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에 서식하는 흔한 박테리아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가 2형(성인)당뇨병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 대학 메디컬센터의 마틴 블레이저(Martin Blaser) 박사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에 감염된 사람은 장기간의 혈당을 나타내는 당화혈색소(A1c) 수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힌 것으로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레이저 박사는 전국보건-영양조사(NHANES)가 실시한 두 차례의 조사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으며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과 혈당 사이의 이러한 관계는 체질량지수(BMI)가 높은 사람일수록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과체중 자체도 당화혈색소 수치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이로 미루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과 높은 BMI가 겹치는 경우 혈당이 더욱 더 상승하는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박테리아 감염이 혈당을 상승시키는 것은 두 가지 혈당조절 호르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 새로운 발견은 당뇨병 치료와 예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는 세계인구의 절반가량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위장 박테리아로 감염되었다고 다 치료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특정 조건이 충족되면 위염, 위-십이지장 궤양, 위암을 일으킬 수 있다.

위 내막에 장기간 머무는 이 박테리아는 많은 사람들이 10세 이전에 감염돼 가족들에게 번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화혈색소는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의 혈색소(헤모글로빈) 분자가 혈액 속의 포도당과 결합한 것으로 그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를 나타낸다. 적혈구는 일정기간(약 120일)이 지나면 새로운 적혈구로 바뀌기 때문에 당화혈색소는 대체로 2-3개월 동안의 장기적인 혈당치를 나타내게 된다.

혈중A1c 수치가 5.0-5.5%이면 정상, 6.0-6.5%이면 당뇨병 위험이 높고 6.5%이상이면 당뇨병으로 진단된다.

이 연구결과는 '전염병 저널(Journal of Infectious Diseases)' 최신호(3월14일자)에 발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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