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25일 성명을 내고 "환자의 불안과 피해를 가중하는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 장기화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의료진의 빠른 복귀는 물론이고 양측이 각자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서가 아닌, 환자중심의 의료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나설 것"을 촉구했다. 

무엇보다 전공의 집단사직에 따른 의료공백 장기화로 환자 피해가 현실화하고 있는 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환자단체연합회는 "응급 수술이나 처치가 필요한 환자, 그리고 적시에 최선의 수술이나 항암치료·방사선치료·장기이식·조혈모세포이식 등의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의 경우 사태가 장기화하면 생명과 건강에 치명적인 피해가 발생할 개연성이 크다는 우려를 표명했으며, 이제 그 우려는 속속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환자단체연합회가 지난 2월 26일부터 3월 20일까지 9개 소속 환자단체 회원을 대상으로 환자 불편·피해 사례 모니터링을 진행한 결과, 31명의 환자가 진료 연기, 취소 등으로 인한 불편이나 불안, 피해를 실제로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피해 사례를 보면 암환자들은 조혈모세포 이식술과 항암치료 일정이 연기됐고, 백혈병·혈액암 환자의 골수검사와 심장질환 환자의 수술이 연기됐다. 특히 완전관해 후 완치율과 장기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시행하는 공고 항암치료가 2주 정도 연기되는 사이 암세포가 재발한 백혈병 환자가 다시 암세포를 없애는 관해유도 항암치료를 받아야 하는 사례도 있었다. 

관을 삽입해 치료를 받아야 하는 와상 폐렴환자가 해당 처치를 담당하는 전공의 부재로 인해 일반 병원에 입원해 약물로 치료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환자단체연합은 "각자의 질환과 그로 인한 증상들, 치료와 재발, 각종 수술과 검사로 늘상 질병과 싸우고 있는 환자들에게는 이 모든 상황이 엄청난 스트레스 요인일 수밖에 없다"며 "의사들이 환자 손을 놓고 떠나버렸는데도 병원만 바라볼 수밖에 없는 환자들은 작금의 상황을 마주하고 절망에 빠진 심정을 소리 높여 말할 처지조차 되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전공의가 사라진 병원에서 그나마 교수와 전임의(전문의), 간호사 등 남은 의료진이 버텨주어 환자들도 이만큼이나마 버틸 수 있었지만 이제 교수들마저 병원을 떠난다면 환자들의 생명과 안전은 더는 보장받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환자단체연합은 "의료계와 정부는 정말로 환자들이 제때 치료받지 못해 죽어 나가는 상황이 되어서야 이 비상식적인 사태의 종지부를 찍을 셈인가"라며 "환자의 불안과 피해를 가중하는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 장기화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의료진의 빠른 복귀는 물론이고 양측이 각자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서가 아닌 환자중심 의료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나설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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