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지난 5월 초 이태원 클럽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례를 분석한 결과 재유행 사태를 막으려면 다중이용시설 대상으로 철저한 방역관리체계 유지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대학교병원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원장 김병관)은 공공의학과 이진용 교수가 지난 5월 이태원 클럽에서 촉발된 코로나19의 전국적 확산 사례를 분석한 결과(제1저자 강초록 서울특별시 역학조사관)를 최근 발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은 클럽에서 1차 감염이 이뤄진 확진자가 자신의 거주지로 돌아가 후속적인 전파를 일으킨 것으로, 당시 클럽에서 1차 감염된 인원만 전국 8개 시도에서 96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서울지방경찰청 협조를 얻어 지난 4월 30일부터 5월 6일까지 이태원 소재 유흥업소 5곳을 방문한 5,517명과, 휴대폰 GPS 신호를 바탕으로 유흥업소 일대를 30분 이상 다녀간 5만7,536명의 명단을 확보했다. 이후 대상자에게 코로나19 검사를 권유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결과를 회신 받는 형식으로 조사가 진행됐다. 그 결과 5월 25일까지 총 4만1,612건의 검사가 시행됐다.
연구진이 회신 내용을 바탕으로 분석을 진행한 결과, 유흥업소 소재지를 다녀간 3만5,827명 가운데 0.19%인 67명에서 코로나19 양성이 확인됐다. 이들과 접촉한 5,785명 중에서는 4배가 넘는 0.88%(51명)가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진용 교수는 “코로나19는 전파력이 매우 높기 때문에 유흥업소에서 1차적인 감염이 이뤄진 후 이들이 국내 각 지역으로 이동하며 감염률이 점차 상승했을 것”이라며 “만약 이에 대한 조기 대처가 이뤄지지 못했다면 대량의 감염사태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5월 25일까지 보고된 유흥업소 연관 감염사례 246건을 분석한 결과 추가 전파는 최대 6차까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1차 감염사례는 96건, 이후 감염사례는 150건으로 약 1.6배가량 많았다.
감염 전파규모를 지역적으로 분석한 결과, 서울은 25개 자치구 중 한 곳을 제외한 전역으로 확산됐다. 전체 17개 시도 중 70%에 달하는 12개 시도까지 전파가 확산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교수는 “특정 다중이용시설 내 집단 감염이 얼마든지 국내 전체로까지 확산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코로나19는 언제든지 재확산 될 수 있음을 명심하고, 방역당국은 유흥업소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철저한 방역관리체계를 유지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서울시와 공동으로 수행했으며, 연구 결과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행하는 ‘신종감염병 저널(Emerging Infectious Diseases)’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