30명이 넘는 직원은 휴가를 갔다. 검사실은 열지 않았고, 행정 업무만 했는데 당일 아침 어지럼증, 수술 후 통증 등 응급환자 2명이 내원해 긴급 처방한 것이 전부"라며 "파업 관련 입원·응급 환자 가이드라인에 따랐지만, 회원들을 불편하게 한 점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동욱 후보는 의협과 공방을 벌여온 '공적 마스크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 해명해달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 후보는 "공적마스크는 문제가 있어야 해결을 하는 것 아니겠느냐. 나한테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경기도의사회에서 모두 투명하게 진행한 일로, 20명이 넘는 이사들이 진행 과정을 잘 알고 있다. 마음 졸이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문제가 없으니 해결할 것도 없다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동석 후보는 핵심 공약인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제정안'이 임기 중 국회를 통과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김 후보는 "많은 이들이 의료사고처리특례법을 통해 의사 구속은 막아야 한다고 말한다"면서 "다만, 현 집행부는 야당과 연결돼 있기 때문에 여당에서 해 주고 싶어도 못 해준다. 거대 여당을 협상 파트너로 생각하면서 정치적 중립성으로 접근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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