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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까지 빼앗는 사이비의료…“의료계가 척결 나설 때”‘소금물 관장’ 목사 부부 사건으로 심각성 재확인…유사의료 피해사례 적극 알려야

[라포르시안] 최근 들어 '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 '병원에 가지 말하야 할 81가지 이유', '의사를 믿지 말아야 할 72가지 이유' 등의 제목을 단 서적이 범람하고 있다. 이런 부류의 책은 제목만 보면 이반 일리치(Ivan Illich)의 반의학(反醫學) 신념을 추종하는 듯 싶다.  그러나 주장하는 내용을 조금만 파고들면 아직까지 현대의학이 도달하지 못한 치료법의 한계를 과장해서 부풀리고, 그간의 성과를 전면 부정하는 비과학적 의심으로 채워졌다.

현대의학을 불신하면서 그런 주장의 근거로 의학 논문과 전문서적 등에서 전체 맥락과 상관없이 유리한 내용만 인용하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의학과 반의학(反醫學)의 경계를 교묘하게 넘나들며 사람들을 현혹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우려할 만하다.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거나 소수의 기적같은 치료 사례(재현성이 극히 떨어지는)를 제시하며 환자들을 또다른 고통에 빠뜨리기 때문이다.  급기야 사이비 의료업자가 저지른 불법 의료행위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최근 소금물 관장이란 기상천외한 엉터리 치료법으로 암이나 난치병을 치료한다며 불법 의료행위를 저지른 목사 부부가 체포됐다.

경찰에 따르면 적발된 목사 부부는 난치병을 낫게 해준다며 환자들을 속여 의료캠프를 열고 열흘 가까이 소금물과 간장 이외엔 병원에서 처방한 약은 복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들 목사 부부가 차린 의료캠프에 참여했던 환자 중 일부는 퇴소 후 숨졌다고 한다. 숨진 환자들 중에는 유명 스포츠스타도 있어 사회적으로 충격을 주고 있다.

의사와 병원에 대한 불신을 앞세워 자연치료법을 주장해 오던 사람의 말을 믿고 엉뚱한 치료법에 매달리던 유방암 환자가 상태가 악화돼 숨진 일도 있었다.

사이비 의료업자에 의한 불법 의료행위는 주위에 만연해 있다.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부정의료업자) 범죄의 발생 건수가 연간 수백건에 달한다.

경찰청 범죄통계 자료를 찾아봤다.  연도별로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부정의료업자) 범죄 발생 건수는 2005년 627건, 2006년 353건, 2007년 467건, 2008년 557건, 2009년 572건, 2010년 328건, 2011년 355건, 2012년 311건, 2013년 264건 등 해마다 300~400건에 달했다. 

부정의료업자는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등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해당 의료행위를 하다가 적발된 경우다. 무면허 불법 의료행위를 하다가 작발되는 건수가 상당히 많은 편이다. 

여기에 지금도 암암리에 진행 중인 무면허 불법의료행위, 그리고 환자가 사망해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사례 등을 모두 더하면 무면허 의료인에 의한 사이비 의료행위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질병을 더 악화시키고 환자를 죽음으로 내몰 수 있는 사이비 의료행위에 대한 현황이나 정확한 통계가 없다보니 효과적인 대책 마련에도 한계가 있다.

따라서 보건당국과 검찰, 경찰, 의사단체, 보건기관 등이 공동으로 참여해 사이비 의료행위에 대한 주기적인 실태조사가 이뤄져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의사단체가 보다 적극적으로 사이비 유사의료를 척결하는 데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과거 미국의사협회(AMA)가 유사의료업자에 의해 발생한 피해사례를 적극적으로 알려 국민 건강에 해를 끼치는 유사의료를 솎아낸 것처럼.

대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잘못된 의학정보의 유통을 막는 노력을 쏟고 있지만 그 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사이비 유사의료는 환자의 질병을 키우고 악화시켜 최악의 경우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의료윤리연구회 회장을 지낸 이명진 원장(명이비인후과)은 "수사기관에 적발된 것보다 드러나지 않은 사이비 의료행위가 훨신 더 많을 것"이라며 "의사단체에서 결연한 의지를 갖고 이러한 사이비 의료행위를 척결하는 데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20세기 초 미국의사협회는 의사가 아닌 유사의료인들에 의해 발생한 피해사례를 모아 국민에게 알리는 홍보작업을 지속적으로 펼친 결과, 돌팔이 의료와 유사의료업자들이 국민의 비난 속에 자취를 감췄다"며 "이러한 활동은 미국 의사사회가 의료전문주의를 확립하는 하나의 과정이었다"고 강조했다.

의사단체만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부와 관련 단체 등이 모두 참여하는 전담기구를 만들 필요도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국민건강 의식제고를 위한 사이비 의료행위 근절방안'이란 보고서를 통해 "사이비 의료행위에 대한 정부의 단속이 미흡한 실정이므로 보건복지부는 검찰 및 경찰과 협의해 구체적인 단속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인력 부족이 문제가 될 수 있으나 피해가 급증하고 있는 사이비 의료행위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지켜내는 일차적인 책임은 정부에 있기 때문에 정부 부처와 관련 협회가 참여해 전반적인 사이비 의료행위를 단속할 수 있는 전문기구를 구성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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