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애브비가 출시한 C형간염치료제 ‘비키라’와 ‘엑스비라’.
한국애브비가 출시한 C형간염치료제 ‘비키라’와 ‘엑스비라’.

[라포르시안] 최근 높은 치료 효과를 보이는 C형간염 치료제가 잇따라 출시되면서 환자들의 치료 만족도는 좋아지고 있지만 높은 약가로 인한 경제적인 부담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가의 치료제에 대한 경제적 부담과 치료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환자가 많고, 실제로 치료 현장에서 실패를 경험한 환자가 20%대에 달할 정도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낮은 약가’를 앞세워 출시한 C형간염 경구치료제 ‘비키라(성분 옴비타스비르/파리타프레비르/리토나비르)’, ‘엑스비라(다사부비르)’, ‘제파티어(엘바스비르/그라조프레비르)’ 등의 약가에 환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애브비는 지난 2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비키라+엑스비라의 12주 기준 C형 간염 치료 급여 약가는 999만원으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C형간염 환자의 통상적인 치료기간은 12주이고, 약값 중 본인부담금이 30%라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환자들은 12주 치료기간에 약 299만8,000원 정도를 부담할 것으로 보인다.

비키라와 엑스비라로 처방받는 유전자형 1a형, 1b형 만성 C형 환자들은 별도의 내성 관련 변이 사전 검사 없이 보험급여 혜택을 받게 된다.

앞서 한국MSD도 지난 4월 25일 간담회를 열고 C형간염치료제 ‘제파티어(엘바스비르·그라조프레비르)’의 정당 보험약가를 13만43원으로 출시했다. 12주 기준으로 약 1,092만원, 환자본인부담금은 약 330만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약가로만 따지면 비키라, 엑스비라가 제파티어보다 좀 더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비키라, 엑스비라, 제파티어 등의 이러한 약가는 기존에 출시된 ‘닥순요법(다클린자+순베프라)’ 보다는 비싸지만 ‘소발디(소포스부비르)'와 '하보니'(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보다는 절반가량 저렴한 약가다.

장정원 서울성모병원 교수(소화기내과)는 “최근 들어 높은 치료율 뿐만 아니라 환자 접근성을 높인 치료 옵션들이 확대되고 있어 환자들의 선택권이 넓어졌다”며 “C형간염 치료제는 기본적으로 성분과 안전성, 약물상호작용 및 복용법 등에 차이가 있어 환자 개개인의 치료 실패 가능성을 최소화한 치료 전략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C형 간염 환자들은 여전히 높은 약가와 치료 실패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간사랑동우회가 최근 국내 C형간염 동우회 회원 21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치료 중 경험한 스트레스 정도를 묻는 질문에 높은 약가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82.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음으로 부작용에 대한 불안감(79.2%), 치료 실패에 대한 두려움(74.6%) 순이었다. 

윤구현 간사랑동우회 대표는 “설문에서 조사된 실패 사례에는 DAA 제제와 과거 치료제 등 모든 치료제가 포함돼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료 실패 이후 재치료 시 내성으로 인한 낮은 치료 효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높은 치료 효과와 기존 치료제 대비 저렴한 가격의 새로운 경구 치료제 출시는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 향상과 치료 비용 부담 감소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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