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메르스 특위서 질타…“의료수익 따지다 초기대응 미숙·엘리트주의 자만심으로 역학조사 비협조” 지적 제기돼

[라포르시안] 한국 의료체계의 문제점을 들춰내고, 일부 대형병원 의료시스템을 초토화 시킨 메르스 사태의 배경에 삼성서울병원의 이윤 추구와 엘리트주의가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용익 의원은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메르스 특별대책위원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홍순봉 삼성생명공익재단 대표이사와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을 몰아붙였다.

하이라이트는 마무리 발언이었다.

김 의원은 "세브란스병원은 미국의 부호인 세브란스씨가 병원을 지어 기부하고 의료진에 병원 운영을 맡겼다. 그러나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은 그렇지 않다"면서 "그래서 삼성생명이 출연한 삼성생명공익재단에 의해 설립된 삼성서울병원은 민간의료보험과 의료산업화 및 의료영리화 추진 주체로 인식됐다"고 지적했다.

메르스 사태가 촉발된 배경으로 삼성서울병원의 이윤추구 성격과 엘리트주의를 꼽기도 했다.

김 의원은 "삼성서울병원은 진료수익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병원 이름을 숨겼고, 의료진 관리를 소홀히 했다"면서 "의료수익 때문에 망설이다 이 지경이 되었다는 것이 삼성을 바라보는 대체적인 견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게다가 삼성은 국가를 능가하는 힘을 가졌다는 자만심으로 정부에 협조하지 않았고, 역학조사관과도 갈등을 빚었다"며 "오늘 이재용 이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면 삼성서울병원을 의료진에 기부하는 체제변화를 할 생각이 없느냐는 것을 물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그는 윤순봉 사장을 향해 "(이재용 부회장에게) 그렇게 건의할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다.

공공의료 강화 필요성도 역설했다.

김 의원은 "삼성서울병원은 빅5 병원 중 하나인데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 역할을 한 것은 삼성과는 비교도 안 되는 초라한 국공립병원들이었다"면서 "삼성의료원은 국립중앙의료원과 서울의료원에 환자를 넘겨줬다. 상상하기도 어려운 일이 발생한 것이다. 그래서 공공의료 강화 여론이 비등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송재훈 삼성병원장을 향해 공공의료 강화 필요성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송재훈 원장은 "적극적으로 옳다. 병원장으로서 참담한 심정이다. 많은 반성을 하고 있다"면서 "공공의료를 강화해야 한다는 말이 맞다"고 답변했다.

윤순봉 대표이사는 삼성서울병원이 이윤추구에만 몰두했다는 지적은 수긍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우리 병원이 이윤만 추구한 것처럼 오해할 수 있지만 사실 지난 3년간 삼성서울병원에 있으면서 이윤추구를 강조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면서 "특히 최근 3년간 삼성서울병원은 1,200억원의 적자를 냈다. 영리를 추구했다면 적자가 날 수 없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메르스 사태의 책임론에 대해서는 수긍하고 머리를 숙였다.

윤 대표이사는 "준비가 안 됐고 실력이 부족해서 말씀드릴 수 없을 만큼 큰 고통을 국민에게 안겼다"며 "그러나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재단이나 병원 모두 공부를 많이 했다. 뼈저리게 반성하고 다시 태어나는 초석으로 삼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특위에서는 삼성서울병원이 정부에 원격의료 허용을 건의한 일도 도마 위에 올랐다.

새정치민주연합 임수경 의원은 "14번 환자가 병원에 이틀이나 머문 이유가 다인실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성서울병원과 같은 병원에서 병원비 걱정 없이 1인실에 입원할 환자가 과연 몇이나 되겠느냐"면서 "이런 상황에서 삼성서울병원은 원격의료를 건의했다. 원격의료에 대한 병원측 입장은 뭐냐"고 다그쳤다.

이에 대해 송재훈 원장은 "우리 병원은 원격의료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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