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정원 절반도 못채워…"아예 지원 대상서 제외시켜"

지난 28일 전국 수련병원의 전공의 (인턴, 레지던트 1년차) 전기모집이 종료됐다.

병원마다 소폭의 차이는 있지만 산부인과, 흉부외과 등의 기피과 미달 현상은 올해도 지속됐다. 

이른바 '빅5' 병원으로 불리는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등의 산부인과 전공의 모집 결과는 참담했다.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은 11명 정원에 각각 5명이 지원했다. 서울대병원은 작년만 해도 12명 정원에 11명이 지원했었다.

특히 올해 서울대병원 산부인과에 지원한 인턴 5명은 모두 서울대의대 출신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산부인과 지원자가 매년 정원 초과였던 삼성서울병원도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정원 미달 사태(11명 정원에 9명 지원)가 벌어졌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오수영 교수는 “작년만해도 산부인과 지원자가 넘쳐서 몇 명을 탈락시켜야 했다. 그런데 올해는 지원한 것만 해도 감지덕지할 판”이라며 "특히 서울대병원의 경우 지원자 모두 타교 출신이라는 것은 인턴이나 의대생들이 산부인과 전공을 아예 배제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 교수는 “분만수가를 올려준다 해도 산부인과 전공의 지원율이 높아질 지 의문”이라며 “무엇보다 의료사고 소송의 부담을 덜어주는 지원책 없이는 산부인과 기피 현상을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흉부외과 전공의에게 수가인상분의 100%를 인센티브로 지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원 기피 현상은 여전했다.

올해 가톨릭중앙의료원 흉부외과는 3명 정원에 단 1명만 지원했고, 고려대병원 역시 6명 정원에 1명이 지원하는데 그쳤다.

다만 전공의 인센티브 비율이 높은 삼성서울병원과 세브란스병원은 각각 4명 정원에 3명이 지원했다.

중앙대병원의 한 인턴은 “인턴들이 흉부외과 등 수가 인센티브제도를 알고 있지만 큰 의미를 두지는 않는 것 같다”며 “바이탈을 관리하는 진료과를 기피하는 경향도 더욱 짙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비뇨기과 전공의 지원율은 말 그대로 막장이었다.

서울대병원은 5명 정원에 1명, 삼성서울병원 4명 정원에 1명, 세브란스병원 6명 정원에 2명만 지원했다.

수련 이후 경제적으로 윤택한 삶이 보장될 수 있는 진료과를 지원하는 경향도 두드러졌다.

산부인과 지원기피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유독 차병원은 8명 정원에 8명을 모두 채웠다.   차병원 관계자는 “산부인과 교수들이 다른 병원에 비해 많은데다 여성병원 신설 등 부인과 위주의 수련환경이 인턴들의 전공의 지원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피부과와 정신건강의학과 등의 선호 현상은 올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8명 정원에 25명이 지원해 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다른 대학병원들도 평균 2 대 1 이상의 경쟁률을 보였다.

정신건강의학과 지원 현황도 빅5병원의 경우 모두 2 대 1에 가까운 경쟁률을 기록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4명 정원에 9명이 지원해 2.2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서울대병원은 8명 정원에 14명(경쟁률 1.75대 1), 가톨릭중앙의료원은 10명 정원에 21명(경쟁률 2.10대 1)이 몰렸다.

<자료 출처 : 보건복지부, 제작 : 라포르시안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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