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재(라이프시맨틱스 대표이사)

송승재 라이프시맨틱스 대표이사
송승재 라이프시맨틱스 대표이사

[라포르시안] 의료기기·의약품의 병용 보완재 또는 대체재로 약물중독 불면증 우울증 조현병 등 질병을 예방·관리·치료하는 ‘디지털 치료기기’(Digital Therapeutics).

디지털 치료제 혹은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로도 정의되는 디지털 치료기기는 치료제 개발이 어려운 질환이나 미충족 의료 수요를 해결하고, 데이터 기반 ‘맞춤의료’를 제공해 디지털 헬스를 실현하는 세부영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질병 예방·관리를 넘어 임상적 유효성에 근거한 다양한 적응증 치료효과를 입증하면서 치료목적의 ‘처방 디지털 의료기기’(Prescription Digital Therapeutics·PDT) 개발 또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지난 3월 코스닥에 상장한 디지털헬스 전문기업 라이프시맨틱스(대표이사 송승재)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인허가를 거쳐 건강보험을 적용받는 디지털 치료기기 상용화를 실현할 첫 번째 상장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라이프시맨틱스가 개발한 호흡재활프로그램 ‘레드필 숨튼’과 암환자 예후관리프로그램 ‘레드필 케어’는 앞서 주요 상급종합병원에서 탐색임상을 진행했다. <관련 기사: 라이프시맨틱스, 디지털 치료제 ‘레드필 숨튼’ 허가임상 신청>

이 회사 송승재 대표이사는 “레드필 숨튼과 레드필 케어 모두 탐색임상을 통해 디지털 치료기기 임상효과를 검증했고, 임상적 유효성을 입증한 SCI 논문을 발표해 관련 학회에 보고했다”며 “현재 레드필 숨튼은 식약처 임상시험 신청을 완료해 인허가 절차에 돌입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치료기기의 건강보험 제도권 진입과 상용화는 인허가와 보험급여가 선행돼야한다. 고무적인 점은 인허가부터 급여까지 단계별 어려움을 겪었던 기존 신의료기술과 달리 정부가 혁신의료기술 규정을 마련하고 패스트 트랙 적용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어 디지털 치료기기의 신속한 시장진입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거다.

식약처는 지난해 8월 디지털 치료기기에 대한 임상시험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뒤이어 10월에는 의료기기 품목군 개정 고시도 이뤄졌다. <관련 기사: 의사가 처방하는 정신질환 '디지털치료제' 도입 추진한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도 신의료기술평가 하위 트랙으로 디지털 치료기기(디지털 치료제)가 해당되는 ‘혁신의료기술’ 별도 체계를 마련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바이오헬스본부(본부장 윤후덕 의원)을 신설하고 지난 4일 정책보고서 ‘바이오헬스산업, 발전전략 2030’을 발간하며 디지털 치료기기의 인허가·급여 지원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송승재 대표는 “현 정부는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발족하고 혁신의료기술을 대상으로 패스트 트랙을 적용해 ‘선진입·후평가’의 시장진입을 지원하고 있다”며 “레드필 숨튼 또한 원스톱으로 인허가·혁신의료기술평가와 함께 급여·비급여 어떠한 형태가 됐든 신속한 시장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내세운 문재인 케어를 고려하면 디지털 치료기기에 보험급여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건보재정에서 어떤 형태로 급여할지 선제적 논의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디지털 치료기기 수가를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로 적용하거나 또는 요양기관이 아닌 가정에서 환자 스스로 사용하는 양압기·복막투석기에 적용하는 ‘요양비’ 형태로 각각 지불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

송 대표는 “디지털 치료기기는 급여·비급여에 따른 장단점이 있다”며 “급여화가 되면 보편적으로 널리 사용할 수 있는 반면 원가 계산과 가치 입증이 어려운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특성상 시간이 갈수록 수가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그는 “반대로 비급여는 수익이 클 순 있지만 그만큼 시장 파급력과 서비스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디지털 치료기기는 급여·비급여 여부를 떠나 기본적으로 누구에게나 접근이 용이하고 사용이 가능한 보편적 의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비용이 비싸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디지털 치료기기 사용료 자체는 저렴하게 책정하되 소프트웨어·앱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의료기기를 우리가 직접 공급할 수 있다면 사용 편의성·시스템 안정성은 물론 회사의 지속 가능한 서비스 제공과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초유의 코로나19 사태는 그간 드러나지 않았던 각 나라들의 의료 자원 한계성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현재로선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분명한 건 코로나19로 인해 디지털 치료기기를 포함한 디지털 헬스 역할과 중요성이 더 커질 것이란 점이다.

개인 생체 및 건강정보를 IT와 소프트웨어를 토대로 데이터화하고 분석해 질병의 예방·관리·치료를 보조 또는 보완하는 디지털 헬스는 제한적인 의료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활용함으로써 보편적 의료서비스 제공과 맞춤의료 실현의 열쇠가 될 수 있기 때문에서다.

송승재 대표는 “의료현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새로운 변화를 맞이했다.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비대면 전화 진료가 허용돼 약 160만 건 이상 시행됐고 비대면 진료 솔루션도 사업화되는 등 반강제적인 ‘디지털 전환’이 진행됐다”며 "앞으로 디지털 헬스는 의료서비스의 보조적인 수단으로서 더 많이 소비되고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의료기관 또는 가정에서 디지털 치료기기가 널리 사용되기 위해서는 규제가 계속 만들어져야한다”며 “정부가 규제를 만든다는 건 제도권 안에서 관리하겠다는 것으로 공보험 또는 민간보험에서 어떻게 가격을 정하고 상용화할지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져야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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