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보건의료·시민단체 "의협, 의사단체 중심이어야 한다는 편협한 생각" 비판

보건복지부는 지난 6월 26일 일차의료 중심의 만성질환관리 정책 추진을 위해 관련 기관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협업 구조의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추진단'을 발족했다. 사진 출처: 보건복지부
보건복지부는 지난 6월 26일 일차의료 중심의 만성질환관리 정책 추진을 위해 관련 기관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협업 구조의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추진단'을 발족했다. 사진 출처: 보건복지부

[라포르시안] 보건의료 관련 단체와 시민단체가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추진위원회’에 의료계가 배제됐고 일부 부적절한 단체가 포함됐다는 대한의사협회 및 16개 전국광역시도의사회의 주장을 반박했다.

한국소비자연맹을 비롯해 한국지역사회간호사회, 한국방문건강관리학회, 한국방문간호사회, 한국가정간호사회, 한국농촌간호학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한국일차보건의료학회,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한국사회적의료기관연합회 등 10개 단체는 16일 공동성명을 내고 "의사협회가 의료계의 맏형답게 일차의료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는 모습을 국민들은 원한다"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의협과 시도의사회 명의의 보도자료를 통해 추진위원회의 인적 구성을 의사단체 중심으로만 하겠다는 편협한 생각과 특정 학회의 배제를 요구하며 추진위원회 불참 및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 참여를 거부하겠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보건복지부의 정책 추진에 제동만 거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 추진단’에서 의사협회가 배제됐다는 주장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관련 기사: 의협,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추진단 구성에 반발>

10개 단체는 "이번 추진계획에는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 추진위원회’가 주축이 되는데, 여기에는 의협을 비롯한 전문가와 시민 등 22명이 포함됐다"며 "추진단은 단장 한 명만 추진위원회에 소속돼 실무를 담당하며 위원들의 의견을 취합하고 사업 진행에 대해 보고를 하게 되어 있는데 마치 추진단에 의협이 들어가지 못해서 문제라는 건 사업 진행에 대한 오해가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또한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 추진단은 추진위원회의 결정과 논의한 내용에 대해 실무를 담당할 뿐"이라며 "의협에서 일손을 놓고 추진단 활동을 할 사람이 있다면 추천해서 일하게 하면 된다"고 반박했다.

추진위원회에 일차의료를 대변할 수 있는 전문가 위원이 소수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10개 단체는 "추진위원회 참여 위원 중 의사자격인 위원은 22명 중 12명이 넘고, 현장에서 진료를 하는 임상의사도 6명이나 된다"며 "의사협회는 고혈압학회, 당뇨병학회 교수와 가정의학회 소속 교수는 추진위원회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착각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궁금하다"며 "이번 사업의 목적이 고혈압, 당뇨를 중심으로 지역사회에서의 일차의료 역할을 높이기 위한 것임을 안다면 관련 영역의 의료인들이 참여하는 게 적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협이 한국일차보건의료학회의 회원 구성을 문제삼아 추진단 참여를 반대하는 것은 의사집단의 독단적인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앞서 의협은 보도자료를 통해 "의사, 한의사, 간호사 등으로 구성된 한국일차보건의료학회가 추진단에 포함된 것을 용인할 수 없다"며 "이 학회를 추진단에서 제외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서 10개 단체는 "(일차보건의료학회를 배제하라고)주장한 것은 엄연히 중요 학회로 활동하고 있는 보건의료 관련 학회에 대한 무지를 드러낸 것"이라며 "의사 단체 이외의 보건의료 조직은 배제하겠다는 생각과 다르지 않아 우려스럽다"고 했다.

이들은 "일차의료는 포괄적이고 지속적인 관계를 맺는 일차의료전문의를 비롯한 지역의 보건의료 인력들과 시민들이 협력과 거버넌스 구조를 형성하면서 지역주민들의 건강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여기에는 지역의 많은 보건의료 인력들이 함께 해야 하며, 의사뿐 아니라 치과의사, 간호사 등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 그리고 의료소비자로서 시민들의 참여 또한 중요하기에 전문성을 빌미로 의사들 중심으로만 모든 사업을 움직이겠다는 것은 시대에 역행하는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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