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학회, ‘경도인지장애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 발표
전체 응답자 10명 중 6명 “경도인지장애 용어조차 들어 본 적 없어”

사진 왼쪽부터 대한치매학회 임재성 홍보이사, 양동원 이사장, 박기형 기획이사, 최호진 정책이사.
사진 왼쪽부터 대한치매학회 임재성 홍보이사, 양동원 이사장, 박기형 기획이사, 최호진 정책이사.

[라포르시안] 국민 10명 중 6명은 치매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에 대해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치매학회는 경도인지장애에 올바른 인식과 적극적인 예방 및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치매학회(이사장 양동원)는 19일 코리아나호텔에서 '치매극복의 날, 대한치매학회 설립 2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기자간담회에서는 국내 치매 환자의 현황에 대해 살펴보고, 특히 경도인지장애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며 대국민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양동원 이사장은 “우리나라는 노인인구수가 전체 인구의 15.8%를 차지하는 고령사회로, 대표적인 고령 질환인 치매의 환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보다 근본적인 치매 관리와 실현 가능한 정책을 갖춰져야 할 필요성이 더욱 대두되고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양 이사장은 “알츠하이머 치매로 악화될 수 있는 경도인지장애부터 올바른 인식과 적극적인 예방 및 치료가 필요한데, 현재 경도인지장애는 질병분류상 F코드로 묶여 경증질환으로 치부되고 있다”며 “중증화 가능성을 염두를 둔 보다 과학적인 분류체계부터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회에 따르면 치매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는 2003년 이후 신규 승인된 치료제가 없어 미충족 수요가 큰 상황이다. 

치매학회 임재성 홍보이사는 “치매 치료에서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2세대 항체 치료제가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며 “이 치료제들은 증상 완화가 아닌 병을 근본부터 치료하는 약으로, 주 치료대상을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경도인지장애’ 또는 ‘초기 치매’ 환자들로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전문적인 진료를 통해 향후 악화 가능성이 있는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경도인지장애’ 여부를 가려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 홍보이사는 “경도인지장애가 치매와 질환명과 코드가 달라 분리해서 생각하지만 연속선 상에 있다라고 봐야 한다”라며 “하지만 경증 질환이라는 오해 때문에 적절한 진단검사와 전문의료진에 의한 추적관찰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학회는 이런 치매 치료 패러다임 전환에 대비한 제반환경 조성 등 의료환경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코자 한다”고 밝혔다.

학회 조사에 따르면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은 부족한 상황이다. 

치매학회가 한국갤럽과 함께 지난달 전국 17개 시도, 만 18세 이상의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8%는 ‘경도인지장애라는 용어를 들어본 적도 없다, 오늘 처음 들어본다’라고 답했다. 특히 경도인지장애가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인지를 전혀 알지 못하는 응답자도 73%에 달했다. 

응답자 중 65%는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경도인지장애’라는 용어를 들어본 적이 없고, ‘진단을 위해 검사가 필요하다’는 점도 88%가 필요한지 몰랐다고 답해 관련 인식 제고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츠하이머병 경도인지장애 상태에서 약물 개발 시 지불 가능한 금액으로는 ‘월 60만원 이하’가 42.1%로 가장 많았으며, ‘가격과 상관없이 지불하겠다’는 답변도 7.0%를 차지했다. 반면 응답자 중 18.4%는 ‘지불 의향 없음’이라고 답했다.

치매학회 박기형 기획이사는 “비싼 돈을 지불하더라도 치매로 진행하는 것을 막고 싶다는 갈망을 보여준 것 같다”며 “이런 약제들이 빠른 시간 내에 합리적 비용으로 예방 및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설립 20주년을 맞이한 치매학회는 지난 12년동안 진행된 치매 환자와 가족의 일상 회복을 위한 ‘일상예찬’ 캠페인을 소개하고, 치매 질환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공식 유튜브 채널 ‘기억을 부탁해’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동원 이사장은 “모든 국민이 치매에 대한 걱정 없이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예방, 관리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도록 앞으로도 학회는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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