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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의료용 대마 합법화 2년째, 짚어봐야 할 것들윤영미(前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 원장)

[라포르시안] 대마에 함유된 수 백가지의 성분 중 특히 주목을 받는 것은 두 가지이다. 특이한 것은 두 가지 성분의 약성이 정반대라는 점이다. THC(테트라하이드로카나비놀)는 환각 등의 불미스런 증상을 일으키고 중독성을 갖는 반면 CBD(카나비디올)는 진통, 진정, 항경련 등의 약성이 있어 뇌전증 등 다양한 의료용 치료제로 활용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의료용 목적으로 캐나다, 미국, 호주, 일본 등 50여개 국가에서 대마를 합법화하고 있으며 CBD성분을 함유한 제품이 건강기능식품 형태로도 판매되기도 한다. 이를 직구해 들여오다가 마약사범으로 체포됐던 뇌전증 환우 부모의 사례를 계기로 CBD성분의 대마오일을 의료용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환우들의 거듭되는 요청에 따라 우리나라도 의료용 대마 사용을 허용하는 법안이 2018년 11월 통과됐다. 이는 의료용 대마에 국한된 것이다. 식약처에서 허가한 대마성분 의약품은 4가지고, 그 중 뇌전증 치료제로 주로 쓰이는 것은 에피디올렉스(Epidiolex, 성분명 CBD)다. 

현재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심사와 허가를 거쳐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서만 공급받을 수 있다. 의사 진단서와 처방전을 필수요건으로 하고 있으며, 법안의  허용 초기 수요도 조사에서 40여만 명의 뇌전증 환자 중 1차적인 대마오일 수요가 8,000여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의료용 대마가 합법화되면서 제기된 현실적인 문제는 비싼 약값, 공급방식, 여러 단계의 과정을 거쳐야 함에 따라 소요되는 시간 등이다.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는 대량 발주를 통한 재고확보, 방문약료 및 지역거점약국을 통한 공급 등 단계별로 소요되는 시간을 대폭 줄이고, 동시에 안정적이고 안전한 의약품 공급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해 문제점을 해소했다.

사실상 환우들의 의약품접근성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문제인 고가 약제비는 건강보험등재를 통해 환자본인부담금을 대폭 절감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여기에 이르면 4월을 기점으로 보험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돼 그간 고가의 약제비로 인해 대기했던 환우들도 이제는 혜택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여전히 제기되고 있는 의제는 뇌전증 이외에도 다양한 증상이나 질환에 활용할 수 있도록 CBD함유 제품을 의료용으로 전면 허용해 달라고 하는 것이다. 화장품 등 여타 사업의 활용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산업용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지난해 7월 경북 안동이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돼 의료용 대마를 생산 가공할 수 있게 됐다. 일반적으로 헴프는 대마에서 환각성 성분을 제거해 활용하는 제재로, 대마 식물 재료의 총중량 대비 건조중량 기준 THC(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 함유량이 0.3% 미만인 경우에 '헴프'로 정의한다. 해외에서는 마약으로 분류하지 않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의료용대마가 중독성 및 의존성이 매우 낮다며 마약류에서 제외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UN산하 마약위원회도 지난해 말 대마를 마약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현행법에서 대마초와 그 수지(樹脂)를 원료로 해 제조된 모든 제품 등을 포괄해 마약류로 분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가 연장되지 않으면 사업이 중단될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올해 1월 의료용 대마사업을 합법화하고 의료용 및 산업용으로도 허용하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전반적으로 의료용 대마에 관한 세계 보건의료시장의 추이는 허용되어야 한다는 것에 방점이 모아지고 있는 듯하다. 다만 몇 가지 고려해야 할 건 우선 대마관련제품에 관한 사회적인 논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대마에 관한 사회적인 인식의 전환이 있기 전에는 실제 대마 관련 제품에 관한 상품화는 현실적으로 많은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그와 같은 사회적인 동의가 있어야 법제도적인 정비 또한 가능하다고 본다.

두 번째, 국내 생산의 경우 특히 환각작용을 일으키는 THC 성분과 CBD성분의 분리 정제에 관한 기술력도 따져 봐야 할 문제다. 두 성분의 상이한 약성으로 인해 그 분리 및 정제는 제품화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더욱이 해외 사례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으로 구분됨에 있어 모든 제제는 그 함량과 용량, 제조법 및 제형 등에 엄격히 구분되는 기준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이 갖추어야 할 안전성과 안정성의 관점에서 대마관련제품에 관한 논의가 면밀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세 번째, 그 관리체계를 공적 기관이 주도하도록 해야 한다. 대마가 상징하는 사회적인 배경을 고려하고 제제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지켜나가려면 공적기관에서 생산에서부터 공급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대한 엄격한 관리체계를 갖춰야 한다. 현재는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에서 의료용대마수입에서부터 환자들에게 공급되는 전 과정을 관장하고 그 이후 모니터링 및 폐기에 이르는 단계별 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대마는 오랫동안 우리 사회에서 금기시됐던 식물이다. 그러나 기술이 발전하고 새로운 편익이 이어 발견됨에 따라 대마를 의약품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확대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한편으로는 산업용으로의 활용방안도 다각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의료용 대마의 이로운 약성을 적극 활용하고, 불필요한 사회적인 갈등을 불식시키기 위해선 오히려 그에 관한 사회적인 논의가 보다 면밀하게 진행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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