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글로벌 조직개편 따른 조치"...노조, 25일 고용안정 쟁취 결의대회 예고

 [라포르시안]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다국적제약사인 박스터 인터내셔널의 한국법인이 심각한 노사 갈등을 빚고 있다.  

21일 한국민주제약노동조합에 따르면 박스터 측은 지난 14일 영문으로 작성된 사직서를 7명의 직원에게 전달하면서 서명을 강요했다. 

사직서에는 보상금으로 근속연수에서 9개월분의 임금을 추가해 지급하겠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었다.

박스터 측은 7명과 가진 1차 면담에서는 권고사직 대상자로 선정된 이유가 '저성과자'라고 했으나, 2차 면담에서는 성과가 판단기준이 아니라고 말을 바꿨다고 노동조합 측은 주장했다.

박스터 노조는 특히 사측이 보상금 지급 부담을 덜기 위해 권고사직을 가장한 강제 퇴직·찍어  퇴직을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사측에 강력히 항의하기 위해 오는 25일 본사가 위치한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고용안정 쟁취 결의대회’를 열 계획이다.

박스터 노조 관계자는 “일부 직원을 대상자로 선정해 강제퇴직을 요구하고 있다. 대상자 선정기준도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 한 채 영어로 된 사직서에 서명을 강요하고 있다”며 “해당 사직서에는 부제소특약( 민·형사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계약) 조항까지 추가해 국민으로서 누려야할 정당한 권리마저 탄압하고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박스터 노조는 지난 19일부터 오전 출근 시간에 맞춰 교보빌딩 10층 복도에서 피켓을 들고 구호 투쟁을 시작했다.

이에 대해 박스터 측은 7명 직원의 사직서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입장과 함께 글로벌 조직 개편에 따른 조치라고 해명했다.

박스터 관계자는 라포르시안과의 통화에서 “지난해 글로벌 사업전략이 바뀌면서 국가별 조직개편에 따른 인사이동이 있었다”며 “환자들에게 더 좋은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서 포트폴리오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스터는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1972년 혈액투석 사업을 시작으로 국내에 진출했다.

1991년 국내법인을 설립했고, 현재 마취제·영양수액 등의 의약품과 의료기기 분야의 복막 투석액, 자동 복막투석 기계 등을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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