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연구지원 시스템 구축 성공적” 자평…일부 병원은 3년간 지원금 전무

[라포르시안] 보건복지부가 야심차게 추진한 연구중심병원 1기 사업을 통해 진료에 편중된 병원 수익 구조의 체질을 개선하고, '지속가능한 연구지원 시스템 구축'이란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그러나 당초 정부가 연구중심병원 사업을 추진하면서 공표했던 연구개발 예산 지원에 비해 실제로 집행된 지원금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보건복지부(장관 정진엽)는 오는 31일 연구중심병원을 산·학·연을 아우르는 바이오헬스 산업의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제1회 연구중심병원 성과발표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주관으로 서울대병원에서 열리는 이번 발표회에서는 지난 3년 간의 성과평과 결과를 공유하고, 향후 연구중심병원이 바이오헬스 산업 분야를 견인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복지부가 1단계 사업의 장단점 등 평가 결과와 함께 2단계 사업 계획 및 지원방안을 발표하고, 10개 연구중심병원이 각각의 플랫폼 기반 연구 성과, 신약·의료기기 등 사업화 모델 구축 사례, 산·학·연 공동연구 협력사례 성과를 발표한다.

성과 발표로는 ▲R&BD 플랫폼 기반 대사성질환 및 뇌질환 분야 연구성과(가천대 길병원 최철수 연구기획단장)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을 이용한 카이스트, 포항공대와 연구협력 사례(경북대병원 박재찬 연구부원장) ▲바이오칩 기반 진단기술, 골결손 치료제의 개발 등 사업화 사례(고대구로병원 임채승 연구부원장) ▲난치성 신경계 질환 치료제, 최소침습 척추 질환 치료기기 개발 등 사업화 사례(고대안암병원 이상헌 연구부원장) ▲임상-기초연계 연구 활성화 시스템, 연구전담교수 인력 양성제도 등 연구 문화 변화 및 성과(분당차병원 안희정 연구부원장) 등이 소개된다.

또한 ▲삼성유전체연구소, 줄기세포재생의학연구소 등 연구 플랫폼 구축 및 성과(삼성서울병원 윤엽 연구전략실장) ▲SNUH 벤처 창업 및 자립화 비즈니스모델 구축 사례(서울대병원 방영주 연구원장) ▲방사성의약품 개발 및 사업화 성공사례(서울아산병원 오승준 교수) ▲국내외 기업과의 면역 질환 관련 신약 개발 공동연구 사례(아주대병원 박해심 연구원장) ▲신약 개발 사업화 모델 및 연구 산업화 생태계 조성(세브란스병원 정재호 교수) 등의 발표도 진행된다.

성과 발표에 이어 학계, 의료계, 산업계 민간 전문가를 패널로 구성해 향후 연구중심병원의 발전방안을 주제로 토론 시간도 갖는다.

한편 국내 연구중심병원 지정·육성사업은 2011년 8월 '보건의료기술진흥법' 개정과 2012년 11월 '연구중심병원 지정 및 평가규정'(고시) 제정을 통해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 이를 계기로 2013년 4월 10개 기관을 연구중심병원으로 지정했다.

그동안 각 연구중심병원은 진료에 편중된 병원 수익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연구 산업화를 위한 병원 체질 개선을 추진해왔다.

복지부에 따르면 연구중심병원은 올해 3월로 3년이 지나 1단계를 완료하고, 연구·산업화 수입 비중을 3.6%에서 8.9%로 끌어올리면서 계획 수립 당시 1단계 목표인 지속가능한 연구지원 시스템 구축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연구(부)원장 직위 신설 및 연구조직의 인사권․예산권을 독립해 연구인력과 연구비 등이 연구에 집중될 수 있도록 연구조직 재편이 이뤄졌고, 연구전담의사 등 연구인력 증원, 의생명연구원 개설 등 산·학·연 공동연구 기반이 되는 인프라 구축으로 산업계와의 협업도 증가했다.  

특히 연구전담의사가 연구중심병원 지정 전에는 78명에 불과했지만 지정 후에는 174명으로 123% 증가했고, 총연구비도 지정 전 4,806억원에서 지정 후 6,325억으로 32% 증가했다. 핵심연구인력의 논문수도 지정 전 1만3,000여건에서 지정 후 1만6,000여건으로 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당초 연구중심병원 육성을 위해 정부가 약속한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복지부가 마련한 '연구중심병원 사업 추진계획'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24년까지 연구중심사업에 투입되는 예산은 총 2조3,966억원으로, 이 가운데 정부가 9,796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이런 계획과 달리 지난 3년간 연구중심병원에 집행된 지원액은 400억원을 조금 넘는 수준에 그쳤다.

서울아산병원과 고대구로병원 등 2개 병원은 연구중심병원으로 지정된 이후 1주기 사업이 진행된 지난 3년간 R&D 지원금을 한 푼도 지원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복지부는 "지속적 수익 창출이 가능한 R&D 비즈니스 모델 개발 지원을 위해, 10개 병원 중 8개 병원에 대해 매년 25억~5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다"며 "현재 지원을 받지 못하는 고대 구로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을 포함한 10개 연구중심병원이 모두 R&D 예산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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