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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욱 칼럼] 리베이트와 면허정지

2010년 11월 이후 이른바 ‘리베이트 쌍벌제’가 시행되고 나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리베이트 단속 특별단속반’을 구성해 복지부, 심평원, 국세청 등에서 파견된 전문 인력을 활용해 대대적인 리베이트 수사를 진행해 왔다. 이전에도 울산과 인천 등지에서 경찰수사가 진행되었었는데 본격적으로 본부를 꾸려서 수사를 한 것은 의료법의 리베이트 쌍벌제 도입에 따른 강력한 정부의 의지의 반영이라고 본다.

예전에는 주로 대학병원의 교수, 스텝이나 의료법인의 이사장, 공중보건의사 등에 대하여 업무상배임수재죄나 뇌물수수죄로 수사가 간간이 있었지만 지금처럼 대대적인 수사는 처음이다. 결국 국민건강보험재정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약가 인하를 위한 선 조치라고 판단된다.

쌍벌제 시행 이후 복지부는 리베이트 수수에 대해 2개월의 면허정지처분만을 규정해 두었던 의료관계행정처분규칙을 개정, 수수금액이나 벌금의 액수 등을 고려하여 1년 이내의 자격정지처분을 할 수 있도록 규칙을 강하게 재정비하였다.

최근 의사협회나 일부 의료인 단체가 대규모 의사면허정지 처분을 대응하기 위해 긴밀하게 움직이고 있다. 리베이트 특별단속반으로부터 넘겨받은 리베이트 수수 의료인이나 약사에 대하여 복지부가 행정처분을 하는 것을 예정하는 통지서(사전처분 통지서)를 발송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행정관청인 복지부는 검찰과 같이 강력한 수사기능이 없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행정처분은 검사에 의하여 수사가 진행되어 재판에 회부된 결과 또는 검사의 처분을 근거로 행정처분을 해 왔다. 대개 의사의 면허정지처분에 관한 규정은 동시에 형사적으로도 처벌규정이 있기 때문에 ‘선 형사처벌, 후 행정처분’의 공식이 일반적이었던 것이다.

이번 리베이트 행정처분의 특징은 형사적으로 처벌이 되거나 수사가 진행되지 않은 의료인까지도 행정처분을 한다는 점에 있다. PMS 대가나 랜딩비, 처방액 비율 사례금을 받았다고 추정되는 의료인에 대하여 행정처분이 예정되어 있다. 검찰은 제약회사나 의약품 도매상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하여 제약회사 직원의 장부나 수첩, 컴퓨터에 엑셀파일로 보관된 데이터를 확보하게 된다. 데이터에는 의료인의 정보와 리베이트 금액, 제공 일시 등이 기록되어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2010년 11월 이전 리베이트 쌍벌제 시행 전에 리베이트를 받은 것에 대하여는 형사처벌을 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문제가 있다. 단지 약사법상 제약회사를 처벌할 규정만이 존재한 것이다. 이에 따라 쌍벌제 전에 리베이트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 행위가 업무상 배임수재죄나 뇌물죄(공보의의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 일반 개설 원장에 대하여는 검찰의 입장에서 수사를 한다는 것이 불필요한 수사력 소모라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기껏 수사를 해봤자 형사처벌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의료법은 쌍벌제 시행 전이라도 리베이트를 받은 경우 면허정지처분을 할 근거가 있기 때문에, 검찰은 리베이트 수수 추정 의료인 명단을 복지부에 통보할 수 있는 것이고, 현재 문제가 된 대개의 의료인은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복지부가 명단을 확보하고 행정처분 예정통지서를 보낸 것이다.

그런데 문제점은 위 제약회사가 가지고 있었던 자료가 허위이거나 부당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는 점에 있다. 특히 현금 거래로 이루어지는 랜딩비, 처방액에 대한 비율 리베이트 제공은 이른바 ‘배달사고’도 발생할 수 있다. 실제 제약회사 직원이 의사를 준다고 회사에 보고하고는 개인적으로 횡령을 한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또한 PMS 대가에 대하여도 검찰이 수사를 하여 기소유예처분을 대학병원 스텝에 대하여 복지부가 면허정지처분을 한 사안에서 행정법원이 PMS에 대한 계약이 체결되고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 연구조사가 되어 보고서가 제출된 사안에 대해 면허정지처분을 한 것이 위법하다고 하여 복지부의 처분을 취소한 판례도 있기 때문에 PMS가 무조건 위법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도 아마 단순히 명단만 제공된 의료인에 대하여 행정처분을 하는 것이 소송에서 위험부담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복지부장관의 리베이트 단속에 관한 강경한 입장 때문에 행정처분을 안 할 수도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 이번 무더기 면허정지처분예고는 검찰이 기본적인 수사를 하지 아니한 사안에 대하여 행정처분을 단행하는 몇 안 되는 사례에 해당될 것이다.

의료인 입장에서 보면 면허정지 3회와 동시에 면허취소처분이 되기 때문에 하나의 면허정지사유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시간이 지나면 면허정지전과가 소멸되는 것이 아니고 평생을 두고 면허정지가 누적되어 결국 면허취소를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번 복지부의 대량의 면허정지처분 예고는 개개 의사별로 랜딩비, 처방대가, PMS 대가 등으로 사유도 여러 가지이고 관련 증거(접촉한 제약회사 직원)도 다르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대응하거나 타 의료인의 처분 상황이나 소송 상황을 봐가면서 대응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접근 방식이다. 

면허정지처분이 나오면 처분 개시일 이전에 집행정지 신청을 내 면허정지처분의 효력이 진행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이후 소송(면허정지처분 취소소송)을 통해 복지부의 처분이 옳지 않다는 것을 입증해 내어야 한다. 이 때 복지부는 피고로서 검찰이 통보한 증거자료(예; 리베이트 수수 관련 제약회사 자료)를 제시할 것이 예상된다. 의사는 제약회사 자료가 신빙성이 없다거나 허위라는 것을 입증하여야 한다. 입증하지 못할 경우에는 의사가 패소할 위험이 높다. 입증의 방법은 제약회사 자료를 작성한 제약회사 직원을 증인으로 신청해 실제 돈을 지급하였는지 여부를 법정에서 확인하여야 하고, 만일 직원이 사실과 다른 진술을 하게 되면 직원은 위증죄로 처벌될 수도 있다. 이러한 이유로 직원들이 증언을 기피하는 경우(예; 리베이트를 주기는 하였는데 금액의 차이가 있는 경우 등)에는 의사가 승소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PMS관련 소송 대응방안은 과거 행정법원의 판례의 판단 기준을 고려해 실제 연구용역을 시행하고 정당한 연구의 대가로 받은 것을 의사 측에서 입증하여야 한다. 단순히 제약회사 직원이 식사자리에서 설문지를 주고 이에 관한 서명이나 사인을 하거나 그마저도 제약회사 직원에게 하게 한 경우를 정당한 노력이 있는 연구의 대가로 주장해 법원을 설득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김선욱은?

1994년 한양대학교 법과대학 법학과 졸업 2003년 대한의사협회 법제 상근이사 2008년 미국 워싱턴 조지타운대학교 시장경제연구소 객원연구원 2009년 대한병원협회 고문변호사2011년 법무법인 세승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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