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어 올해도 전공의 모집서 정원 훌쩍 넘겨…지원 강화·근무환경과 처우 개선 등 작용

[라포르시안] 응급의학과가 새로운 인기과로 급부상하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 전공의 모집에서도 정원을 훌쩍 넘기면서 상종가를 쳤다.

9일 대한응급의학회에 따르면 2016년도 전공의 모집 결과 158명(별도정원 포함시 172명) 모집에 176명이 지원해 111.4%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응급의학과는 2011년까지만 하더라도 전공의 지원자가 적어 육성지원과로 분류됐다.

그러나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과 학회 자체적 노력으로 전공의 충원율이 상승하면서 올해 전공의 선발부터는 육성지원과에서 제외됐다.응급의료 수가 인상과 응급의료센터 확충 및 인력기준 강화, 응급실 폭행 방지법 등의 영향으로 일자리가 늘고 처우가 개선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실제로 2016년도에 전공의 신규 배정이나 증원을 신청한 수련병원이 46곳에 이를 정도로 수요가 넘치고 있다.

근무환경과 처우가 개선된 것도 이유로 꼽힌다.

응급의학회가 최근 발표한 '2015 응급의학과 전문의 총조사' 중간결과를 보면 2010년 주당 55.7시간이던 당직일수가 2015년에는 44.8시간으로 10.9시간 줄었다.

야간당직도 월 평균 7.9일에서 6.7일로 1.2일 감소했다. 반면 시간당 급여는 3만3,000원에서 4만9,000원으로 1만6,000원 증가했다.

송형곤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응급의료센터장은 "놀 때 놀고 일할때 일하는 응급의학과 업무 특성도 신세대 의사들의 니즈와 맞아떨어졌다"며 "응급실 폭행 방지법으로 주폭에 대한 대응이 강화된 것도 플러스 요인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 그러나 아직도 응급의학과가 가야할 길은 멀다.

전체적인 응급의료체계를 제대로 만들지 않으면 한계에 봉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송 센터장은 "응급실에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많다고 일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응급진료 후가 문제"라며 "24시간 수술이 가능하고 중환자실이 있어 환자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상당수 중소병원은 의료분쟁을 막기 위해 응급실에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두고 있는 실정이다.

응급환자가 오면 응급의학 전문의가 알아서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보내는 이른바 '수건돌리기 현상'을 개선해야 응급의료시스템이 제대로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흉부외과도 올해 전공의 모집에서 희망의 빛을 발견했다.

내년도 전공의 모집에서 흉부외과 지원율은 46.8%에 그쳤다. 하지만 2지망으로 흉부외과를 지원한 인원이 32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흉부외과학회 관계자는 "2지망제도가 처음 시행된 지난해 흉부외과를 2지망으로 한 지원자가 5~6명에 불과했다"며 "그런데 올해 크게 늘었다. 이로 인해 전공의 충원율이 상승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흉부외과학회 오태윤 이사(강북삼성병원)는 "지난 수년간 흉부외과를 이대로 두면 안된다는 공감대 확산과 함께 정부 지원이 늘었다"며 "아울러 일자리가 많이 생길 수 있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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