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심평원 자료 통해 '한강 이남·북' 의료자원 불균형 시각적 확인

서울시민 건강격차 현황 분석결과와 연관성 높아

[라포르시안 김상기 기자]  서울 강남과 강북 지역간 의료자원의 불균형이 상당히 심각하다는 것이 시각적으로 확인됐다. 

의원급 의료기관을 비롯해 의사인력, 주요 의료장비 등의 분포가 강남북간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이를 통해 서울시 각 자치구 간의 높은 사망률 차이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를 유추해 볼 수 있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사망률, 기대여명, 흡연율, 자살률 등 서울시민의 지역별, 사회경제적 수준별 건강격차 실태를 정리한 ‘서울시민 건강격차 현황 분석결과’에 공개한 바 있다.<<관련 기사 : 서울 강남-강북간 건강양극화 갈수록 심해진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25개 자치구 중에서 인구 10만명당 사망률이 가장 낮은 곳은 서초구, 강남구와 송파구 등 강남 3구였다. 반면 사망률이 가장 높은 자치구는 중랑구, 금천구, 동대문구, 강북구, 노원구 등이었다.  

특히 사망률이 가장 낮은 서초구는 연평균 335명에 그친 반면 가장 높은 중랑구는 연평균 469명으로 134명이나 차이가 났다.

서울시가 424개 동별 사망률을 분석한 결과, 사망률이 낮은 10%에 속하는 동은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등 강남 3구에 74%가 집중돼 있었다.

본지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제공하는 '의료자원정보'를 토대로 각 자치구별로 의료자원의 불균형이 얼마나 심각한지 살펴봤다.  심평원이 제공하는 의료자원정보는 요양기관에서 신고한 각 의료인력ㆍ시설ㆍ장비 등의 정보와 통계청의 인구정보를 활용해 구성한 것으로, 지도상에서 지역별 인구대비 의료자원 분포 정보를 한눈에 보여준다. 각종 의료자원의 보유 현황을 살펴본 결과, 서울시가 조사한 건강격차 현황 분석결과와 맥이 닿아 있었다. 사망률이 가장 낮은 강남 3구의 주요 의료자원 분포는 다른 자치구와 비교해 확연하게 차이가 났다. 

서울시 25개 구별 의사인력 수 현황.(단위 명)
서울시 25개 구별 의원급 의료기관 수 현황.(단위 개)

서울시 의사인력 등 주요 의료자원 1/3 '강남 3구'에 밀집의사인력의 경우 2013년을 기준으로 서울시에 신고된 총 2만7,055명 중에서 약 30%에 달하는 8,013명이 강남구(4,198명), 송파구(2,169명), 서초구(1,646명) 등 강남 3구에 몰려 있었다.

앞선 서울시 조사에서 사망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된 중랑, 금천, 동대문구의 의사인력(2,006명)과 비교하면 4배 가까이 많은 수준이다.

의원급 의료기관은 서울시에 신고된 총 7,505개 중에서 강남구(1,343개), 서초구(551개), 송파구(440개) 등 강남 3구에 전체의 31%가 조금 넘는 2,334개가 분포해 있었다.

중랑, 금천, 동대문구 등 3개구의 581개와 비교하면 4배 이상 많다.

서울시 25개 구별 산부인과 전문의 수.(단위 명)
서울시 25개 구별 분만실 보유 산부인과 수.(단위 개)

산부인과 전문의의 강남 3구 편중 현상도 심했다.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산부인과 전문의 1,474명 중 강남구(254명), 송파구(98명), 서초구(88명) 등 3개구에 약 30% 달하는 440명이 밀집해 있었다.

반면 분만실을 보유한 산부인과 수는 서울시에 위치한 172개 중 강남구 10개, 송파구 7개, 서초구 7개 등으로 다른 자치구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적은 편이었다.

이는 상당수 산부인과 전문의들이 강남 3구에 개원하고 있지만 산부인과 진료보다는 다른 비급여 중심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으로 유추가 가능하다.

강남 3구의 경우 CT(컴퓨터 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촬영장치),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기) 등 고가 의료장비의 분포 비율도 다른 자치구와 비교해 월등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서울시 25개 구별 CT 분포 편황. (단위 개)
서울시 25개 구별 MRI 분포 현황.(단위 개)

CT의 경우 서울시에 신고된 376대 중에서 강남구 56대, 송파구 31대, 서초구 21대 등으로 다른 자치구와 비교해 2~3배 가까이 더 많았다.

서울시에서 사망률이 가장 높은 중랑, 금천, 동대문구 등 3개구의 CT 보유대수는 35대로,  강남 3구와 비교하면 3배 정도 더 적었다.

MRI는 강남 3구 편중 현상이 더 심했다.

서울시에 신고된 총 314대의 MRI 중에서 강남구 62대, 송파구 27대, 서초구 18대 등으로 평균 10대 안팎으로 보유한 다른 자치구와 비교해 상당히 높은 보유 비율을 보였다.

중랑, 금천, 동대문구에 배치된 MRI는 총 28대로 강남 3구와 비교해 약 4배 정도 더 적었다.

고가의 암 검진장비인 PET의 자치구별 보유 비율은 더욱 큰 차이를 드러냈다.

서울시 25개 구별 PET 분포 현황.(단위 개)

2013년 기준으로 서울시에 신고된 73대의 PET 장비 중에서 강남구(15대), 송파구(7대), 서초구(5대) 등으로 전체의 37%에 달하는 27대가 강남 3구에 몰려 있었다.

중랑, 금천, 동대문구 등 3개구(3대)와 비교하면 9배 정도 격차가 났다.

강남 3구의 PET 장비 대수는 부산시 전체(23대)보다 많고 대구(14대)·경북(3대) 지역에 배치된 장비 수보다 더 많은 수이다.

이 같은 고가 의료장비의 강남 3구 밀집현상은 강남과 송파, 서초구 등에 고가 건강검진을 실시하는 의료기관이 많이 몰려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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