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신약개발 플랫폼 등 구축 추진...정부 차원서도 3년간 258억 투자

[라포르시안] 제약업계가 신약개발 과정에 인공지능(AI)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이유는 막대한 연구개발비용 감소와 개발 시간을 단축하기 위함이다.

글로벌 신약 하나가 나오기까지는 평균 연구기간 10년에 1조원 이상의 엄청난 연구개발비가 투입된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에 AI를 접목시키면 적은 비용으로 짧은 시간에 글로벌 신약을 개발 할 수 있다는 게 AI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또한 신약 개발은 막대한 비용 부담 때문에 대형 제약사만 주도하는 분야였다면, AI를 이용하면 중소제약사도 얼마든지 블록버스터 신약을 개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CJ헬스케어가 지난 17일 AI기반 신약개발 전문기업 스탠다임과 항암신약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하고 AI을 활용한 항암신약 개발에 나섰다.

스탠다임은 AI 플랫폼을 활용해 항암신약의 새로운 화합물 구조를 찾아내고, CJ헬스케어는 이 구조를 기반으로 물질 합성 및 평가를 진행해 오는 2021년까지 후보물질을 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CJ헬스케어를 포함해 국내 여러 제약사들이 AI사업부와 자체 빅테이터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AI 신약개발’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최근 대웅제약은 AI신약개발 사업부를 신설했고, JW중외제약은 빅데이터 플랫폼 ‘클로버’를 구축했다. SK바이오팜은 자체 AI신약개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유한양행은 지난해 4월 신테카바이오와 유전체 빅데이터 및 AI 플랫폼을 활용한 신약개발 협력을 체결하고 신약후보물질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두 회사는 AI 플랫폼을 이용한 항암 활성 물질 발굴, 임상시험 환자 유전체 분석을 통한 바이오마커를 찾아낸다는 계획이다.

그렇다면 국내 제약업계 AI신약개발 기술력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일본과 비교하면 국내 AI 신약개발 기술력은 걸음마 수준이라는 평가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산하 AI 신약개발지원센터 이동호 단장은 지난해 일본의 AI 실제 사용 현황과 개발 동향 등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산업계와 학계, 연구기관 등이 협력 컨소시엄을 구성해 AI를 활용한 신약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정부 산하 연구소인 이화학연구소 주도 아래 IT업계와 제약업계, 학계 등이 컨소시엄에 참여한다.

제약·바이오업계가 현장의 요구를 반영한 인공지능 테마를 제안하면 IT업계가 신약개발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방식이다.

이동호 단장은 “일본은 정부와 제약업계, IT업계가 10년 이상의 장기적 관점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개발이라는 단일의 목표를 위해 함께 뛰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다”며 “우리 정부도 늦었지만 4차 산업혁명의 글로벌 트렌트에 맞춰 AI 신약개발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는 지난 6월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약개발을 위해 인공지능·신약 개발 전문가로 구성된 6개 연구팀과 운영관리기관을 꾸려 앞으로 3년간 258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사업은 후보물질 도출, 임상시험 등 신약개발 단계별로 맞춤형 인공지능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기술개발의 효과가 가장 좋을 것으로 판단되는 후보물질 발굴, 신약 재창출, 스마트 약물감시 3개 분야를 선도적으로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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