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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증원·공공의대 설립 모두 반대?...다른 생각 가진 의사·의대생들도 있다의협·대전협 주도 파업에 다른 목소리 내기 힘들어..."공공의료 중심 의사 증원 정책 필요"
다른 목소리 내기 힘든 분위기..."수업거부 등 집단행동 불참시 불이익 우려"

[라포르시안] 연일 세자릿수를 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는 가운데 의사단체 주도로 의과대학 정원 확대 정책에 반발하는 파업이 벌어지고 있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유행을 겪으면서 감염병 재난에 대응하는 공공의료 시설과 인력 확충 필요성이 커졌다. 정부에서 다소 갑작스럽게 10년간 의과대학 입학정원 400명을 한시적으로 증원하는 정책이 발표됐다.

의대정원 확대 정책이 나오자 불길에 기름을 끼얹은 듯 의료계 반발이 거세다.  

의과대학 학생부터 전공의, 전임의, 개원의사, 의대 교수까지 모두 한 목소리로 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 이번 파업을 주도하는 의사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가 공식 채널을 통해 발표하는 '의대정원 정책 철회, 원점 재검토'가 곧 모든 의사집단이 동의하는 생각이라는 식으로 비춰진다.

그러나 어느 집단이건 그렇지만 모두가 다 같은 생각을 하는 건 아니다. 소수이지만 분명히 다른 생각을 하는 의사들도 있다. 

7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여의도공원에 수련병원 전공의와 의과대학 학생 등 6,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0 젊은의사 단체행동' 집회가 열리고 있다.

다른 생각을 가진 어느 의사들

앞서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는 지난 24일 성명을 내고 "코로나19 위기 상황에 명분 없는 의사 파업은 중단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인의협은 코로나19 2차 대유행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의대 입학정원을 현재 3,058명에서 3,458명으로 10% 남짓 정원을 늘린다는 것 때문에 의사들이 진료거부를 선택하는 건 시민들 눈에 납득하기 어려운 비윤리적 행위로 여겨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인의협은 "'의사가 부족하지 않다’는 의사협회 지도부 주장과 달리 한국의 인구 당 의사 수는 OECD 평균의 65.7%, 의대 졸업자 수는 58%에 불과하다. 의사증가율이 높다는 것은 과학적 주장이 아니다"며 "과거 특정 시점 한국 의사 수가 매우 적을 때 분모가 작아 높았을 뿐 현재는 감소해 OECD 평균과 유사하다. 반면 외국은 의대 정원이 크게 늘며 증가율이 유지되는 추세"라고 주장했다.

인의협은 지난 26일 의협을 비롯한 의료계에서 의대정원 확대 정책에 반대하면서 ▲한국의 의사 증가율이 높다 ▲한국은 의료 접근성이 매우 높다는 주장을 반박하는 팩트체크 자료도 냈다.

인의협은 이 자료를 통해 "의협과 대전협이 '우리나라 인구 천 명당 활동 의사 수의 연평균 증가율은 OECD 평균 증가율보다 3배'나 높다는 식으로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과거에 의사수가 매우 적었기 때문"이라며 "한국의 연평균 의사 증가율은 점점 감소해
최근에는 OECD 평균과 비슷한 수준에 도달했고, 의사증가율이 OECD 3배라는 주장은 과거 어느 특정 시점에서는 사실이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의사단체에서 한국의 높은 의료이용 접근성을 언급하면서 환자 1인당 외래진료 건수와 입원일수 등이 세계에서 가장 많다는 점을 제시하고 있지만 이를 근거로 의료접근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인의협은 "한국과 일본의 진료 건수가 많은 이유는 행위별 수가제로 인해 의료공급자들이 과잉의료로 경제적 인센티브를 창출하기 때문"이라며 "한국은 건당 평균 입원일수가 세계에서 가장 긴 것은 높은 의료 접근성이 아니라 비효율과 열악한 의료대응을 시사하는 지표로, OECD는 민간의료중심 체계 경쟁적 의료공급시장과 지불제도가 일으키는 과잉 의료공급으로 인한 문제라고도 지적해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의료 자원 수급불균형으로 지역간 심각한 건강불평등이 초래되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히 외래진료 건수와 입원일수 등으로 의료접근성을 판단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인의협은 "의료 자원의 불균형은 심각한 의료격차를 낳고 있다. ‘치료 가능한 사망률’이 2015년 기준 인구 10만 명 서울은 44.6명, 충북 58.5명으로 30% 이상의 차이가 나고, 서울 강남구는 29.6명인데 반해 경북 영양군은 107.8명으로 그 차이가 3.6배에 이른다"며 "'한국의 의료접근성이 경제적, 지리적으로 이미 OECD 국가의 상위권’이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다른 생각을 가진 어느 전공의들

이번 의사총파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전공의 집단에서도 다른 생각이 표출되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가  1차 단체행동에 나선 지난 7일 '의사와 환자 모두를 위해 더 나은 의료환경을 바라는 어느 전공의들' 명의로 성명이 나왔다.

'어느 전공의들'은 "올바른 의사 증원과 의료환경 개선을 요구한다는"며 "우리는 지금 (대전협) 집행부가 주장하는 의사 증원에 반대하는 파업 방향에 다소간의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밝힌다"는 의견을 냈다.

이들이 주장하는 건 '공공의료 중심'의 의사 증원 정책이다. 충분한 제도적 준비 없이 의사 증원이 이뤄질 경우 '지역의사제' 취지는 사라지고 다시 수도권 중심 의사 쏠림으로 귀착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어느 전공의들은 "의료계의 여러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 국가의 재정 지원으로 권역별 국공립의대를 통해 지역의사를 양성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양성된 의료인들이 해당 지역사회에서 충분한 기간 일하며 지역간 의료 격차를 줄이고, 국가적 감염병 등의 재난상황에 제대로 대처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중장기적 목표를 가지고 교육과 체계적인 인력 관리 체계를 마련하고 충분한 의료재정을 지원하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의료계가 전문주의와 책임성에 기초해 의사인력 수급 불균형 등 의료현안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 과정에서 시민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냐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어느 전공의들은 "아플 때 합리적이고 안전한 의료를 제공받는 것은 존엄한 인간으로 누구나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이며, 이런 의료의 기본적인 부분이 침해받는 것을 막는 것 또한 의료인과 의료계의 의무"라며 "의대 증원정책의 바탕에는 더 가까운 곳에서 더 좋은 진료를 받고 싶다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있으며, 전공의들의 투쟁 역시 이들의 요구를 인정하면서 동시에 정부와 병원에 진료환경을 개선시킬 수 있는 요구사항을 제시하고 시민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방향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다른 생각을 가진 어느 의대생들

동맹휴학과 의사국가고시 거부를 선언하면 의사총파업에 적극 동조하고 있는 의대생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목소리가 있다. 다만 지금까지는 의대생과 의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이 참여하는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가 발표하는 공식 입장이 주로 전달됐다.

이와는 '다른 의견을 가진' 의대생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제대로 알려지진 않았지만 지난 17일 '다른 의견을 가진 어느 의대생들' 명의로 성명이 나왔다. 

이들은 "우리는 수업거부에 동참하지 않을 권리는 보장받아야 하며, 파업에 동참하지 않는 이들이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의대협은 전 의대생 동맹 휴학과 의사국가시험 응시 거부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의대협 입장에 2만 의대생 모두가 동의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의대협 주도로 추진되는 단체행동 속에서 소수의 목소리가 충분히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의료계가 의대정원 확대 정책에 반대하는 논리 중 하나로 제시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접근성'이란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고 지역 주민과 취약층 의료 접근성에 대한 충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른 의견을 가진 어느 의대생들은 "돈이 많든 적든, 도시에 살든 지역에 살든 모두가 아플 때 적절히 치료받을 권리가 있다"며 "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재난적 의료비 지출가구가 많고 지역 응급·외상·분만의료가 취약하며 치료가능사망률이 높은 등 의료 접근권이 매우 열악하다. ‘대한민국의 의료접근성은 이미 충분하다’는 주장은 객관적인 사실관계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고 했다.

그러나 '지역의사제'를 골자로 한 의대정원 확대 방안이 지역간 의료격차 해소와 필수의료 확충이란 근본 취지를 살릴 수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들은 "정부 안에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다. 지금처럼 사립대병원 전공의 채워주기 방식으로 의사를 증원해도 병원이 전공의를 싼 값에 더 많은 일을 시키려고 하지 업무부담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런 방식이 아니라 정말 의사가 필요한 의료취약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공공의료기관을 설립하고, 이곳에서 장기간 의무복무를 하는 공공의사를 제대로 양성하라고 주장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한 "의료계가 주장하는 '지금도 의사가 부족하지 않고 절대 증원은 안 된다'는 논리는 점차 모순에 부딪치고 힘을 얻기도 어려울 것"이라며 "공공의료 강화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이 의대증원 정책으로 나타났다는 점을 고려해 적절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수업거부에 동참하지 않을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일부 의대생·의사 커뮤니티에서 수업거부와 시위에 불참하는 학생 명단을 공개하며 전공의 선발에서 불이익을 주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다수 여론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회적 낙인을 찍으려는 움직임에 대해 큰 우려를 표한다"며 "정부가 제대로 된 의사 증원 방안을 내놓아야 하며, 의사 및 의대생단체는 그 논의과정에 참여해야 한다. 그것이 의사들이 보건의료 전문가로서 국민들에게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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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행이다 2020-09-01 16:12:44

    의대 설문조사도 학번기재하도록 하고 강압적 분위기라던데..
    이런 속에서도 의견을 내는 사람들이 있다니
    의사직종이 완전히 가망없는 직종이 된 것은 아니군요   삭제

    • 국민 2020-08-27 11:34:46

      어린학생들을 생대로 이긴질하는 어른들이 없으면 좋겠다.

      "과정은 공정하게" 정책을 추진했는지 정부는 되돌아보길 바란다.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정첵추진하는 것도 문제인 것 같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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