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열질환·말라리아·SFTS 등 발열과 호흡기계증상 등 보여...의료현장 "코로나19 검사 실시 여부 등 혼란"
방역당국 "코로나19 의심증상과 구분할 수 있는 지침 준비 중"

이미지 제작: 라포르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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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포르시안] 코로나19의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수도권을 넘어 대전과 광주 지역으로까지 번지면서 방역 당국의 대응이 강화되고 있다. 여기에 전 세계적으로 다시 대유행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해외유입 사례도 증가하면서 방역망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엎친 데 덥친 격으로 여름철을 맞아 무더위와 모기나 야생 진드기 등 곤충 매개 감염성 질환 발생도 잇따르면서 방역 일선의 의료기관 대응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과 야생 진드기 매개 중증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모기를 매개로 한 말라리아 등의 감염성 질환 증상이 발열과 호흡기계 증상 등 코로나19 감염시 나타나는 증상과 유사해 일선 의료기관에서 의심환자 내원시 대응에 혼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최근 말라리아 위험지역에서 채집된 매개모기에서 올해 처음으로 말라리아 원충이 확인됐다. 

말라리아는 환자를 흡혈하는 과정에서 감염된 모기로 인해 전파되는 질병이다. 국내 말라리아 발생 현황을 보면 1970년 1만 6,000여건으로 정점을 기록한 후 말라리아 퇴치사업으로 환자 발생이 감소해 1979년 국내 말라리아 퇴치선언이 이뤄졌다. 이후 1993년 재출현한 이후 2000년에 4,142명까지 늘었다가 말라리아 재퇴치사업으로 최근 5년간 연간 400~600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주로 인천, 경기·강원 북부지역에서 말라리아에 감염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말라리아 감염시 오한, 고열, 발한 등이 순서대로 발생하는 주기적인 열발작이 가장 특징적인 임상증상이다. 초기에는 권태감 및 발열증상이 수일간 지속되고 두통이나 구역, 설사 등을 동반할 수 있다.

야생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은 2013년 5월 제주도에서 국내 첫 환자가 보고된 이후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로, 2017년 이후부터 매년 200명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SFTS 감염시 38℃ 이상 고열과 오심·구토, 설사, 식욕부진 등의 증상을 보인다. 피로감, 근육통, 경련 등 신경하적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6월 중순 이후부터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폭염에 따른 온열질환 환자 발생도 증가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전국 500여 개 응급실을 통해 온열질환자 내원현황을 신고 받는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 이후부터 6월 30일까지 254명의 온열질환자 발생이 보고됐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 시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고 방치 시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질병으로 열탈진(일사병)과 열사병이 대표적이다.

온열질환을 비롯해 말라리아, SFTS 감염시 나타나는 초기 증상이 발열과 피로감 등 코로나19와도 유사한 측면이 있어 의료기관에 의심환자 내원시 코로나19와 구분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방문했을 때 선별진료소로 가야 할지, 코로나19 검사를 먼저 시행해야 할지를 놓고 일선 의료진도 혼란을 겪고 있다. 

수도권의 한 병원 관계자는 "폭염으로 온열질환자 발생이 잇따르고 말라리아, SFTS 등 감염성 질환도 발생하면서 발열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내원했을 때 진료 과정에서 코로나19 검사가 더해져 혼란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도 이 문제를 놓고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지난 1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말라리아 관련해 경기도 파주에서 채취한 매개모기로부터 말라리아 원충이 확인됨에 따라 말라리아는 위험지역 거주자나 방문자에 대한 진단과 치료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며 "임상적인 증상을 일반인이 (코로나19 증상과) 구분하기 쉽지 않고, 그렇다고 모든 환자를 코로나19로 의심할 수 없기 때문에 일단 마스크를 착용하고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를 받고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선별진료소를 통해 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선 의료현장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관련 전문가 논의를 거쳐 온열질환, 말라리아 감염 등과 코로나19 의심증상을 구분할 수 있는 지침을 준비하고 있다.  

정 본부장은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도 발열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현재 전문가 회의를 통해 상황이나 증상으로 온열질환과 코로나19 의심증상을 구분할 수 있는 지침을 만들고 있다"며 "지침이 마련되면 응급의료기관을 대상으로 공지하고 임상현장에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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