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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민 정신건강도 외주화?…고용불안 시달리는 정신보건전문요원들정신건강증진센터 종사자들, 오늘부터 무기한 파업 돌입…‘노동존중특별시’에 언제 초대받을까
전국보건의료노조 산하 서울시정신보건지부 조합원들이 10월 5일 오전 10시부터 서울시청 인근 파이낸스 빌딩 앞에서 파업출정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 보건의료노조

[라포르시안] 서울시 산하 광역·21개 기초지자체 정신건강증진센터 및 자살예방센터에서 근무하는 정신보건전문요원 300여명이 오늘(5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다.

지난 2월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열악한 노동환경과 고용불안을 개선해 달라고 수개월 간 서울시를 상대로 호소하고 협상을 진행했지만 속시원한 답변을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산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 등을 추진하는 내용을 담은 '노동정책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노동존중특별시'를 만들겠다고 선언했지만 이들은 아직 노동존중특별시에 초대받지 못했다.

전국보건의료노조 산하 서울시정신보건지부는 5일 오전 9시부터 전면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시 광역 정신건강센터와 25개 자치구 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 300명이 넘는 정신건강요원들이 정신건강 증진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문제는 시민의 정신건강 증진사업을 수행해야 하는 이들이 비정규직 신분으로 일상적인 고용불안에 노출돼 있다는 점이다.

서울시정신보건지부에 따르면 지난 20여년간 정신보건전문요원들은 민간위탁 사업체 변경 및 직영전환이 거듭되면서 '단기계약 비정규 불안정노동자' 신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만성적인 인력 부족으로 1명의 정신건강전문요원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상담자를 관리하고 있어 정신건강 증진이라는 본래 사업목표를 제대로 수행하기 힘들 지경이라고 한다.

위탁, 위탁변경 또는 재계약과 지자체 직영 전환 등에 따른 고용 단절로 인해 정신건강증진센터 종사자의 83.1%가 고용불안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위탁운영을 직영전환으로 바꾸면서 사업체가 사라졌다는 이유를 들어 육아휴직자에 대한 고용을 단절한 사례도 있었다.

정신건강증진센터 종사자의 고용단절로 인한 잦은 상담자 교체는 센터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결국, 지난 2월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보건의료노조 산하 서울시정신건강지부로 출범했다. 

노조 결성을 계기로 위탁, 직영 등의 운영상 변화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용불안과 정신보건사업의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는 근로조건 악화 문제를 제기하며 지난 수개월 간 서울시를 상대로 단체교섭을 진행해 왔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서울시정신보건지부는 5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사태 해결에 서울시가 책임감을 갖고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서울시정신보건지부는 "구의역 사고 등이 터져 나올 때마다 '진짜 사장' 밑에서 신음하는 비정규직을 구제하겠다는 노동존중을 내세우는 서울시는 다를 것이라 생각했다"며 "그러나 서울시 구석구석에서 정신건강증진을 맡아온 종사자에게는 여느 '진짜 사장'과 다르지 않음이 확인됐다"고 비난했다.

지부는 "지난 9월 27일 마라톤 협의 끝에 잠정합의안을 도출하기도 했지만 10월 4일 마지막 쟁의조정 기일을 맞아 서울시와 어렵게 조율된 합의안에 어느 누구도 서명할 수 없다는 상황을 펼쳐졌다"며 "위탁을 하고 있는 서울시 및 기초지자체 그리고 수탁기관의 대표도 책임질 수 없다고 하니 도대체 '진짜 사장'은 어디에 숨어 있는 것인가"하고 반문했다.

전면 파업에 들어가면서 서울시를 향해 인력확충과 노동환경 개선대책을 촉구했다.

서울시정신보건지부는 "정신질환자의 ‘탈원화’에 발맞춘 지역정신건강증진센터의 강화, 인력확충, 업무 및 노동환경 개선대책을 수립하라"며 "시 산하 기초지자체는 지역 정신건강증진사업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이에 맞는 정신건강증진사업 운영방안을 확립하고, 보건복지부는 정신질환자의 탈원화 정책에 맞는 지역정신건강증진센터 역할 강화 방안을 수립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 4월말 시 산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2017년까지 마무리하는 내용을 담은 ‘노동정책 기본계획’을 수립 발표했다.

노동정책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단순히 구호에 그치는 노동자 보호가 아닌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노동자가 체감하고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정책, 서울의 특성을 반영한 정책을 선도적으로 실천해 노동의 존귀함을 실천하는 노동존중특별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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