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신약개발 플랫폼 구축 등 걸음마 단계..."일본은 정부·제약업계·IT업계 공동협력"

[라포르시안] 국내 제약사들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개발 기술력은 어디까지 왔을까.

일본은 정부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AI 신약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반면, 국내 사정은 걸음마 수준이다. 

그나마 최근 들어 AI를 이용한 신약개발 플랫폼 개발과 한국 실정에 맞는 AI 개발 기반 조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달 10일 유전체 기업 신테카바이오와 AI 플랫폼을 활용한 신약개발 협력 상호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두 회사는 AI 플랫폼을 이용한 항암 활성 물질 발굴과 임상시험 환자 유전체 분석을 통한 바이오마커 발굴 등을 진행한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이번 협력 모델 토대로 신약 후보물질의 개발부터 약물대사, 부작용 예측 등 임상전주기에 AI를 확대 적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AI 신약개발지원센터 추진단(단장 이동호)’을 출범하고 AI를 활용한 신약연구개발 지원에 나섰다. 추진단은 올해 AI 신약센터 설립을 위한 전략과 AI 플랫폼 도입 및 운영 경험을 축적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AI 신약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동호 단장은 최근 AI 신약개발지원센터 설립과 관련해 우리보다 한발 더 앞선 일본 AI 실제 사용 현황과 개발 동향 등에 대한 출장 내용을 협회 이사회에 보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산업계와 학계, 연구기관 등이 협력 컨소시엄을 구성해 AI를 활용한 신약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정부 산하 연구소인 이화학연구소 주도 아래 IT업계와 제약업계, 학계 등이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일본 정부는 이 컨소시엄에 약 1,100억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컨소시엄에는 IT업체(후지쯔· NEC), 제약사(다케다·아스텔라스·에자이), 연구기관(이화학연구소·교토대) 등 99여개 기관이 참여했다.

제약·바이오업계가 현장의 요구를 반영한 인공지능 테마를 제안하면 IT업계가 신약개발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방식이다.

이동호 단장은 “일본은 정부와 제약업계, IT업계가 10년 이상의 장기적 관점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개발이라는 단일의 목표를 위해 함께 뛰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제약계가 AI를 활용한 신약개발에 나선 이유는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빨리’ 신약을 개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글로벌 신약 하나가 나오기까지는 평균 연구기간 10년, 개발 비용은 1조원 이상의 엄청난 연구개발비가 들어간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에 AI를 접목시키면 적은 비용으로 짧은 시간에 글로벌 신약을 개발 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한 글로벌 신약 개발은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대형제약사만이 도전하는 ‘고유의 권한’ 이었다면, AI를 이용하면 중소제약사들도 얼마든지 블록버스터 신약을 개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배영우 협회 전문위원(아이메디신 대표)은 “AI는 의료 빅데이터 활용도를 제고시키고 신약의 개발 기간을 단축시키는 등 혁신적인 변화가 예상된다”며 “AI 시스템이 발달해 신약개발에 본격 활용한다면 미래에는 10명 이하의 소형 제약사들도 얼마든지 블록버스터급 약물을 개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들어 신입사원 채용에 AI를 활용하는 제약사가 나와 눈길을 끈다.

JW중외제약은 지난 10일 상반기 정기공채에 ‘AI 면접’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AI 면접은 컴퓨터 화상카메라와 마이크로 인식된 지원자의 표정, 말투, 행동 등을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분석해 조직과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선별한다. 인적성검사도 AI 면접으로 전면 대체 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채용 과정에서 주관적인 판단을 최대한 배제하고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를 위해 AI 면접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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