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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 생각만해도 숨이 막히고 무섭다"는 응급중환자실 간호사만성적 간호인력 부족 상황서 확진자 증가 따른 의료대응 우려
간호사 1인당 환자수 법제화 통한 적정 간호인력 확충 절실

[라포르시안] "다시 돌아온 겨울에 일상회복과 위드코로나 소식이 들려옵니다. 무섭습니다. 또 얼마나 많은 환자들이 병원으로 몰려들지. 그리고 그 환자들을 간호하기 위해 수많은 숙련된 간호사들을 차출하고 그 자리를 신규 간호사로 채워넣을지 벌써부터 숨이 막힙니다......" 

한 대학병원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는 경력 11년차 간호사가 대통령을 비롯해 각 지자체장, 국회의원들에게 보낸 편지 속에서 한 말이다.  

편지를 보낸 건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법제화 등을 담은 '간호인력인권법' 제정을 위한 국회 국민동의청원 운동을 알리고 법제정을 호소하기 위해서다.

22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응급중환자실에서 근무하는 경력 11년차 간호사가 간호인력인권법 제정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편지를 모든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발송했다. 

이 간호사는 편지에서 "코로나19가 시작되고 난 후 많은 국민들이 덕분이라며 엄지를 들어주었을 때, 누구보다 먼저 엄지손가락을 들었던 분들이 자꾸 생각난다"며 "코로나 의료진들이 어떤 고통을 겪고 있는지, 챌린지의 의미조차 모른 채 그저 보좌관이 시키는 대로 엄지를 치켜세운 모습을 찍고 돌아선 그런 국회의원이나 지자체장도 분명 있었겠지만"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분명 그 중에 적어도 몇 명은, 아니 단 한 명이라도. 진심으로 의료진의 희생과 노고에 진심을 담아 ‘덕분에 챌린지’에 함께 한 분도 계시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며 "그리고 내가 국회의원으로써, 지자체장으로써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겠노라고. 그런 다짐을 했을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혹시 그런 다짐을 했었던 국회의원이나 지자체장이 너무 바쁜 와중에 그 생각을 잊었을까 싶어 "누군지 모를 그 단 한 명을 상상하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이렇게 편지를 쓴다"고 했다.

'의료진 덕분에'를 통해서 한 약속을 믿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간호사는 "저와 제 동료 간호사들 그리고 미래의 간호사가 되기 위해 준비중인 수많은 학생들은 내일은 조금 더 나아질 거라 믿으며 고통스러운 현실을 견디고 있다"며 "‘덕분에’라고 말해준 당신이 해주실 일이 있다. 간호인력을 일회용품처럼 쓰는 병원의 탐욕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간호인력인권법' 제정을 위한 국민동의청원 운동에 관심을 갖고 적극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한국병원의 30%는 의료법의 간호사 인력기준을 위반하고 있지만 아무 처벌을 받지 않고 있다. 그런 이유로 노동조합과 시민사회단체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간호인력인권법' 10만 입법청원이 진행되고 있다"며 "위드코로나로 전환하기 전 바로 지금, 입법청원 10만 달성이 저희는 너무나 절실하다"고 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선우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 2021년 4월 기준 전체 의료기관의 30.3%가 간호사 법정 정원 기준을 지키지 않고 있다.

상급종합병원은 미준수 의료기관이 한 곳도 없으나, 병원급(30~99병상)은 53.3%, 100개 이상 병상을 갖춘 종합병원은 11.6%가 간호사 정원 기준을 어기고 있었다. 

위드 코로나로 방역체계를 전환할 경우 지금보다 더 많은 확진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럴 경우 가뜩이나 인력부족에 허덕이는 병원에서 급증한 확진 환자들을 간호하기 위해 숙련된 간호사를 차출하는 대신 신규 간호사로 빈자리를 채우는 상황이 닥칠까 두렵다는 것이다.

2년 가까이 이어진 코로나19 유행으로 의료인력 피로도가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위드 코로나에 따른 의료대응 체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다. 

편지는 "코로나가 닥쳐도 간호사가 사람답게 일할 수 있는 세상, 이제 정치를 하는 당신이 나서주시면 안되겠습니까"로 끝을 맺었다. 

이미지 출처: 국회 국민동의청원 사이트 화면 갈무리.

한편 의료연대본부는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법제화 등을 담은 '간호인력인권법' 제정을 위한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 바로가기>

국회가 작년 1월부터 운영을 시작한 전자청원 플랫폼인 '국민동의청원'은 시민이 국회에 법률 제·개정이나 폐지, 공공제도·시설운영 등에 관해 청원을 등록한 후 30일 이내에 10만명 이상 동의를 얻으면 안건이 소관 상임위원회로 자동 회부된다. 

간호인력인권법 제정을 대한 국회 국민동의청원에는 22일 오전 8시 기준으로 6만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했다. 청원서 동의기간은 이달 27일까지며, 앞으로 5일 안에 4만명 이상이 추가로 동의해야 '간호인력인권법' 제정 청원서가 해당 상임위 안건으로 회부될 수 있다. 

간호인력인권법은 간호인력 수급 종합계획과 임금 결정 등의 내용과 함께 환자 수에 따른 간호사 최저 인력 배치기준을 규정해 놓았다.  

일반병동, 중환자실, 외상응급실, 수술실. 신생아 집중치료실 등 근무 장소별로 환자 수에 따른 간호사 인력 최저 배치기준을 명시했다. 예를 들면 중환자실은 '환자 2인당 간호사 1인 이상', 외상 응급실은 '환자 1인당 간호사 1인' 같은 식이다. 

간호인력의 임금 등 처우개선을 위한 내용도 담았다. 

보건복지부장관이 간호 인력의 임금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매년 지역별, 직종별, 직급별 월평균 총 수입 등을 조사하도록 했다. 이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정기적으로 간호인력 지역별, 종별 임금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개선안과 임금 기준안을 '간호인력 임금결정위원회'를 통해 제시하도록 규정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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