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전이성 유방암치료제 ‘할라벤(성분명 에리불린 메실산염)’이 최근 급여 개정으로 단일요법을 먼저 사용하지 못하는 유방암 환자들에게도 확대됐다. 

3일 한국에자이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외 허가사항 및 임상문헌 등을 통해 할라벤 3상 임상시험 시 투여 대상에 안트라사이클린과 탁산계 약물 투여가 불가능한 환자도 포함돼 생존기간 연장 개선이 입증된 것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안트라사이클린과 탁산계 약물 모두 사용 경험이 있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3차 치료에만 급여 적용이 가능했지만 이번 개정으로 고령 및 심부전 환자들도 할라벤 단일요법을 사용할 수 있도록 급여가 확대됐다.

할라벤은 에자이에서 개발한 첫 번째 항암제로, 해면 추출 성분의 구조를 변형한 비탁산 미세소관 억제제(Non-taxane Microtubule Inhibitor)다. 

미세소관의 positive end에만 결합하는 독특한 기전을 갖고 있어 안트라사이클린이나 탁산계 약물에 비해 신경계 부작용이 더 적게 나타난다.

국내에는 지난 2013년 출시됐고, 이듬해인 2014년 HER2 음성 유방암 2차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대 승인 받았다. 

현재 미국, 유럽 등 전 세계 60여개 나라에서 유방암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으며, 진행성·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생존기간을 연장시킨 유일한 3차 단일 항암요법 치료제이다.

이번 할라벤 급여 개정은 대규모 3상 임상인 ‘EMBRACE’ 연구결과에 기반하고 있다.

EMBRACE 임상 결과, 할라벤은 임상의가 선택한 단일 제제를 투여 받은 대조군에 비해 생존기간을 2.7개월 연장시켰다. EMBRACE 연구 이후 연령군별 생존기간을 살펴보기 위해 추가 데이터 분석을 진행한 결과에서는 50대 이상 고령 환자에서 호중구 감소증을 포함한 부작용 발생률이 증가하지 않았다.

또한 다른 연령 대비 말초 신경병증 등의 이상반응 발생률이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아 고령환자에서도 안전하게 투여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김태현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 외과 교수는 “환자들이 긴 치료 기간 동안 너무 많은 부작용을 경험하거나 체력적으로 힘들어지게 되면 치료를 거부할 확률이 높다”며 “특히 고령환자는 치료에 더 소극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독성이 적은 치료제를 먼저 사용하는 것이 환자 삶의 질과 치료 의지 향상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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