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연수받은 에티오피아 의료인들, 현지에 선진 의료기술 전파

[라포르시안] 1955년부터 1961년까지  미국 국무부의 의뢰를 받은 미네소타대학교가 주도한 ‘미네소타 프로젝트’를 통해 의사를 포함해 서울대 교직원 226명(이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4년까지 미국 현지 연수를 받았다.

또한 60여 명의 미네소타대학교 자문관이 짧게는 15일에서 길게는 7년여 동안 한국에 머물며 대학 교육체계 전반을 자문하고 지원했다. 

미네소타 프로젝트는 한국의 열악한 의료수준을 몇 단계 끌어올렸고, 의학교육과 의사 양성 체계의 틀을 바꾸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에서 '한국판 미네소타 프로젝트'가 재연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박근혜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을 계기로 지난 26일 아디스아바바 라디슨 블루 호텔에서 한-에티오피아 보건의료 협력 포럼을 개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포럼에는 양국 보건부 고위 관계자를 비롯해 한국의 국제보건의료재단,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에티오피아의 건강보험청, 세인트 폴 대학, 아디스아바바 대학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특히 이종욱 펠로우십 연수생들도 포럼에 직접 참여해 한국에서의 연수경험과 현지 활동 내용에 기반한 한국의 우수한 보건의료시스템과 기술을 소개하고 현지 전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종욱펠로우십프로그램 의사임상과정(에티오피아)수료식. 사진 출처: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이종욱 펠로우십은 고(故) 이종욱 전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주관으로 2007년부터 도입된 개발도상국가의 보건의료인력 중장기 교육훈련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 이종욱 펠로우십 프로그램에는 28개국에서 522명이 참여했고, 이 중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13개국 171명(의사 88명, 간호사 26명, 보건정책 17명, 의공기사 40명)이 연수를 받았다.

에티오피아에서는 의사 19명, 간호사 8명, 보건정책 4명, 의공기사 9명 등 총 40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한국에서의 연수경험을 바탕으로 각 국 정부 기관과 의료기관 등에서 근무하며 해당국의 보건의료 발전과 우리나라와의 보건의료분야 협력에 있어서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014년 6∼9월 사이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의 의료기기 관리시스템 연수를 받은 에티오피아 짐마대학병원 소속 이유니 에슈발르 비라이(Yihunie Esubalew Belay)는 귀국 후 직접 의료기기를 수리·관리하게 되면서 비용절감 효과가 크고, 대학 및 병원 내 약 350명의 의료기기 사용자를 대상으로 전파교육을 실시하는 성과를 소개해 주목받았다.

지난해 8~9월 서울대학교에서 심장수술 이론교육을 받고 귀국한 아디스아바바대학 소속의 아베베 베자비(Abebe Bezabih)는 귀국 후 11명의 소아심장 협력수술에 참여한 사례를 소개했다.

복지부는 아프리카 전역에서 활동 중인 이종욱 펠로우십 연수생들을 한국 보건의료 전도사로 활용해 향후 타 아프리카 국가로까지 보건의료 협력 네트워크를 확대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복지부는 "이번 포럼에서 의료기기, 심장수술 및 건강보장 관련 연수경험을 발표한 연수생들은 한 목소리로 한국의 선진 의료시스템과 기술뿐만 아니라 스승과 동료들의 따뜻한 배려, 그리고 높은 수준의 한국 문화와 산업이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며 "한-에티오피아 보건의료 협력 포럼이 '한국판 미네소타 프로젝트'로써 한국의 우수한 보건의료시스템과 기술이 현지에 이식될 수 있는 모멘텀을 마련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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