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아스트라제네카, 사오늘 급여등재 최종협상...환자단체 "마지막 희망 불씨 꺼뜨려선 안돼"

[라포르시안] 폐암 표적항암제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의 건강보험 약가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해당 약을 복용하고 있는 말기 폐암환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3일이 건강보험공단과 한국아스트라제네카 간 '타그리소'의 급여등재를 위한 약가협상 시한이었지만 양 측이 제시한 가격 차가 커 결국 결렬됐다. 협상시한을 일주일 연장해 오늘(20일) 공단과 한국아스트라제테카의 최종협상이 열릴 예정이지만 양 측의 입장 차가 커 협상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20일 긴급성명을 내고 "아스트라제네카와 건강보험공단은 환자의 생명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약가협상 결렬이라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환자단체는 "타그리소의 건강보험 급여화만을 손꼽아 기다려왔던 가난한 말기 폐암환자들은 절망하고 있다"며 "환자 입장에서는 신약 약가협상 때마다 환자의 생명보다 제약사의 이윤이나 건강보험 재정이 더 우선시 되는 상황이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타그리소는 '이레사'나 '타세바' 같은 기존 표적치료제인 EGFR-TKI 제제에 내성이 생겨 더 이상 치료가 불가능한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효과가 검증된 3세대 표적항암제다.

지난해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아 시판에 들어갔지만 약값이 28정 1팩에 평균 1,040만원에 달할 정도로 고가라 환자들의 약값 부담이 상당히 크다. 현재 아스트라제네카가 사회공헌 프로그램 형태로 비급여인 약값의 일부를 지원하고 있지만 말기 폐암환자들에게는 여전히 큰 경제적 부담을 주고 있다.

환자단체는 "해당 제약사의 약값 지원금을 빼고도 매달 수백만 원의 약값을 지불하고 있다"며 "이러한 이유로 가난한 말기 폐암환자들 중에서는 고액의 타그리소 약값을 감당하지 못해 신약 치료를 포기하고, 죽음을 기다라는 환자들도 있다. 이들의 마지막 희망은 타그리소의 신속한 건강보험 급여화 뿐"이라고 강조했다.

환자단체는 "그런데 ‘약가협상 결렬’ 소식에 이어 해당 제약사가 '타그리소 급여 포기, 한국시장 철수' 등의 협박성 발언을 기자들에게 전하고 이것이 보도되면서 이를 접한 말기 폐암환자들의 절망감과 불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라며 "이는 제약사의 기업윤리에도 반하고, 글로벌 제약사 전반에 대한 사회적 불신을 가중시키는 나쁜 선례이다. 해당 제약사는 약가협상 결과와 상관없이 타그리소의 건강보험 급여화만을 실낱같은 희망으로 기다려온 말기 폐암환자들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무엇보다 경제적 수준과 상관없이 모든 환자가 제때 치료를 받을 수 있게끔 하는 건 국가의 의무라는 점에서 타그리소의 급여등재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안전성이 검증되고, 효과가 뛰어난 신약만큼이라도 별도로 선별해 신속하게 건강보험 급여화를 하는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환자단체는 "이번 타그리소 사태를 지켜보며 일반 신약과는 별도로 ‘안전성이 검증되고, 효과가 뛰어난, 생명과 직결된 신약’만을 별도로 선별해 신속하게 건강보험 급여화 하는 제도가 필요함을 경험하게 되었다"며 "이런 신약은 제약사가 식약처와 심평원에 시판 허가와 건강보험 급여결정을 위한 신청을 동시에 하고, 동시에 심사·결정을 해서 식약처 허가 후 신약이 시판되면서 환자들이 건강보험 적용되는 약값으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환자단체는 앞으로 타그리소 급여등재와 같은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성과 함께 뛰어난 효과가 검증된 혁신 신약의 '신속 건강보험 급여제도' 도입을 위해 적극 나설 방침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라포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