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서 생존기간 26개월 연장 확인

간세포암 1차 치료제 '넥사바'(사진 왼쪽)와 2차 치료제 '스티바가'.
간세포암 1차 치료제 '넥사바'(사진 왼쪽)와 2차 치료제 '스티바가'.

[라포르시안] 암은 사망과 직결되는 질병이기 때문에 항암 신약을 개발할 때 생존기간의 연장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할 사항으로 꼽힌다. 다행히 여러 암종에서 획기적인 신약이 등장하면서 전체 생존기간(OS)은 조금씩 연장되고 있다.

다른 암종에 비해 개발이 더디고 변화가 미미했던 ‘간세포암’에서도 10년의 가까운 시간에 획기적인 생존기간 연장을 이끌어낸 치료제가 등장하고 있다.

최근 30여년 동안 간암의 연간 조사망률(crude death rate)은 꾸준히 증가했고, 경제적 부담은 2010년 약 3조4,000억 원으로 모든 암종 중 가장 높다. 그만큼 간세포암 치료 분야에서 생존기간 연장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최근 들어 간암 치료에 있어서 전신 항암치료제 1,2차 연속요법의 등장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1차 치료제에서 2차 치료제로 이어가는 연속요법을 적기에 사용할 경우 진행성 간세포암 환자의 삶을 2년 이상 연장하는 것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스티바가, 넥사바 사용 이후 2차 치료제로 처방

간세포암은 90%가 진단시점에서 간경변증 혹은 만성 B형간염을 가지고 있어 간 이식, 간 절제 등 수술 치료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간세포암 1차 치료제 ‘넥사바(성분 소라페닙)’는 수술적 치료가 불가능한 환자에게 사용하는 유일한 전신 항암 치료제이다.

넥사바는 ‘SHARP’ 연구를 통해 위약 대비 1년차 생존율을 44%까지 높인 약제로(위약 33%) 진행성 간세포암 환자의 OS를 유의하게 개선했다. 아시아(한국, 중국, 대만) 환자만을 대상으로 한 AP(Asia-Pacific) 연구와 전체 임상대상 환자 대비 아시아인의 수가 44% 가량의 비율로 참여한 대규모 임상데이터 ‘GIDEON’ 연구에서도 OS의 유의한 연장을 입증했다.

그러나 환자에게는 넥사바 이후의 치료옵션이 없다는 한계점이 있었다. 그러던 중 약 10년 만에 진행성 간세포암 2차 치료제 ‘스티바가(성분 레고라페닙)’가 출시되면서 간세포암 전신 항암요법은 연속치료를 통한 생존기간 연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스티바가는 국내에서 넥사바 사용 이후 간세포암이 진행한 환자에서 2차 치료제로 처방되고 있다.

글로벌 3상 임상 ‘RESORCE’ 탐색적 하위분석 연구 결과.
글로벌 3상 임상 ‘RESORCE’ 탐색적 하위분석 연구 결과.

넥사바, 스티바가 연속옵션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진행성 간세포암 환자도 2년 이상의 삶의 연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글로벌 3상 임상 ‘RESORCE’ 연구의 탐색적 하위분석 연구 결과에 따르면 1차 치료제로써 넥사바를 투여한 후 2차 치료제 스티바가를 연속적으로 투여한 군에서 전체 생존 기간의 중앙값(Median OS)이 26개월로 나타났다.

또한 넥사바와 스티바가를 연속 투여했을 때 넥사바 투여 후 1년 생존율은 82%, 3년 생존율은 31%, 5년 생존율은 16%로 간세포암 치료의 주요 목표인 생존율의 유의한 개선을 보였다.

임호영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상당수의 간세포암 환자의 경우 수술이 불가능한 시점에 병원을 찾기 때문에 이 환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화두는 OS의 연장”이라며 “소라페닙 이후 레고라페닙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진행성 말기 간세포암 환자들도 2년 이상 생존이 가능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1차 치료제 실패하더라도 2차 치료제가 있느냐는 중요한 문제”

스티바가의 등장으로 생존기간 연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가운데 니볼루맙, 카보잔티닙, 라무시루맙 등 2차 전신 항암 치료제 개발이 속속 진행되고 있다.

대한간암학회와 국립암센터가 올해 6월 개정 발표한 ‘2018 간세포암 진료 가이드라인’에서도 2차 치료제가 대거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이들 치료제 중 스티바가 만이 대규모 RCT 연구를 통해 소라페닙에도 질병이 진행한 간세포암 환자에서의 전체 생존 기간 중앙값(Median OS)의 유의한 개선을 입증했다.

넥사바 이외에도 렌바티닙이 지난 8월 절제 불가능한 간세포성암에 대한 1차 치료제로 식약처의 허가 승인을 받았다. 렌바티닙은 넥사바 이후 10년 만에 등장한 1차 치료제로 1차 유효성 평가 변수인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Median OS) 13.6개월을 나타내며 넥사바 단독요법 대비 비열등성을 확인하는 데 그쳤다.

렌바티닙은 현재까지 2차 치료제에 대한 허가 받은 옵션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호영 교수는 “당장 생존이 절박한 암 환자들에게는 전체 생존기간의 연장이 중요한 요소다. 때문에 1차 치료에 실패하더라도 사용할 수 있는 2차 치료제가 있느냐 없느냐는 치료법 선택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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