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9일 사흘간 전자투표 실시...유권자 총 5만6371명
코로나19로 선거운동 제한·인쇄홍보물 미발송 등 깜깜이 선거 우려

제41대 의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
제41대 의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

[라포르시안] 내일(17일)이면 제41대 대한의사협회장을 선출하는 선거가 시작된다.

이번 의협 회장 선거에는 모두 6명의 후보가 도전장을 던졌다. 앞서 지난달 16일 진행된 기호 추첨에서 1번 임현택(대한소아과의사회장), 2번 유태욱(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장), 3번 이필수(전라남도의사회장), 4번 박홍준(서울시의사회장), 5번 이동욱(경기도의사회장), 6번 김동석(대한개원의협의회장) 후보로 결정됐다.

유권자는 총 5만6,371명이며, 우편투표를 신청한 1,084명을 제외한 5만5,287명이 17일부터 19일 오후 6시까지 전자투표를 통해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게 된다.

이번 선거에서 눈여겨 볼 대목은 첫 결선투표제 도입이다. 

오는 19일 오후 6시 개표를 실시한 결과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 다득표자 2명을 놓고 3월 25∼26일 양일간 결선투표가 실시된다. 

6명의 후보가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어 이변이 없는 한 제41대 의협 회장은 26일 오후 7시 이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비대면 시대 ‘깜깜이 선거’ 가능성 높아

이번 선거는 과거와 달리 깜깜이 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마디로 선거 결과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시대에 유권자들은 후보들의 공약을 꼼꼼히 분석한 후 새 회장을 선택할 기회를 박탈당했다.

의협 선거관리위원회는 우편비용이 많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반송되는 우편물이 많다는 이유로 후보들의 홍보물을 유권자들에게 보내지 않았다. 

대신 후보들의 소개서와 공약을 담은 이메일과 웹진을 4회에 걸쳐 보냈으며, 후보를 소개하는 멀티문자(1,800만원 소요)를 2회 발송하는데 그쳤다.

서울에서 개원하고 있는 A 원장은 “예전에는 후보들의 홍보물을 직접 보면서 출신 대학이나 공약, 경력사항을 면밀히 살피고 의료계를 이끌 대표를 선택했는데 이번에는 이러한 기회를 잃은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충남의 한 대학병원에 근무하고 있는 B 교수는 “환자들과 씨름하다 보면 몸도 마음도 지쳐 후보들의 정보를 확인할 여유조차 없는데 한가하게 이메일을 확인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선거에 관심을 갖고 있는 호사가들만 신났다. 자신들이 갖고 있는 주관적인 생각을 마치 큰 정보인 것 마냥 떠들어댄다. 그들의 말을 듣다보면 이미 결선에 오른 후보가 결정된 듯 싶다. 

하지만 선거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는 것이 불변의 진리다. 그민큼 표심을 자극할 변수가 많다는 뜻이다.

6명 후보들의 아킬레스건은?

현재 많은 의사들은 최대집 집행부에 큰 실망감을 갖고 있다. 실제 6명의 후보 모두가 의협 출입기자단 주최로 열린 합동토론회에서 최 회장에게 낙제점을 줬다. 

최대집 집행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보직을 맡은 이필수, 박홍준 후보마저 인색한 점수를 주었다니 그 또한 아이러니하다. 

부회장으로 완주한 유태욱 후보는 이견을 낸다는 이유로 집행부가 회무에서 철저하게 배제했다고 말한다. 

이동욱 후보는 부회장을 사퇴했기 때문에 설득력이 있다. 

따라서 이번 선거의 키워드는 ‘투쟁과 협상’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6명의 후보 중 임현택, 김동석 후보는 투쟁에 무게를 뒀다. 유태욱, 이필수, 박홍준, 이동욱 후보는 협상을 선택했다. 

강한 의협, 회장 독선을 막는 팀플레이, 당당한 의협 회장, 의사의 귀환 등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공약은 차고 넘치지만 후보들의 아킬레스건은 어디에도 없다. 그래서 짚어본다.

임현택 후보=선거캠프도 없이 ‘닥치고 투쟁’으로 방향을 잡았다. 대정부 협상 과정에서 어려움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성 행보가 ‘과연 통할까’하는 물음표가 달려 있다. 

유태욱 후보=직설적인 화법으로 손해를 보는 경우다. 능력에 비해 저평가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가정의학과의사회 장기집권이 되레 독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필수 후보= 한의사가 근무하는 요양병원 봉직의로 일하다가 최근 병원을 떠났다. 또 동문 선배가 의협 대의원회 의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선거전략에 적색등이 켜졌다.

박홍준 후보= 뚜렷한 활동도 없이 연세대 의대 몫으로 강남구의사회장, 서울시의사회장을 맡았다는 의견이 분분하다. 선거를 앞두고 고려대 의대 출신 지지자들이 이탈하는 등 캠프 분위기가 어수선하다는 소식이 흘러나온다. 

이동욱 후보= 한 해에 경기도의사회장과 의사협회장에 동시에 출마하는 진기록을 남겼다. 대외적으로 극단적인 정치행보를 보였음에도 투쟁이 아닌 협상을 선택한 이유가 긍금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동석 후보= 쪼개진 산부인과의사회, 내과·정형외과·재활의학과·가정의학과의사회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는 대한개원의협의회 회장이 의협을 이끌어 갈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투표참여, 특히 대학교수와 전공의들의 선택이 당락을 판가름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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