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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마비 오면 반복적으로 기침하라?…‘근육질 심장’ 모르고 하는 엉터리 정보[신간] 가톨릭대 의대 노태호 교수의 ‘닥터 노의 알기쉬운 부정맥’

[라포르시안] 신체기관 중에서 평생동안 가장 많이 움직이는 건 뭘까. 끊임없이 무언가를 집고 흔들고 하는 팔? 아니면 계속 걸어 다닌 다리?   심장이다. 엄마 뱃속의 태아에 심장이 형성된 이후부터 죽기 전까지 한 순간도 멈추지 않는다. 태아의 조그마한 심장은 분당 100회 이상 빠르게 박동하며 수축과 이완을 반복한다.    성인의 분당 심박수는 60~100회 사이다. 만일 분당 평균 심박수가 70회라고 하면 한 시간에 약 4,200회, 하루에 약 10만800회를 뛰는 셈이다. 한 달이면 302만4,000회, 일년 동안에는 3,628만8,000회에 달한다. 70세까지 살았다면 그 기간동안 심장은 약 25억회의 박동을 하게 된다.

성인의 심장은 주먹보다 약간 큰 정도라고 한다. 250~300g 정도 무게를 갖는 심장은 엄청난 근육질이다. 수축과 이완을 통해 혈액을 온몸으로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서 분당 5L에 달하는 혈액을 공급한다.

상상해 보라. 단단한 근육질의 주먹만한 심장이 온몸에 피를 내보내기 위해 끊임없이 쪼그라들었다가 다시 원래대로 부푸는 모습을. 하루에 10만번 이상 그렇게 격한 동작을 반복한다니 경이로울 정도다.

심장은 혈액을 모아 두었다가 심실로 보내는 통로 역할을 하는 심방, 대동맥과 폐동맥으로 혈액을 보내는 심실로 이뤄졌다. 이 중에서 좌심실은 대동맥을 통해 온몸에 피를 보내고, 우심실은 폐동맥을 통로 폐로 보낸다. 동맥을 통해 혈액을 내보낼 때 심실은 강한 힘으로 수축한다. 페트병을 세게 눌러 물을 짜내듯이.   몸 속에서 인위적으로 압박하지 않는데도 심실이 수축할 수 있는 건 바로 심장에서 만들어진 전기 자극 때문이다. 심장의 심실과 심방 중에서 우심방, 그 안에서도 오른쪽 위에 동결절(sinoatrial node)이라는 전기 자극을 만드는 세포가 있다. 동결절에서 얼마 만큼의 빠르기로 전기 자극을 만드느냐에 따라 심장박동 횟수는 달라진다.   동결절에서 생성한 전기 자극에 의해 심방이 수축하고, 이후 심방의 전기 자극이 방실결절을 통해 심실 구석구석에 퍼지고 여기에 반응해 심실이 강한 압력으로 수축한다. 동결절에서 생성된 전기 자극은 심실의 수축과 함께 소멸하면서 규치적인 심장박동을 일으킨다.

이런 심장박동이 고르지 않은 상태를 '부정맥(不整脈)'이라고 부른다. 심장박동 횟수가 50회 미만으로 느려지거나, 100회 이상으로 빨라지거나, 혹은 불규칙적으로 뛰는 증상을 보인다.   

그러나 부정맥은 진단이 쉽지가 않다. 부정맥의 종류도 다양하고 환자마다 보이는 증상의 정도도 다양해 정형화 된 진단기준을 적용할 수가 없을 정도다. 다만 심장 속 전기 자극의 생성과 흐름을 기록한 심전도를 이용해 부정맥을 진단할 수 있다.

부정맥을 알기 쉽게 설명한 책이 나왔다. 의학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인도 조금만 끈기를 갖고 읽다보면 기본적인 심장의 구조와 기능부터 심장질환과 부정맥의 관계, 부정맥의 주요 증상 등을 나름 이해할 수 있게끔 쉽게 쓰여졌다. 전문적인 분야의 내용을 쉽게 풀어서 썼다는 건 그만큼 저자가 관련 분야를 통달하고 있다는 의미다.

'닥터 노의 알기쉬운 부정맥'(도서출판 우노)이란 책이다.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노태호 교수가 썼다.

노 교수는 2013년에 ‘노태호의 알기 쉬운 심전도’라는 책도 펴냈다. 자신이 직접 학생들을 교육하면서 느꼈던 문제점과 미국 연수시절 현지 의대 교수들이 학생들에게 심전도를 가르치는 방법을 보면서 느낀 생각, 그리고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심전도에 관해서 알기 쉽게끔 풀어썼다.

이번에 발간된 '닥터 노의 알기쉬운 부정맥'이란 책도 그렇다. 전체 21장으로을 구성됐고, 각 장마다 소단락을 나눠 심장의 구조와 기능, 심장질환과 부정맥의 관계, 부정맥의 증상과 진단에 대해서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게 설명해 놓았다.(앞 부분에 설명해 놓은 내용이 모두 이 책을 읽으면서 정리한 것이다)

'일상생활과 부정맥'이란 소제목이 붙은 21장에서는 ▲부정맥에 좋은 식품의 허구 ▲음주와 심방세동 ▲흡연과 부정맥 ▲커피와 심혈관계질환의 위험 ▲심장을 튼튼하게 하는 운동법 ▲성생활이 심혈관계에 미치는 영향 등 일반인이 궁금해 할 수 있는 다양한 주제를 다양한 임상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풀어 놓았다.

노태호 교수는 30년 가까이 의대생들에게 강의해오던 심전도와 부정맥 강의를 온라인에서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해 놓았다.   https://goo.gl/a5mF2M

심장마비에 관해 잘못 알려진 의학상식, 심폐소생술의 의미와 방법 등에 대해서도 다뤘다.

심장마비가 온 사람에게 제대로 심폐소생술(CPR)을 하려면 늑골(갈비뼈)이 부러질 정도로 강하게 압박해야 한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소생술을 계속 진행하세요. 내 갈비뼈가 부러져도 좋습니다. 운이 좋아 내가 깨어난다면 내일 당신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겠습니다"라는 유럽심폐소생술위원회가 만든 포스터 내용을 소개해 놓았다. 

또 온라인과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사람들에게 '자가 심장마비 대처법'으로 알려진 방법이 전혀 근거가 없고 효과도 없음을 지적했다. 자가 심장마비 대처법이란 혼자 있을 때 심장마비가 오면 반복해서 기침을 하라는 것으로, 그럴듯한 참고문헌까지 달려 인터넷을 통해 널리 퍼져 있다.

노 교수는 이 책에서 "이론만 놓고 보면 강한 기침을 반복하면 흉강 내 압력이 일시적으로 상승해 뇌 안의 떨어지는 혈압을 순간적으로나 붙잡을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강하게 기침을 반복한다고해도 심장 자체가 회복되지는 않는다, 결국 '강하게 반복해서 기침을 하며' 심정지를 극복한다는 것은 얄팍한 이론을 등에 업은 말도 되지 않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그렇게 기침을 할 시간에 어떻게든 자신의 위험을 알리고 도움을 구하는 방법을 찾는 게 낫다는 게 노 교수의 당부다.

노 교수가 이 책을 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심장질환과 관련해 인터넷에 떠도는 엉터리 건강정보를 바로잡고, 환자나 일반인은 물론 부정맥이 전공 분야가 아닌 의료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노 교수는 "누구나 자신의 질병을 제대로 공들여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환자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엉터리 건강 정보들을 보노라면 이를 바로잡는 건 전문가가 짊어진 사회적 책임이란 생각에 이 책을 썼다"며 "이 책은 부정맥 관련 정보에 목마른 환자들에게 신뢰할 만한 최신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아울러 부정맥이 전공 분야가 아닌 의료인에게도 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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