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부 장관은 2015년까지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 없는 세대를 만들겠다고 역설하면서 에이즈 확산 방지를 위한 미 정부 차원의 추가 지원을 약속했다.

클린턴 장관은 23일(현지시간) 국제항바이러스협회(IAS) 주관으로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에이즈 관련 행사인 제19회 국제 에이즈 콘퍼런스에서 "미국은 '에이즈 없는 세대'(AIDS-free generation)를 만들 책임이 있고 앞으로도 책임을 지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밝혔다.

에이즈 없는 세대란 에이즈 바이러스(HIV)에 감염돼 태어나는 아기가 없고 젊은이들이 감염될 위험이 지금보다 훨씬 덜하며, 이미 감염된 사람도 생명의 위협을 받거나 바이러스를 퍼뜨릴 염려 없이 약을 복용할 수 있는 때를 의미한다.

클린턴 장관은 "2015년까지 HIV가 산모에게서 태아로 전이되는 것을 완전히 막을 수 있다"면서 빈국의 에이즈 퇴치 운동, 에이즈 확산 방지를 위한 연구 등에 1억5천만달러를 추가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IV에 감염된 아기는 현재 미국에서는 드물고 세계적으로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에도 HIV 감염 아기가 33만명이나 태어나 경각심을 주고 있다.

클린턴 장관은 에이즈 퇴치에 가장 어려운 문제점으로 접근이 어려운 동성애 남성, 양성애 남성, 성매매업 종사자, 약물 복용자 등에 대한 치료를 지목했다.

그는 "동성애를 불법으로 규정한 일부 국가 등에서는 에이즈 감염 동성애자들을 치료하기 힘들다"며 "이 때문에 이들을 통한 에이즈 확산을 방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앤서니 파시 미 국립보건원(NIH) 박사는 "약을 비롯해 남성 포경수술 등도 에이즈 퇴치에 큰 도움이 된다"면서 "(에이즈 박멸) 시기를 약속할 수는 없으나 에이즈가 퇴치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에이즈 퇴치를 위한 연구와 캠페인 등에 투입될 재원 마련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업주이자 자선사업가인 빌 게이츠는 "부유한 국가들이 과거처럼 열정을 갖고 에이즈 퇴치에 나설지 불투명하다"면서 세계 보건 단체들이 더 큰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프리카 남부 보츠와나의 전직 보건부 장관인 셰일라 틀로우도 "(기금 모금을 위한) 혁신적이고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8월부터 금융거래세를 징수할 것"이라며 "(징수된 거래세 등을 이용해) 에이즈 퇴치를 위한 재원 확보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UN)은 전세계적으로 HIV 감염자를 3천400만명 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노력으로 에이즈와 연관된 사망자는 2005년 230만명으로 정점에 달한뒤 2010년 180만명, 지난해 170만명 등으로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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