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뇌 활동을 읽어내는 것 만으로 그 사람이 어떤 단어를 떠올렸는지 알아내는 기계의 시제품이 미국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31일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홈페이지와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넷판에 따르면 연구진은 피실험자의 두개골을 열고 대뇌 피질에 그물 모양의 전극을 직접 접촉시켜 뇌의 전기적 신호를 읽어내는 방법을 사용했다.

실험 대상은 난치성 간질 치료를 위해 뇌수술을 받아야 하는 환자들 중 지원자 15명으로 구성됐다.

먼저 연구진은 피실험자가 5~10분 동안 대화를 듣는 동안 뇌에서 어떤 신호가 발생하는지를 기록하고, 어떤 신호 형태가 어떤 소리와 연결되는지를 분석했다.

이후 피실험자에게 연구진이 모르는 특정한 단어를 들려준 뒤 피실험자의 뇌에서 발생하는 전기 신호만으로 연구진은 그가 어떤 단어를 들었는지 '해독'할 수 있었다.

물론 '해독'해 낸 소리가 단어로 알아들을 수 없는 잡음인 경우도 있었다.

또 뇌의 다른 부분에 비해 옆쪽 귀 위에 있는 위관자이랑(superior temporal gyrus) 부분에서 발생한 전기 신호를 해독했을 때 다른 부분에서보다 인식 가능한 음성을 얻을 가능성이 높았다.

이번 연구 논문의 제1저자인 브라이언 페이슬리 UC버클리 박사후과정 연구원은 "뇌의 기억과 들리는 소리와의 관계를 완전히 이해하게 된다면 어떤 사람이 생각하는 소리를 실제의 음성으로 만들어 보이거나 혹은 연결 장치를 사용해 기록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동 저자인 로버트 나이트 UC버클리 심리학·신경과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가 발전되면 뇌 관련 질환 때문에 말하는 기능에 장애를 얻은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에서 이런 기술이 발전되면 사생활 침해로 악용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데 대해 나이트 교수는 이번 연구와 같은 수준의 성과를 내려면 대상자가 자신의 두개골을 열도록 협조해야 한다며 그런 우려가 '과학소설의 영역'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논문은 공공과학도서관 생물학(PLoS Biology) 학술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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