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의약계·병원
간호사 등 직원 자살 잇따랐던 전남대병원..."적정 인력확충" 파업 8일째노조 "늘 부족한 인력 탓에 부실 진료· 의료사고 위험에 노출"...병원 "노조 요구대로 인력충원시 인건비 부담 너무 커"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9월 18일 오후 전남대병원에서 파업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산별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사진 제공: 보건의료노조

[라포르시안] 지난 12일 시작된 전국보건의료노조 전남대병원지부의 파업이 일주일을 넘기면서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임단협에서 전남대병원 노조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인력확충을 통한 주52시간 상한제, 병동 간호인력 1등급의로 상향 조정 등의 인력문제를 핵심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전남대병원은 인력 부족으로 인한 과도한 업무부담 문제가 예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앞서 이 병원에서는 지난 2005년 11월부터 2006년 8월 사이에 간호사 등 4명의 직원이 직무와 관련된 스트레스로 자살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이 일로 인해 전남대병원은 당시 특별근로감독까지 받았다.

그러나 인력확충 등의 근무환경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2016년 6월에도 수실실에 근무하던 간호사가 업무 스트레스 때문에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있었다.

인력부족으로 인한 열악한 근무환경 속에서 직장갑질과 인권침해도 다반사로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전남대병원 노조가 조합원 2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남대병원 갑질 및 인권유린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공공병원으로서 내부 인력관리에 있어서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64.4%는 청소와 짐나르기, 풀뽑기, 주차관리 등 간호사가 해야 할 업무가 아닌 다른 업무를 강요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심지어 불법의료행위나 부당한 업무 지시를 받았다는 응답도 있었다. 조사에 참여한 응답자 중 6.5%가 ‘고위직(이사·병원장·임원·고위간부 등)으로부터 집안일이나 개인 업무 등을 지시받았다’고 답했다. ‘거짓 서류·문서를 작성하게 하거나 진실을 은폐하는 등의 부정한 행동을 강요받았다’는 응답자(2.8%)도 있었다.

'교육·수습기간 등의 이유로 무급으로 일했다'(31.7%)거나 '시간외수당 신청을 못하게 금지했다'(24.8%) 등의 근로기준법 위반 증언도 나왔다.

전남대병원 노조는 "전남대병원은 늘 부족한 인력 탓에 부실 진료 및 의료 사고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며 "지역내 최고의 공공병원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의료서비스 질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인력충원을 요구해왔으나 병원 측은 ‘인력 증원 최소화’라는 방침을 두고 병가 등 대체 인력조차도 충원하지 않아 현장은 그 고통이 매우 심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전남대병원 노조에 따르면 현재 병원 내 간호인력 중 3년차 미만 간호사가 전체의 70%를 넘을 정도로 이직률이 심각한 상태이다.

노조는 지난 12일 파업에 돌입하면서 "간호사 이직률이 심각한 상태이지만 병원 측은 정부 정책조차도 무시하면서 노조의 정당한 요구에 어떤 합리적인 안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공공병원이자 국립대병원으로서 일자리 확충,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노동시간 단축 등 국정과제를 가장  앞장서서 시행하고 가장 모범적인 노사관계를 확립하기 위해 조속한 타결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미지 출처: 전남대병원의 '2019 공공기관 혁신계획' 중에서

무엇보다 전남대병원이 공공기관 혁신계획을 수립해 놓고도 오히려 이에 역행하는 경영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전남대병원이 지난 8월 말 공개한 공공기관 혁신계획에 따르면 ▲공공의료 선도병원 역할 강화 ▲양질의 환자중심 의료서비스 구현 ▲건강하고 안전한 환경 조성 ▲함께 하는 좋은 일자리 만들기 등을 전략방향과 추진과제로 설정해 놓았다.

특히 병원은 혁신과제로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인 일자리 창출에 맞춰 청년 신규채용 확대, 비정규직 정규직 전화 및 처우개선을 추진하고, 근로환경 및모성보호를 위해 장시간 근로를 해소하고 임산부 야간근로 및 출산 후 조기복귀 지양 등의 혁신과제를 추진하겠다고 제시했다.

이런 혁신과제를 추진하려면 인력확충을 전제로 해야 하지만 병원 측에서는 여기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상시·지속적 간접고용 근로자 정규직 전환’도 병원의 혁신계획 실행과제에 포함해 놓고도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전남대병원이 혁신계획을 정부에 보고하고 홈페이지에 공시해놓고도 이를 스스로 파기하고 있는 것은 정부와 국민을 농락하는 부끄러운 행태"라며 "정부는 전남대병원의 공공기관 혁신계획 이행실태를 점검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병원 "노조 요구대로 인력충원시 연간 인건비 추가 부담 55억 달해"

전남대병원 측은 노조의 요구대로 인력충원을 실시할 경우 막대한 인건비 부담 때문에 수용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병원은 지난 18일 공식 입장표명을 통해 "노조안을 노조와의 지속적인 대안 제시와 타협을 통한 파업 장기화 방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보유자금 감소에 따른 경영난에도 불구하고 신속한 병원 정상화를 위해 파업 이후 매일 노조와 협상을 갖고서 타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으나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병원은 핵심 쟁점인 인력충원에 대해서 "막대한 경제적 부담 때문에 노조안을 한 번에 수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며 "노조는 현재 부족인력에 대한 충원인원으로 42명, 주 52시간 상한제에 따른 49명을 충원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고, 병원은 부족인력 11명과 주 52시간 상한제 20여명을 제시했다"며 "노조안을 수용하면 연간 추가 부담 인건비가 55억원으로, 병원안의 인건비 20억원에 비해 2.5배 이상 소요된다"고 주장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요구에 대해서는 보건의료 노사가 산별교섭을 통해 마련한 ‘공공병원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 대신 고용노동부의 가이드라인인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겠다는 입장이다.

병원은 "노조는 보건의료노조가 자체 제안한 직접고용·표준임금체계를 준용해 즉시 시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그러나 국립대병원으로서 정부안에 따르고자 하는 것이며, 정부안은 기관 단위에서 자율적 추진을 하되 노사 및 전문가 협의회를 구성해 전환방법·전환방식·채용방식·임금체계 등을 협의해 결정토록 돼있다"고 강조했다.

적극적인 노사 대화를 통해 파업사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병원은 "잇단 협상 결렬에 따라 파업이 장기화 될 경우 그 여파가 환자와 지역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만큼 의료공백 등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하루라도 빨리 파업을 철회하고 병원을 정상운영 할 수 있도록 노조와 더욱 적극적인 협상에 나설 방침"이라고 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저작권자 © 라포르시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상기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