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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부, 필수의료 강화한다며 국립중앙의료원 축소 이전 '모순'국립중앙의료원 안팎서 신축·이전 축소 추진에 반발 커져
"신축·이전 축소 추진은 공공의료 고사시키려는 의도" 비판 제기돼
국립중앙의료원 전문의 협의회가 1월 19일부터 기획재정부의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이전 축소 계획을 규탄하는 피켓 시위에 돌입했다.

[라포르시안] 국립중앙의료원(NMC) 안팎에서 신축·이전 사업 축소 추진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특히 국립중앙의료원 소속 의사들과 총동문회 측에서 반발이 거세다. 

국립중앙의료원 전문의협의회(회장 이소희)는 오늘(31일) 오전 국회의사당 앞에서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이전 예산을 삭감한 기획재정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전문의협의회는 지난 17일부터 국립중앙의료원을 제대로 지어야 한다는 내용의 대국민 호소문을 배포하며 피켓 시위와 대국민 서명 운동에 나섰다. 온라인으로도 지지 서명을 받아 대통령실에 전달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할 계획이다.  

전문의협의회는 31일 별도 성명을 내고 "최근 기재부에서 발표한 국립중앙의료원 이전 사업 축소 결정은 현재의 병원 규모로 건물만 새로 지으라는 통보로서 우리는 받아들일수 없다"며 "정부에 예산 삭감 철회를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기재부에서 축소한 예산으로는 국립중앙의료원의 미충족 필수의료 대응 기능을 수행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정부는 신속하게 국립중앙의료원의 이전 사업을 추진해 중앙감염병병원, 중앙응급의료센터, 중앙외상센터 등을 구축하고 필수의료 분야 국가 중앙센터로서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의협의회는 "정부는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감염병, 외상 등 미충족 필수의료 분야에 대해 국립중앙의료원의 기능 강화로 인프라를 마련할 것을 국민들에게 약속해 왔다"며 "그러나 본원(모병원) 규모를 늘리지 않고 감염과 외상 병동만 추가로 얹는다고 미충족 필수의료 대응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본원에 모병원으로서 고위험 감염병 환자에게서 동반될 수 있는 감염 이외의 질환(혈액투석, 정신질환, 임산부, 소아 등)에 대한 대응능력과 숙련된 의료 인력을 평소에 갖추고 있어야 적시에 적정 진료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감염병 위기 등 의료적 재난 상황 시에 미충족 필수의료 대응을 제대로 하고 국가중앙병원으로서 적정 진료를 하기 위해서는 총 1000병상 이상 (본원 800병상) 규모가 필요하다. 

해외 유수 감염병병원들도 감염병병원을 지원하는 동시에 일정 규모 이상 병상을 유지하기 위해 대규모 모병원을 운영한다. 실제로 싱가포르 탄톡생병원은 음압격리병상 330병상, 모병원 1,720병상 규모이고, 홍콩 감염병센터는 음압 격리병상 108병상, 모병원 1,753병상을 운영한다.  독일 샤리떼 병원은 음압 격리병상 20병상에 모병원 3,001병상을 갖췄다. 

특히 기재부에서 축소 조정한 의료원 현대화 사업 규모로는 의료취약계층에 대한 적정 의료제공이 불가능하다고 우려했다. 

전문의협의회는 "국립중앙의료원 전문의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사회적 약자에게 적정 진료를 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그러나 60년이 넘은 낡은 시설과 민간 의료 기관들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인력으로 적정 진료를 할 수 없음을 안타까워하며  하루빨리 제대로 지어지기를 염원하고 있다. 그런데 새로 짓는 병원마저 병원 규모의 한계로 인해 취약계층에게 적정 진료를 할 수 없다면 우리나라의 의료 안전망은 포기해야 한다"고 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총동문회(회장 조필자)도 같은날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립중앙의료원 이전 예산 삭감 철회를 요구할 예정이다. 

국립중앙의료원 총동문회는 "국립중앙의료원 현대화 사업이 당초 정부가 약속했던 내용에서 크게 후퇴한 것에 대해 깊은 분노를 느끼며 이제라도 정부가 예산 삭감 계획을 철회하고 국립중앙의료원을 제대로 세워 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총동문회는 "기재부가 이전 예산 축소 이유로 국립중앙의료원의 낮은 병상 이용률 (2016~2019, 4년 평균 약 70% 수준)을 근거로 든 것에 대해 우리는 배신감을 느낀다"며 "2015년에 민간병원으로 가기 어려운 취약계층 환자들까지 억지로 내보내며 메르스 대응을 하도록 일반 환자 진료를 위축시킨 정부가 이를 근거로 투자를 제한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본원(모병원) 규모를 늘리지 않고 감염과 외상 병동만 추가한다고 국립중앙의료원이 미충족 필수의료에 대응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건 아니다고 지적했다. 

총동문회는 "이제 우리나라는 민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미충족 필수의료를 이끌 국립중앙의료원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총 1000병상 이상(모병원 800병상) 규모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에도 국립중앙의료원을 제대로 만들지 않을 바엔 차라리 문을 닫고 민간 의료기관 중심으로 국가 감염병 대응 체계를 만들라"고 꼬집었다. 

한편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에도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이전 사업 축소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국민생명과 직결되는 감염병∙응급∙중증외상∙분만 등 필수의료 인프라 강화를 국정과제로 삼고 있는 윤석열 정부에서 그 중심이 되는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이전 사업을 축소하는 것은 모순된 행보라는 지적도 높다.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준)와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최근 공동성명을 내고 "필수의료를 살리겠다며 공공병원을 축소하는 건 완전한 모순"이라며 "국립중앙의료원 이전계획 축소는 윤석열 정부가 공공의료를 말살하고 민간 중심 의료체계를 공고히 하려는 철저한 시장주의 정부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양 단체는 "국립중앙의료원이 중앙 국립병원으로 상급종합병원 역할을 하려면 1,000병상 수준으로 확충해야 한다는 점은 전문가들의 공통적 견해"라며 "정부가 확장 이전 계획도 축소하려는 것은 공공의료를 고사시키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보건의료노조도 지난 17일 정의당 강은미 의원과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기획재정부의 국립중앙의료원 신축 이전 축소 결정 폐기를 촉구했다. 

보건의료노조는 “공공의료체계를 튼튼히 구축하는 것만이 또다시 찾아올 신종 감염병 위협에서 국민들을 지켜내고 막대한 재정낭비에서 벗어나는 길임을 인정하라”며 “정부는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이전 축소 결정을 지금 당장 폐기하고 국민과의 약속대로 국립중앙의료원 모병원을 최소 1000병상 이상 상급종합병원 수준으로 확충하라"고 촉구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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