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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새내기 전문의가 2차 의료기관서 살아남는 법마상혁(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
마상혁(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

[라포르시안] 이제 새내기 전문의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대개는 본인들의 갈 자리가 정해져 있다. 3차 의료기관의 자리는 한정적이고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좋은 대우를 받기 힘들지만 많이 선호한다. 특히 연구에 관심이 많은 경우는 이런 문제를 안고도 진로를 결정하게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새내기 전문의들은 개원을 하기가 쉽지 않아서 2차의료기관으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막상 2차의료기관을 알아보면 입맛에 맞는 병원이 그리 많지 않음을 또 알게 되어 힘든 경우가 생기는데, 특히 연고가 없는 곳에서 자리를 잡는 것은 모험에 가까운 일이 될 것이다. 그리고 소위 사무장병원인지, 블랙리스트에 올라있는 병원인 지 알아보는 것도 더욱 힘들다. 막상 2차의료기관에 취직을 해서 가보면 분과가 확실하게 되어 있지 않은 경우도 많아서 부담이 되고, 진료 환경이 수련 받을 때와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에 당황하게 된다.

그럼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

의국에서 소개하거나 지인들의 소개로 가는 것이 그나마 나을 수 있다. 그러나 생면부지의 병원에 가게 되면 적응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고 진료실적위주의 병원이라면 시간이 지날수록 더 부담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연고가 있거나 수련 받은 병원에서 멀지 않는 병원이면 적응하는데 나을 수도 있다. 이는 이미 어느 정도 병원의 분위기를 알고 가는 경우이고 지역적으로 연계가 있는 병원이므로 환자 전원 시에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장점으로 작용한다.
서울과 수도권을 벗어나면 어느 정도 자리는 많이 있어 선택의 여유가 있을 수 있으나 지방을 선호하지 않는 경향들이 많다 보니 수도권들의 병원의 선택의 폭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그럼 근무환경이 좋지 않고 급여가 낮아질 수 밖에 없다.

수련 받는 동안 각종 발표에 컨퍼런스에 참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된다. 거기다가 전문의 시험 준비 기간 동안의 스트레스로 인하여 봉직의로 시작하면서 힘든 것을 피하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대개의 2차의료기관은 논문에 대한 스트레스가 거의 없다. 그러다 보면 나태해질 수 밖에 없고, 그렇게 몇 년이 지나면 머리 속에 남아 있는 것이 별로 없게 되고 결국 자시이 감당할 수 있는 환자의 수는 줄어들게 된다. 2차 의료기관 봉직의로서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의사는 환자를 대하는 시간 동안에는 근무기관에 관계없이 의사로서의 자기 투자에 인색하지 않아야 한다. 물론 대부분의 2차 의료기관들은 연구 중심의 병원이 아니다 보니 3차 의료기관 보다는 진료환경이 좋을 수는 없지만 이런 이유가 변명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굳이 논문을 쓰지 않는다 해도 연수강좌에 가능하면 많이 참석해서 최신 지견을 가지도록 노력해야 하고, 이런 노력이 의사로서의 삶의 만족도를 높이고, 나아가 병원에서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2차의료기관의 경우 경미한 환자들이 많은데 이런 환자들은 수련기간동안 경험을 하지 못했으므로 나름대로의 준비가 또 필요하다. 수련 받을 동안의 지식으로 환자를 대하면 정도가 지나친 검사와 치료가 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전문의가 되고 나면 많은 급여를 바라고 병원을 알아보기 시작한다. 병원을 경영하는 입장에서는 적절한 급여를 제공하려고 하지만 생각보다는 바라는 수준 보다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많은 급여를 받는 병원의 경우 그 만큼의 수익을 올려주어야 하고, 그에 비례해 삶의 질은 떨어질 수 밖에 없고, 자기에게 투자할 시간이 없어지게 된다. 즉 매일 수술 혹은 외래를 봐야해서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게 된다. 당장은 급여가 많아서 좋을 지는 몰라도 시간이 지나면 높은 급여가 부메랑이 되어서 곤경에 처하거나 다른 병원으로 이직하게 되는 이유가 될 수 있다.

병원에 취직을 하게 되면 보는 환자수가 많을 수가 없다.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고 자기 노력도 필요하게 된다. 병원을 자주 옮기다 보면 결국 적응 시간이 많이 필요하게 되고 스스로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계기가 된다. 시간이 지나면 선택의 폭은 점점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개원을 목표로 삼고 있다면 한 지역에서 상당기간 봉직을 하다가 개업을 하게 되면 유리한 면이 있으니 병원을 선택할 때 상당기간 있을 것으로 예상을 하고 선택하는 것이 좋다.

병원이 결정이 되고 나면 환자를 전원을 할 수 있는 병원이 어떤 곳이 있는 지, 그리고 어느 분한테 환자를 보내면 되는 지를 파악한 후 인간관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를 보다 보면 전원을 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데 이때 소견서 써주고 보호자나 환자가 알아서 옮기라고 하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 수 있다.

내가 선택한 병원이 사무장 병원 혹은 블랙리스트에 올라간 병원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병원 설립자의 가족들이 병원에 근무하는 인원이 많은 경우, 약물의 선택이 자유롭지 못한 경우, 과한 인센티브가 있는 병원, 병원 경영진에서 고가의 시술, 검사를 요구하는 경우, 설립자가 의사가 아닌데 원장을 하라고 하는 경우, 병원 증축이나 운영에 대출하는 데에 있어 보증을 요구하는 경우, 의사들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가 있는 병원 등은 일단 사무장 병원 가능성을 의심해 봐야 한다. 

또한 투자자가 자금을 일부 대고 의사명의로 대출을 받아 요양병원 인수 후 실질적인 운영은 모두 의사가 하는 것처럼 해 놓고 투자자는 한달에 일정금액의 돈을 배당금 명목으로 받아가는 경우, 설립자의 친인척을 직원인 것처럼 해놓고 급여를 받아가는 경우 등은 사무장 병원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선배들의 조언을 듣고 결정하는 것이 좋다.

전문의로서의 출발은 의사로서의 완성이 아니고 또 다른 시작이다. 작은 여유시간이지만 각종 대외활동을 통해서 삶의 질을 높이는 계기를 만드는 것도 좋다. 대한민국에서 의사로서의 삶은 어느 기관에 있든지 쉽지 않다. 따라서 자기 자신에 대한 꾸준한 투자만이 밝은 미래를 가질 수 있게끔 할 것이다.

라포르시안  webmaster@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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