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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독감 바이러스는 진화하는데...관리대책은 제자리마상혁(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
마상혁(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

[라포르시안] 이번 겨울에도 어김없이 인플루엔자 대유행을 맞이했다. 작년 12월부터 시작해 인플루엔자 A, B형이 동시에 유행하는 특징을 가졌다. 인플루엔자 A형과 B형은 다른 바이러스라고 봐도 된다. 따라서 독감에 두 번 걸리는 경우도 생기고 있어 유행기간이 길어지고 더 많은 환자들이 발생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한다.

작년과 유사하게 초중고 학생들에서 많은 환자가 발생했다. 두 가지 원인을 생각할 수 있는데 백신 접종률이 떨어졌거나 학교 혹은 학원내에서 전파가 쉽게 이루어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학교마다 무단결석처리를 하지 않으려면 병원에서 발급한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 데 왜 이런게 필요한 지 이해할 수 없다. 아프면 학교에 가지 않을 수도 있고 병원에 입원 할 수도 있는데 왜 이리도 등교에 집착하는 지 모르겠다. 게다가 질병관리본부의 감염병 감시체계는 독감주의보를 내릴 수 있을 만큼 체계를 잡고 있지만  지역마다 환자의 발생시기가 조금씩 차이가 나는 부분을 전혀 확인할 수 없는 단점이 있다.

2009년 신종플루 대유행 이후...

2009년 당시 신종인플루엔자 A(H1N1) 유행을 겪은 이후 인플루엔자 방역사업에 엄청난 비용을 투자했다. 그 결과의 산물로 각종 보고서와 논문이 작성됐지만 임상현장에서 느끼는 것은 거의 변화가 없고, 오히려 더 혼란스럽다는 점이다. 결국 연구를 위한 연구를 한 것이고, 결과물들이 실제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그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도 전문가인 의사들이 느끼는 것이 없다면 결국 국민의 세금을 낭비한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작년 11월 30일 질병관리본부에서는 학교, 어린이집에서 인플루엔자 격리 기준을 만들어 발표했다. 이런 기준은 벌써 오래전에 나왔어야 했다. 더 큰 문제는 이를 지키는 학교가 거의 없는 것 같다는 점이다. 인플루엔자는 해마다 유행을 반복했지만 지자체나 교육당국의 대응 방식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 그리고 서로 연계하는 모습도 볼 수 없었다. 결국 인플루엔자 유행 때마다 휴일의 종합병원 응급실은 대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표 출처: 질병관리본부가 만든 '인플루엔자 관리 가이드라인' 중에서

인플루엔자 유행이 시작되기 전 언론들은 인플루엔자 백신접종 비용을 문제삼는 보도를 해마다 되풀이 하고 있다. 현재의 백신 접종이 민간의료기관 의존도가 높고, 요양급여에 포함이 될 수 없는 비급여 품목이기 때문에 접종 비용은 차이가 날 수 있다. 병원은 인건비, 유지비, 세금 등을 제하고 나면 실제로 백신 접종을 통해 발생하는 이익이 크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은 마치 병원들이 폭리를 취하는 것처럼 과장해서 보도를 하고, 심지어 B형 인플루엔자는 감기처럼 지나가기 때문에 3가 백신 접종을 하는 게 맞을 것 같다는 근거없는 보도도 하고 있다. 해마다 인플루엔자 감염으로 인해 성인에서 사망 보고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언론 보도는 하나같이 질병의 심각성을 간과하고 있다. 그리고 근본적인 방역대책의 문제는 어느 언론에서도 다룬 적이 없다.

인플루엔자 관리대책, 어떻게 개선하나

해마다 되풀이되는 인플루엔자 유행으로부터 국민의 건강피해를 최소화 하려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까. 질병관리본부에서는 우선 인플루엔자 감시체계를 각 자자체 중심으로 할 수 있도록 구성을 바꾸어야 한다. 그리고 백신 접종 후 시간별 백신 효능 연구를 수행하고 이후에 우리나라의 인플루엔자 백신접종 시기를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감시체계의 구체적인 자료를 지역 전문가들과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백신의 보관부터 접종까지 제대로 이루어 질 수 있도록 관리 감독과 교육에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의사가 하루에 접종 할 수 있는 인원을 제한함으로써 적절한 접종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보건당국은 또 인플루엔자 유행 정보, 관리지침을 교육행정기관에 즉시 공유해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학원 등의 교육현장에서 2차 감염환자가 많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각 사업장에도 인플루엔자 유행 상황과 관리지침을 전달해 직장내에서 2차 감염을 줄일 수 있게끔 해야 한다.

각 지자체에서는 각 지역별 감염병전문가 위원회를 구성하도록 관련 법규정을 만들어야 한다. 이 위원회를 상시적으로 운영토록 하고, 여기서 조사된 자료는 의료인들이 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언론은 인플루엔자 유행 정보를 보도할 때 복수의 감염병 전문가로부터 자문을 구해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인플루엔자 유행시기가 되면 의료기관별로 내원 환자 치료, 격리가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준비가 필요하다.특히 연휴나 휴일에 많은 환자가 응급실로 몰릴 때를 대비해 인플루엔자에 대한 적절한 설명서 등을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이를 통해서 환자나 보호자가 감염질환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감염 확산을 방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임상현장에서 여전히 인플루엔자 진단과 치료에 혼선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치료에서 불필요한 약물의 사용, 약물의 적응증 등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많은 보건정책이 만들어지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으며, 그럴 기회조차 없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정책입안 시 전문가 참여를 의무화 하는 게 필요한 듯 싶다. 해마다 반복되는 인플루엔자의 유행에서 전문가 단체의 역할은 거의 없는 상태이다. 언론에서 정확하지 않는 의료정보를 보도하는 경우 이를 바로잡는 게 전문가 단체의 역할임에도 그러지 못했다. 국민들 사이에서도 전문가단체로서의 역할이 미미하다보니 신뢰도가 낮다. 따라서 대한의사협회와 각 지역의사회에서는 감염병위원회를 구성해 지역에 유행하는 질환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혼란을 줄이도록 하고, 전문가단체로서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라포르시안  webmaster@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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